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 CGT 서밋] 코아스템켐온 “빠른 혁신, 느린 적용…상용화 병목 해결해야”
개인맞춤형 특성·CMC 변동성·희귀질환 임상 구조가 상용화 병목
병원 투여체계·콜드체인·급여 구조 등 치료 전달 생태계 중요
소규모 환자군 임상 환경…RWD·외부대조군 활용 전략 필요
입력 2026.03.03 06:00 수정 2026.03.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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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스템켐온 김경숙 상임고문(의학박사).©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ell and Gene Therapy)가 ‘게임 체인저’로 불린 지 20여년.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환자에게 도달하는 속도는 기대만큼 가파르지 않다.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고, CGT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코아스템켐온 김경숙 상임고문(의학박사)은 지난달 27일 미국약물정보학회(DIA)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에비슨 의생명 연구센터 유일한홀서 개최한 ‘DIA Korea Cell and Gene Therapy Summit’ 기조 세션 연사로 나서, 이러한 문제를 “Fast innovation, Slow translation(빠른 혁신, 느린 적용)”이라고 진단했다.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제조 품질(CMC)·규제·치료 전달 인프라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면서 혁신 기술이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

김 고문은 CGT 확산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개인 맞춤형 특성에 따른 표준화 어려움 △CMC 변동성 △희귀질환 중심 임상 설계 한계 △장기추적 요구에 따른 개발 부담 △규제 근거 데이터 부족 △병원·물류·급여 체계 등 치료 인프라 미성숙 등을 지목했다.

김 고문은 “CGT는 혁신적인 제품 하나만으로 환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치료제가 아니다”라며 “제조, 규제, 임상, 의료 현장까지 모든 영역이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세계 최초 출발…그러나 완만해진 곡선

한국은 2000년대 초 세포치료제 첫 품목허가로 CGT시대를 열었다. 승인 시점만 놓고 보면 세계에서도 이른 편이었다. 그러나 2025년 3월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CGT는 17건. 승인 건수는 증가했지만, 누적 속도는 완만하다. 특히 국내는 세포치료제 중심 구조가 두드러지고, 유전자치료제는 해외 중심 승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미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승인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누적 격차를 벌리고 있다. 국내에서 임상 시도는 늘고 있으나, 임상에서 품목허가로 이어지는 전환 구조가 미비하다는 것이 현장의 체감이다. 김 고문은 “국내 CGT 임상 시도는 증가하고 있지만, 허가 트랙으로 전환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라고 평가했다.

CGT 본질적 특성…표준화의 난제

CGT는 기존 합성의약품과 출발점이 다르다. 개인맞춤형 성격이 강하고, 세포·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생물학적·동적 제품(living biological product)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환자별 세포 상태와 유전적 배경, 질환 단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세포치료제 상당수는 면역조절·재생 등 복합 작용이 겹치며, 이 점이 효력(역가·potency)과 품질 지표를 하나로 고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특성은 곧 CMC 난제로 이어진다. 동일 공정을 사용해도 원료와 출발물질 변동성에 따라 배치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수작업 비중도 높아 작업자의 숙련도와 시설 환경에 따른 편차도 크다. 또 짧은 유효기간과 긴 품질관리 소요시간은 환자 투여 일정, 출고·물류, 병원 스케줄이 조금만 어긋나도 투여 가능 시점을 놓치게 한다.

스케일업, 원부자재 변경, 자동화 도입, 사이트 추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요구되는 비교성(comparability) 입증도 부담이다. 기준물질(reference material)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복합 작용을 단일 지표로 환원하기도 쉽지 않다.

김 고문은 “CGT는 출발부터 재현성과 표준화에 어려움이 있는 분야”라며 “공정과 품질관리의 자동화·표준화가 본질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규제는 장벽이 아니라 설계 문제

김 고문은 “CGT가 주로 적용되는 희귀·난치질환은 환자 수가 적고 이질성이 높다”라며 “전통적인 무작위 대조 임상 설계만으로는 충분한 통계적 검증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환 자연경과(natural history) 데이터가 부족하면 임상적 유의성을 해석하는 데도 한계가 생긴다”면서 “여기에 장기추적조사(LTFU)까지 요구되면 개발 기간과 비용 부담도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고문은 불확실성을 관리 가능한 데이터 패키지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부 대조군, 실사용근거자료(RWD), 자연경과 데이터의 체계적 활용, 사전 정의된 LTFU 엔드포인트 설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런 자료를 쓰려면 자료 품질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선택 편향과 교란 변수 통제, 분석 계획의 투명성이 동반되지 않으면, 오히려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측면에서도 기준이 필요하다. 실시기관 적격성 평가(site qualification)와 표준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지정된 기관에서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구조를 만들면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DIA Korea Cell and Gene Therapy Summit’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CGT 상용화, 치료 생태계가 결정

그렇다면 CGT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CGT는 제품 성능만으로 접근성이 결정되지 않는다. 병원 기반 투여 체계, 숙련된 인력, 콜드체인, 환자 방문·모니터링 부담, 가격·급여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김 고문은 이를 “치료 일정의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치료 과정 전반의 일정과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운영돼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가격·급여는 산업 동력과 직결된다. 가치 근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조건부·단계적 급여 진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예산 영향과 리스크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따라 투자와 개발 속도가 달라진다.

제조사 주도의 근거 창출(레지스트리 인프라, 표준화된 데이터 캡처·리포팅 등), 위험분담형 계약 모델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자동화 제조·품질관리 혁신·표준 비교성 전략 필요

김 고문은 CGT 활성화를 위한 실행 방안도 비교적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게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제조 공정의 자동화와 분업화다. 폐쇄형(closed)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사람 의존도를 줄이고 재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CDMO 활용과 분업화를 통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모듈화 공정을 기반으로 스케일아웃(scale-out)과 멀티 사이트 확장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기 단계부터 원부자재 복수 공급원(dual sourcing)을 고려해 공급 리스크를 낮추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품질관리(QC) 혁신이다. 대체 시험법 도입, 공정 중 시험(in-process testing), 디지털 QC등을 통해 품질시험 소요시간(TAT)을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역가 지표를 설정하고, 작용기전 기반 역가 매트릭스를 구축해 제품 유효성의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전 정의된 비교성(comparability) 프로토콜과 표준화된 데이터 패키지를 마련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셋째는 규제 전략의 선제적 설계다. 소규모 환자군 임상 환경에 맞는 데이터 전략을 초기부터 마련하고, LTFU에 대한 규제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의료기관 최소 요건과 SOP, 교육 체계를 표준화해 현장 변동성을 줄이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결국 CGT활성화의 핵심은 정렬(alignment)”이라며 “CMC와 규제, 치료 생태계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조화를 이뤄야 혁신이 환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Pioneering Precision: Cell and Gene Therapy Development and Innovation’을 주제로 DIA, 재생의료진흥재단(RMAF),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KoBIA)가 공동 주최했다.

CGT 상용 활성화를 위한 향후 추진 방향(CMC).©코아스템켐온,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CGT 상용 활성화를 위한 향후 추진 방향(규제).©코아스템켐온,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CGT 상용 활성화를 위한 향후 추진 방향(인프라).©코아스템켐온, 약업신문=권혁진 기자
'DIA Korea Cell and Gene Therapy Summit’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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