정책
신년대담 -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황치엽 회장
의약품도매협회 황치엽 회장이 2월 취임 1주년을 맞는다. '1년이 3년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지난 1년은 새로운 집행부를 꾸린 황치엽 회장에게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하지만 도전 속에서도 난제들을 슬기롭게 풀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열정으로 회무에 임한다면 희망찬 도매업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협은 올해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공동물류를 완성시켜야 하고, 유통일원화 문제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황치엽 회장은 본지와 신춘대담에서 올해도 난제를 극복하는 가운데, '신뢰받는 유통', '선진화 유통'에 전력한다는 구상을 강하게 피력했다. '회원들의 뜻을 모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게 황 회장의 생각이다.
<대담=본지 이종운 편집국장>
△ 취임 1년이 다가오는데요. 소감은
새 집행부 출범 이후 유통일원화, 판매정보자료, 특정 제약의 도매영업정책 등 도매를 옥죄는 복잡하고, 굵직굵직한 현안이 많이 불거졌습니다. 여기에 매달리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정신없이 지난 것 같습니다.
느낀 것이 많은데,회원이 뜻을 모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또 과거 사회공헌활동이 없었는데 지난해 뜻 모아 '심장병돕기자선골프대회'를 개최한 것에 긍지를 느낍니다. 매년 진행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도 많은 현안이 있지만 뜻을 모으면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올해 공동물류센터 입법화가 확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중점사업으로 추진했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성공을 위해 하시고 싶은 말씀은
도매업계는 위기상황입니다. 이유는 수익구조가 악화일로에 있다는 점이지요.
우선 점점 유통비용을 삭감하려는 제약사의 목적에 따라 사상 유래 없는 저마진 시대입니다. 또 보험의약품 선별등재제도시행은 제약뿐 아니라 도매유통업계도 큰 영향이 있습니다. 일단은 약업계가 파이가 축소되는 것이니까요.
여기에 지난 2000년 7월 의약분업 이후 도매유통이 급성장되기는 했습니다만, 2004년도부터는 매년 제약 직거래가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지금이 의약품도매업계로서는 제일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이 시기에서 도매업이 나아갈 길은 도매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고, 출구가 바로 공동물류센터 운영과 도매업 위 수탁물류라 생각합니다.
우선 비용절감차원과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도매유통업의 역할을 키워 나아가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공동물류센터 운영과 도매업 위 수탁물류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통일원화·공동물류 도매 정체성 확립 원년"
그동안 의약품물류의 대형화 선진화를 위한 정책사업은 선임 회장님들께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것이 늦게나마 지난 10월에 약사법 개정안이 공고됐고, 금년 상반기 중에는 하위법령이 개정되어 그동안 선투자한 업계의 손실을 줄여 나아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약사법과 세무관련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물류를 아웃소싱 했을 때, 물류와 관계없이 영업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제도 정비, 시설기준령, KGSP제도 개선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공동물류와 도매업 위 수탁물류 허용에 대한 원칙론적인 부분에는 동의를 하고 있으나, 세부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재고소유권에 따른 부문도 있는데, 세무관련 등의 문제에 대한 환경조성도 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분위기를 만들어 나아갈 계획입니다.
공동물류는 어차피 가야할 필연적인 사업입니다. 협회는 공동물류위원회를 중심으로 TF 팀을 통해 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안이 나와 적극 홍보를 하면 회원들의 궁금증과 불안감도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유통일원화가 2007년도에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대책은 무엇인지요
유통일원화제도가 위기상황이지만 우리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유통일원화제도는 국내 의약품산업계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도라는 측면에서 제약계가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업의 발전이라는 것이 시소처럼 한 쪽이 기울어 있으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균형 발전을 해야지요. 제약인이 해야 할 전문분야가 있고, 도매유통업이 할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약사가 직접 판매유통까지 하겠다는 것인데, 많은 우려가 됩니다.
협회는 '제약사가 도매유통을 맡기면 더 좋다!'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환경조성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 우선 수순일 것 같습니다. 즉, 제약 직거래가 도매유통으로 선회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물류유통 선진화 대형화 방안, 공동물류센터 운영과 도매업 위 수탁물류입니다.
또 우리 도매유통업계가 힘을 합쳐서 기존 유통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해 물류 활용도를 넓혀 나가는 방향으로 도매유통정책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황치엽 회장은 많은 도매업소가 이미 선진화 대형화 나서는 등 도매업계가 전사적으로 체질개선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도매유통비중을 일정 선까지만 유지시켜 주면 도매가 책임주고 선진화로 나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은 역할분담이고, 도매업계도 선진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니만큼 정부가 효율성을 더 높이는 쪽으로 역할분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 올해도 도매업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을 받고 있고,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의지에 따라 극복가능할 것으로 보는데요. 중점적으로 추진할 부분은
유통일원화 공동물류센터 등을 포함해 금년 한 해 동안은 '의약품 도매유통업의 정체성 확립'을 하는 원년으로 확실하게 도매업의 신뢰를 회복시키는데 역점을 둘 각오입니다. 불합리한 제도개선은 물론이고, 의약품도매업의 수익확대를 위한 사업도 펼칠 것입니다.
수익사업 확대는 우선 의약품도매업 적정마진사업을 통한 저마진 개선과 의료기관 결제에 따른 역회전 개선 등에 노력할 것입니다. (역회전: 의료기관에 납품 후 의료기관이 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약이 먼저 결제해 가는 경우)
△ 도매업계의 단결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지나친 경쟁이 발전을 저해하며,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과당경쟁의 해결방안은
우선 협회 역할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실물시장에서 벌어지는 시장경쟁은 협회가 나서기가 매우 예민한 상황입니다. 단지 과당경쟁으로 도매업계가 가져갈 이익이 손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업권의 보호차원에서 협회나 회원사가 일체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작년에 취임해서 얻은 게 있다면, 바로 우리 회원사들이 협력만 한다면 어떠한 어려운 일도 해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확신을 얻은 것이지요. 이러한 힘으로 도매업계의 이익구조 확대를 위한 일에 회원사들을 동원할 계획입니다. (황치엽 회장은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약가적정유통마진을 인정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끝으로 회원 및 유관기관을 비롯한 정부 당국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선 정부 당국에 협조요청을 해야 할 일은 앞서 밝혔습니다만, 공동물류센터와 도매업 위 수탁물류를 하려면 먼저 제도정비가 시급하기 때문에, 이에 힘을 기울여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건의한 바도 있지만 현재 유통의 선진화를 위해 선투자한 업소들이 많은데 조속한 제도정비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유관기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현재 저희들은 의약분업 이후 제2의 개혁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우리 약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지 않습니까. 한미FTA 협상문제라던가, 보험의약품 선별등재제도 등으로 약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데, 이런 시점에서 약업계가 한 자리를 마련하여 일체동심하는 계기가 됐으면 희망해 봅니다.
예를 들어 FTA나, 선별등재 등은 사실상 약업계 공동의 문제잖아요. 이럴 때는 약사회나, 제약협회, 도매협회 3자가 자리를 같이해서 발전적인 모델을 만들어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침 대한약사회 원희목 회장이 약업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는데,십분 공감하는 일로, 도협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매유통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자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역할에 따라 업권의 위치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업계가 어려울수록 힘을 모아 지혜를 공유해 나아가는 길이, 난제를 풀어 나아가는 '열쇠'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이권구
2007.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