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K인베가 꼽은 바이오헬스 투자유치 4원칙 ‘3P·선제 펀딩·사람·엑시트’
IR 첫 장부터 플랫폼·특허·파이프라인 ‘3P’ 명확히 보여줘야
투자받는 순간 다음 라운드 준비…정부과제·보증 등 자금원 다변화
“사업은 결국 사람”…핵심인력뿐 아니라 외부 네트워크·평판도 투자 판단 요소
VC는 회수 가능성 본다…기술성·시장성에 IPO·M&A 엑시트 전략까지 필요
입력 2026.09.22 11:42 수정 2026.09.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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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엽 LSK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CARM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콘퍼런스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한상엽 LSK인베스트먼트 부사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처음부터 230장짜리 자료를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 경쟁력과 적응증, 모달리티, 시장 규모를 압축해 투자자의 관심부터 끌어야 합니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투자유치 전략은 기술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투자자가 짧은 시간 안에 기업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플랫폼·특허·파이프라인을 압축해 제시하고, 현재 투자 라운드가 끝나기 전부터 다음 자금조달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을 이끄는 사람과 네트워크, 투자금을 회수할 엑시트(Exit) 경로도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다.

한상엽 LSK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 2026' 부대 행사 ‘CARM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콘퍼런스 2026’에서 ‘벤처투자 현황과 투자유치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부사장은 바이오 분야 투자 경력 21년의 벤처캐피털리스트다.

그는 바이오 기업에 △간결한 IR과 3P(Platform·Patent·Pipeline) △선제적 자금조달 △사람과 네트워크 △엑시트 전략 등 4가지를 주문했다. 

한 부사장은 투자자가 IR 과정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느 지점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는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 과정에서 어떤 질문을 받고,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받는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그 부분을 잘 넘어간다면 실제 투자 유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IR은 간결하게” 플랫폼·특허·파이프라인 ‘3P’부터

첫 번째 전략은 IR을 압축해 투자자의 관심부터 확보하는 것이다.

한 부사장은 “처음에는 엘리베이터 스피치라고 생각하고 핵심만 간단하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며 “투자자와 접점이 만들어진 이후에 상세한 풀덱(Full Deck)을 보내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어떤 적응증과 모달리티를 겨냥하는지, 목표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보여줘야 한다”며 “우선 투자자가 회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SK인베스트먼트가 바이오 기업을 평가할 때 특히 중시하는 것은 플랫폼(Platform), 특허(Patent), 파이프라인(Pipeline)이다. 이른바 ‘3P’이다.

한 부사장은 “LSK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세 가지 가운데 첫 번째는 특허”라며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다른 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있다면 안 된다. 특허가 실질적인 진입장벽이 되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플랫폼도 중요하다. 단일 후보물질 하나에 기업의 성패를 거는 구조보다 핵심 기술을 여러 파이프라인으로 확장하고 기술이전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LSK인베스트먼트도 투자 검토 과정에서 이 부분을 반드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의 가치를 실제로 증명할 파이프라인도 필요하다.

한 부사장은 “비임상 단계든 히트 단계든 상관없다. 히트, 리드, 비임상, 임상 어느 단계에서든 플랫폼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있어야 한다”며 “플랫폼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플랫폼과 특허만 갖춘 기업이 아니라 실제 파이프라인으로 기술의 재현성과 확장성을 보여주는 기업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의미이다.

“투자받는 순간 다음 라운드 준비” 선제 자금조달 강조

두 번째 전략은 선제적인 자금 조달이다.

