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2003 제약경기 전망
상위권 제약사 점유비 확대 예상 지배력 높은 회사 위주 `부익부 빈익빈' 심화
김희성
한양대 경영대학원
매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
한양증권 제약 · 바이오담당 선임 연구원
3분기부터 회복세
금년 약업경기는 상반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 상반기까지 약업경기가 비교적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1) 최저실거래가 도입, 총판도매 납품가 조사를 통한 보험약가 인하 등 제약사들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시행으로 영업에 차질을 주기 때문이다. 2) 약가재평가 시행 등 정부의 약제비 억제책으로 수익성 감소 효과가 생겼고, 3) 국내 경기회복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약업경기는 경기에 상대적으로 둔감하지만, 일반의약품 등 기본의약품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약업경기는 3분기부터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1) 약가재평가 등으로 인한 충격은 일시적인 것으로 신제품 발매 등으로 커버되며 하반기부터는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2) 업계 구조조정으로 상위권 제약사들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며, 3) 경기회복에 따라 일반의약품 등 기본의약품 수요가 확대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가격위주 영업 설땅없다
의료보험 재정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의약품에 대한 정책의 핵심은 의약품의 약가인하와 약효동등성을 확보한 제네릭 의약품 사용 장려로 요약된다.
특히 약가인하는 제약업계의 영업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1년까지는 약업경기 호황으로 약가인하가 충분히 만회되었는데, 호황이 소멸된 현 시점에서는 약가 인하폭 만큼 성장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정부의 약제비 억제책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제약사들의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격위주의 영업 전략을 시행하는 중소형사들의 입지는 약화되고, 다국적 제약사와 상위제약사들의 시장점유율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의 고가약 억제정책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의 시장 잠식 속도는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개발 신뢰감 회복
최근 제약사들의 기술개발 수준과 투자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전년 3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가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항생제 `Factive'에 대한 판매권을 포기한데 이어 5월에는 GSK사가 유한양행의 위궤양 치료제 `YH-1885'에 대한 개발을 포기하여 시장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높은 상업성과 전세계 발매를 기대한 두 제품의 신약후보 난항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상실되고 불신만 더욱 증폭되었다. 위의 신약은 GSK의 연구개발 방향과 마케팅 요인 등 종합적인 요인에 의해 포기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 두 제품에서 문제점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즉 신약 하나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탄생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국내의 신약개발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였기 때문으로 본다. 물론 국내 신약개발 수준이 해외 제약사에 비해 현격한 실력차를 보이고 있으나, 그 갭은 줄어들고 있고 성과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이 포기한 틈새시장도 국내 제약사의 규모에 비해서는 매력적이다.
상실했던 신약개발 신뢰감이 금년부터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3월 5일 미 FDA가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항생제 `Factive'의 승인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 예정인데, 당사에서는 허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광약품의 B형 간염치료제 `클레부딘'이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고, 대웅제약의 당뇨성족부궤양치료제 `Easyef'의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 신약개발 수준이 국내에서 점차적으로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
품질력으로 승부할 때
한국제약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세계 11위권에 속하나, 무역적자가 9억달러를 상회하며 총 610개(실제 생산실적 있는 업체는 547개,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업체 219개, 원료의약품 208개, 의약외품 85개, 위생용품 51개)의 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매출액이 5,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금년 동아제약이 유일하다.
그러나, 일련의 제도 변화로 인해 상황 반전이 예상된다. 상위 제약사들은 단기적으로 매출액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었지만, 증가된 의원 마케팅 효과가 점차적으로 가시화되며 중소형 제약사들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향후 제약시장은 1) 제품 품질이 좋은 의약품 개발 및 도입능력이 뛰어난 회사 2) 병·의원 영업력이 강한 회사 3) 시장지배력이 강한 제품을 보유한 회사 4) 가격준수를 통하여 약가인하 가능성이 낮은 회사 등 경쟁력을 보유한 상위제약사와 외자제약사로 재편되며,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한 회사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정부의 약제비 억제책 주요 내용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
제도
내용,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 시행시기
약가재평가
내용 : 주기적으로 선진7개국의 약가를 기준으로 국내의약품 약가 조정
영향 : 제약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이나, 외자제약사와 국내 상위사 더 영향
시기 : 2003년 1월
최저실거래가
내용 : 실거래가 상한금액을 가중평균가격에서 최저가격으로 변경
영향 : 중소형 제약사들이 타격(가격 위주의 영업정책이 현재보다 더 힘듬)
시기 : 2002년 9월부터 한시적으로 1년간 실시
참조가격제
내용 : 약효군내 기준가격대비 한도금액(2배)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 환자가 부담
영향 : 고가약 비중이 높은 다국적제약사가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나, 시행여부는 불투명
시기 : 2003년 (시행여부 불투명)
대체조제 인센티브
내용 : 약효동등성을 확보한 저가약으로 대체조제할 경우 차액의 30% 인센티브 제공
영향 : 제네릭 비중이 높은 국내 제약사 유리하나, 활성화 되지 않고 있음.
시기 : 실시중
포괄수가제(DRG)
내용 : 행위별수가제가 아닌 평균값으로 책정된 일정액의 수가를 지급
영향 : 항생제 비중이 높은 제약사가 타격으로 선택적으로 실시중이어서 아직 큰 영향없음.
시기 : 실시중(선택적)
자료 : 보건복지부, 약업신문, 보건사회연구원, 한양증권 추정
편집부
2002.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