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2006년 국내ㆍ외 경제전망
지난해 우리 경제는 수출의 호조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내수부문의 회복 지연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연간 3.9%의 성장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에는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견실한 성장세에 힘입어 수출 또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잠재성장률 수준인 연간 5% 정도의 안정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장의 질적 측면에서도 소비와 수출이 경제성장을 이끌며 고용사정도 조금씩 개선되어 미약하나마 체감경기의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성장탄력을 뒷받침하기에는 가계소득의 증가에 한계가 있고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주택경기와 건설투자 부문의 침체가 예상되며, 대외적으로도 하반기 이후 미국경제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어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모습이다. 올해는 한국경제가 그간 심화되어온 내수와 수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안정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의 우리경제를 조망하여보기 위해 먼저 세계경제 여건부터 살펴보도록 한다.
1. 세계 경제전망
2004년부터 시작된 세계경기의 회복세는 유가급등, 선진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에 따라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IMF 등 국제기구와 주요 투자은행들은 세계경제가 올해에도 3%대 초반의 성장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올해 세계경제 여건은 작년에 비해 다소 어려워지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셈이다. 아시아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세와 유로지역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미국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세계경제 성장률은 2005년에 비해 소폭 낮아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경기는 역시 국제경제의 중심축인 미국의 경기상황에 크게 영향 받는다. 정책금리의 인상, 고유가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미국경제는 2005년 3.7%에 이어 올해에는 이보다 다소 하락한 3%대 초반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도 미국경제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긍정적 요인은 무엇보다도 생산성 증가와 노동비용의 안정에 따른 기업수익성 증대, 그리고 이에 따른 고용증가와 민간투자의 확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하반기부터 소비 등 내수가 점차 둔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모기지금리의 상승과 주택경기의 위축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요인 또한 내재하고 있어 정부지출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은 작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에는 경상수지 적자폭이 GDP대비 7%수준에 이르고 허리케인 복구에 따른 재정적자도 확대될 전망이어서 대외부문의 불균형 누적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급락이 우려되며, 주택버블의 붕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경제는 2004년 2.6%, 2005년 1.8%의 성장률을 달성하여 구조적인 장기불황에서 점차 탈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수익성 증대로 민간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다시 고용증가와 가계부문의 소비여력 확충으로 이어져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경제의 성장 축이었던 대외부문은 미국경제의 둔화에 따라 수출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유가상승 등으로 수입이 증가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간소비, 기업투자 등 내수부문의 성장이 이러한 순수출의 약세를 만회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만성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이 해소되고 은행부문의 자산건전성도 개선되어 통화신용정책이 그간의 제로금리 정책에서 탈피하여 금융완화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올해 일본경기의 회복세는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사회보장비용의 증가, 재정적자의 지속 등에 따른 가계부문의 잠재적 조세부담은 소비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경제권에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데 반하여 올해 유로경제는 작년부터 지속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와 기업 구조조정에 의한 투자확대에 힘입어 생산과 수출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탄력의 회복이 전망된다. 즉 유로경제는 작년 1.3%의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장세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근접하는 성장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 구조적인 문제가 상존하여 고용불안 등으로 내수가 뚜렷한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와 미국금리의 인상에 대응한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탄력을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태리, 프랑스 등이 총선을 앞두고 있고 독일에서는 대연정 체제가 출범하는 등 구조개혁의 후퇴에 따른 저효율, 고실업구조의 고착화 가능성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력의 유지에 우려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율과 수출증가율에 힘입어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실현하고 있는 중국경제는 투자과열, 부동산가격 급등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투자억제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9.3% 성장에서 다소 둔화된 올해 8%대 중반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불안요인으로는 물가안정세의 지속으로 긴축적 통화정책이 다시 완화기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며 2008년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건설경기의 호조가 지속되면서 투자과열 양상이 재현될 소지가 있는 반면, 미국의 소비 둔화와 위안화 절상 압력의 실현으로 무역흑자와 직접투자가 감소되어 성장률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위안화의 절상 속도가 다소 빨라질 수는 있겠으나 중국정부의 환율안정 의지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의 예측을 넘어선 급격한 환율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금융부문의 부실채권 문제가 국유기업의 구조조정 문제와 얽혀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으며, 도시, 농촌 등 지역간 소득격차의 심화에 따른 사회불안 요소의 내재 등도 우려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올해 세계경제는 작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소폭의 경기둔화가 예상되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의 주택버블 붕괴에 따른 경기하강 가능성, 글로벌 불균형의 해소를 위한 달러화 및 위안화의 환율조정, 고유가의 지속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및 이에 대응한 각국의 고금리 정책 등은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고 하겠다.
