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살깎기 경쟁(뒷마진)
목차
1. 모두가 함께 살자
2. 불용재고약
3. 대체조제
4. 제살깎기 경쟁(뒷마진)
5. 거래질서
6. 토털헬스케어
7. 약국서비스
8. 에필로그
올 초 마련된 서울도협과 8개 공·사조직간담회에서 서울도협은 5대 핵심과제를 설정했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뒷마진을 거론했고, 뒷마진 근절은 핵심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제약사들의 저마진을 포함, 담보 및 담보수수료, 반품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비춰진 각종 도매업계 모임에서도 이 문제는 어김없이 거론됐다. 도매업계 스스로 뒷마진을 근절하지 않으면 제약사에 적정마진을 요구할 근거가 상당 부분 희석되고, 업계도 공멸 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지난해 도매업계를 관통한 뒷마진은 올해 도매업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약국 15개당 1개꼴로 난립한 도매업소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결과물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손실, 위상 하락 등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도매업계는 뒷마진으로 혼란과 분란, 그리고 경영악화를 겪었다. 거래처를 지키려는 일부 업소들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일정한 틀 속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가면 공멸한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자정결의 등을 지속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업소들이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며 빠져나오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근절되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선의의 피해자들을 양산하며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대표적인 제살깍아먹기 경쟁 중 하나로 지적되는 뒷마진은 도매업소들간 벌어지는 출혈경쟁에만 그치지 않는다. 제약사에서 가뜩이나 적은 것으로 지적되는 도매업소 마진을 하향조정하는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뒷마진은 일부 업소들의 손실로 그치고, 해당업소나 업계는 밑지는 부분을 제약사에 요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이 부분을 마진과 연결시키며 거론할 경우 선의의 도매업소들을 포함, 전 업계가 피해를 입음은 불문가지다.
뒷마진은 도매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일부 약국에서 바라지 않으면 손해를 보면서 제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뒷마진이 한창일 당시 `가족이라도 뒷마진을 안주면 거래를 안 한다고 한다'는 등의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도 나왔고, 문전약국에 국한했던 뒷마진은 일부 동네약국까지 침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약사들은 뒷마진을 거래의 조건으로 삼거나, 거래처 변경의 조건으로 삼았다는 게 정설이다. 도매업계와 마찬가지로 많은 선량한 약사들이 피해를 보았음은 물론이다.
뒷마진은 필연적으로 과당·출혈 경쟁을 동반하며 유통을 혼탁하게 만들고, 결국 제약-도매-약국 모두 피해를 보는 상황을 야기시킨다. 주는 쪽도 떳떳하지 않고, 받는 쪽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도매업소는 장기적으로 볼 때 뒷마진을 배제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
올해는 힘이 들고,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관련업계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바람직한 유통시장의 틀을 갖추고, 정상적인 경쟁 속에서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부
200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