한 부사장은 “시리즈A 투자를 받았으니 앞으로 3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라운드가 끝나는 순간부터 다음 시리즈B 펀딩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기업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 기술이전, IPO까지 개발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자금 규모도 커진다. 이에 따라 현재 보유 현금의 소진 속도와 다음 개발 마일스톤을 계산해 후속 투자 라운드를 조기에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부사장은 “투자금이 들어오면 이후에는 자금이 계속 집행되기 시작한다. 기존에 미뤄둔 비용까지 집행해야 할 수도 있다”며 “자금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는 만큼 다음 라운드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VC의 지분투자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Equity Financing만 볼 것이 아니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을 활용한 Debt Financing, 정부 연구개발 과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가용한 자금조달 수단을 넓혀 기업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은 상장 이후에도 계속된다. 한 부사장은 최근 상장기업 대표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상장하면 더 이상 펀드레이징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상장 이후에도 계속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그 수익을 운전자본으로 활용할 수 없는 R&D 기업이라면 펀드레이징은 숙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은 결국 사람” 네트워크도 투자 판단 요소

세 번째 전략은 사람이다.

한 부사장은 “회사 내부든 펀드레이징이든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며 교수창업 기업에 대해 “창업 이후에는 교수라는 타이틀보다 사업가로서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투자심사역이 모든 질환과 모달리티의 세부 전문가일 수 없는 만큼 실제 투자 검토 과정에서는 외부 전문가 의견과 레퍼런스 체크가 활용된다.

그는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는 투자심사역이라도 모든 기술의 스페셜리스트일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며 “새로운 모달리티나 약물을 검토할 때는 결국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주변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연구에만 집중해왔다면 창업 이후에는 외부 네트워킹도 중요한 경영 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 조직관리도 같은 맥락이다. 한 부사장은 “내부 직원 관리도 중요하다. 바이오 사업은 기계가 제품을 찍어내는 비즈니스가 아니다”라며 “결국 사업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핵심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개발하고 사업화할 경영진의 역량, 핵심인력의 안정성, 산업계 네트워크와 평판까지 투자 검토 대상이라는 의미이다.

“VC 펀드에는 만기 있다” 엑시트까지 보여줘야

네 번째 전략은 엑시트다. 

기업은 투자금을 얼마나 유치할지만 고민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한 부사장은 “많은 대표가 ‘기술이 좋으니 언젠가는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투자기관이 운용하는 펀드에는 정해진 수명이 있다”며 “최근 조성한 펀드 가운데 하나도 존속기간이 8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8년이 지나면 펀드는 종료된다. 투자 가능한 기간이 4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 기업이 투자를 요청하면 투자자는 4년 안에 엑시트가 가능한지를 먼저 볼 수밖에 없다”며 “그 안에서 다시 좋은 기업을 고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업은 이에 따라 IPO와 M&A 등 현실적인 회수 경로를 투자자 관점에서 제시해야 한다.

한 부사장은 “기술성 평가를 활용한 특례상장이든, 회사를 매각하는 M&A든 투자자가 ‘이 기업에 투자하면 실제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엑시트의 전제조건은 기술적 우수성(Technological Superiority), 시장성(Marketa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기술의 유효성과 경쟁력을 증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목표시장과 경쟁 구도를 설명해야 한다. 주력 후보물질 이후에도 기업가치를 이어갈 후속 파이프라인과 사업 전략도 필요하다.

한 부사장은 투자 유치에 정형화된 공식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말 투자 유치 전략이라는 것이 있는지, 이 전략을 잘 따른다고 반드시 투자를 받을 수 있는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면서도 “투자자가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부분을 검토하는지를 알고 준비한다면 투자 심사 과정의 문턱을 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CARM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콘퍼런스 2026’에는 주요 투자기관과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바이오기업의 투자유치와 사업화 전략에 대한 조언을 공유했다.

조용준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 부회장 겸 조직위원장은 “첨단재생바이오는 차세대 미래 의료를 이끌 핵심 산업”이라며 “혁신 기술과 자본이 만나 글로벌 사업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병준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 회장은 “좋은 연구 성과가 곧바로 사업화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구와 임상, 생산과 투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바이오산업은 장기간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분야”라며 “후속 투자와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는 “바이오 업황이 쉽지 않지만 우선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장환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은 “연구개발 성과가 투자와 사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중요하다”며 “기술이전과 투자유치, 제품화와 글로벌 진출까지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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