<표 1> 세계 경제성장률 추이 및 전망1)
(단위: %)
2003
2004
2005
2006
세 계2)
2.6 (4.0)
4.0 (5.1)
3.3 (4.3)
3.2 (4.3)
선 진 국
- (1.9)
- (3.3)
- (2.5)
- (2.7)
미 국
2.7
4.2
3.7 (3.5)
3.2 (3.3)
일 본
1.4
2.6
1.8 (2.0)
1.8 (2.0)
유로지역
0.8
1.8
1.3 (1.2)
1.7 (1.8)
- 독 일
-0.2
1.1
1.0 (0.8)
1.6 (1.2)
- 프랑스
0.9
2.0
1.5 (1.5)
1.7 (1.8)
개도국
- (6.5)
- (7.3)
- (6.4)
- (6.1)
아시아3)
6.1 (8.1)
7.0 (8.2)
6.0 (7.8)
6.1 (7.2)
- 중 국
9.5
9.5
9.3 (9.0)
8.5 (8.2)
- 인 도
8.5
6.9
6.6 (7.1)
6.4 (6.3)
중남미
1.9
5.7
4.2 (4.1)
3.5 (3.8)
중 동
4.9
6.6
6.5 (5.4)
5.4 (5.0)
아프리카
4.6
4.9
5.1 (4.5)
5.2 (5.9)
중앙て동유럽
4.5
6.6
4.6 (4.3)
5.0 (4.6)
주: 1) Global Insight, World Overview (2005. 10) 자료를 주로 참조. ( ) 수치는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05. 9) 자료임.
2) IMF의 세계 전체 성장률은 PPP 방식의 추정치임.
3) Global Insight는 일본 제외, IMF는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제외.
자료 : 2005년 4/4분기 KDI 경제전망(2005. 12)에서 재인용.
2. 국내 경제전망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올해 한국경제는 그간 수출중심의 경제성장에서 벗어나 소비와 민간투자 등 내수부문이 균형있게 회복됨으로써 안정성장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한해이다. 다행히 작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고 수출여건도 양호할 것으로 보여 잠재성장률 수준의 안정 성장세로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득 및 고용의 개선, 주가상승 등에 힘입은 민간소비의 회복세와 수출의 견실한 증가에 따른 설비투자의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GDP 성장률이 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은 세계 IT경기의 회복 등에 따라 10%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수회복으로 수입수요가 증가하여 대외부문의 성장기여도는 전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민간소비의 회복으로 내수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져 올해에는 내て외수간 불균형도 일정수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먼저 민간소비는 그간 소비를 제약하였던 가계부채 및 신용조정 문제가 일정수준 마무리되고 기업부문의 수익성 증가가 고용여건의 개선과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지면서 소비 증가율이 4%대 중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의 주가상승은 부의 효과를 통하여 소비를 진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그간 부진했던 서비스 부문의 소비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실업률로 인해 청년층의 소비가 위축되어 있고, 부동산 안정대책과 보유세 강화 등에 따라 중장년층의 저축유인이 높아져 소비의 회복 강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부문은 올해에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간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민간소비와 수출의 호조에 따라 5%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설투자의 경우에는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른 민간부문의 주택경기 위축으로 1%대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양호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설비투자의 경우에도 향후 신성장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투자보다는 연구개발 및 기업합리화와 관련된 투자를 중심으로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어서 과거와 같이 성장을 견인하는 강한 투자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들어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확대, BTL 민간투자사업 실시, 기업도시 건설 등으로 건설투자 증가율이 다소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부문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세계경기의 견실한 성장세 지속과 우리나라의 주력상품인 IT경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에도 10%대의 수출증가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미국경제가 조정국면에 진입할 경우 수출의 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실업률은 2005년의 3.8%에서 올해에는 서비스업의 경기회복,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등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물가는 지속적인 임금 안정에도 불구하고 유가상승 여파로 공공요금 등이 상승하면서 연간 3%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올해 한국경제는 작년에 비해서는 양적, 질적 측면 모두 상대적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교역조건의 점진적인 개선과 함께 체감경기도 조금씩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회복 기조의 안정적인 정착을 낙관하기에는 다수의 위험요인 또한 산재하고 있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원유공급의 제약으로 인한 국제유가의 재상승 가능성과 국제금리의 상승에 따른 주택가격의 버블붕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우리경제는 수출과 투자부문에서 직て간접적으로 지대한 파급영향에 노출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의 경상적자 누적에 따른 통상압력 강화,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조정 및 경착륙 가능성 등도 우리경제가 만일을 위해 대비하여야 할 위험요인이다.
올해의 경기회복세를 지속가능한 성장잠재력의 확충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리경제의 경기복원력을 배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2004년 중반 모처럼의 경기회복 불씨를 살리지 못해 재차 경기침체를 겪었던 경험은 위기이후 우리경제의 역동성이 많이 약화되어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생산력의 저하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양질의 인적자본과 물적자본이 상업적 원리에 따라 원활히 축적되어 생산에 투입될 수 있도록 유연하고 개방적인 교육 및 금융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처방만이 우리경제의 역동성과 시장의 활력을 복원하는 지름길이다.
<표 2> 주요기관의 2006년 한국경제 전망
(전년대비, %)
한국은행
KDI
삼성연
엘지연
현대연
산업연
GDP 성장률
5.0
5.0
4.8
4.7
4.5
4.9
민간소비 증가율
4.5
4.2
4.9
3.9
3.5
4.6
설비투자 증가율
5.4
6.9
6.5
6.3
5.5
7.3
건설투자 증가율
1.7
1.1
3.4
0.9
1.5
1.6
경상수지(억불)
160
124
62
174
80
136
소비자물가 상승률
3.0
3.0
3.6
3.0
3.2
3.1
실업률
3.6
3.6
3.6
3.6
3.5
3.6
자료 : 한국은행 및 각 연구기관
편집부
200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