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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계-한미약품,치열한 '자존심' 대결 승자는?
한미약품 계열사인 온라인팜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한미약품과 의약품유통업계 간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약품유통업계는 특정 사안에 대한 연이은 집단 대응, 한미약품은 기업 이미지 하락 등 모두 부담감이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기대감도 점쳐졌지만,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제약협회가 회원사 권익보호를 위해 나서기로 하며,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제약협회가 가세하며 의약품유통업계가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간 마진을 비롯해 도매업계가 집단대응에 나설 경우, 해당 제약사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고, 이번 한미약품 앞 시위도 한미약품에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의약품유통협회가 제약회사 앞 집단 시위에 나선 측면이 있었고 한미약품도 이 부분을 우려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물러서지 않고 ‘선-대화, 후-법적조치’를 밝힌 상태에서, 제약협회까지 회원사 보호를 위해 개입하고 나서며, 의약품유통협회와 유통업계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28일 열린 제약협회 이사장단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협회의 강경대응 방침과 관련, '제약협회 입장'에 대한 표현의 수위조절만 거론했고, 대응에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의약품 유통업계의 온라인팜의 도매업 허가 취소 요구 관련 주장은 업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던 문제였다.
3년 전 한미약품이 온라인팜을 들고 나왔을 당시, '제약사에 유통의 역할을 빼앗길 수 있고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온라인팜 가입(협력도매)을 만류하는 분위기도 형성됐지만 한 두 곳씩 참여했고, 이 같은 '눈앞의 이득' 행동이 온라인팜의 매출 5천억원에 일조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팜의 매출이 매년 급격히 늘고 도매업계가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집단행동에 나서게 됐지만, 원죄(?)는 단추를 잘못 꿴 도매업계에도 있다는 분석이다.(도매업계가 주장하는 생존권 위협은 온라인팜에 가입하지 않은 중소 도매상에서 더 심함)
때문에 전면 투쟁에 나선 도매업계에서도 편하지는 않은 분위기다. 실제 온라인팜의 도매업 허가 취소 요구에 앞서, 협력도매상들이 빠지면 된다는 얘기들도 나왔지만, 아직까지는 묻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도매상 사장은 " 한꺼번에 다 손을 놓으면 되는데 서로들 못 믿고 있다. 내가 빠지고 다른 쪽은 남아 있을 수 있고, 다 빠지고 다른 도매상들이 협력도매로 가입할 수 있다는 불안감들이 있다. 안 좋은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도매업계에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팜의 매출 5천억 모두를 도매상이 기여한 것은 아니지만, 매출 수천억원을 포기할 기업이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도매업권과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도 도매업계의 집단행동 만으로 포기할 수 없는 매출 등 부분이 있기 매출이기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방법을 찾는 것이 양측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도매상 사장은 " 도매상들이 힘든 것은 맞는데 이번은 마진 투쟁과는 좀 다른 측면이 있다. 한미약품이 법적대응이라는 배수진을 친 것도 매출 등 여러 가지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승자없는 게임이 될 수 있다. 도매상들도 잘한 것은 없다고 본다.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약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도매업계에서 집단대응에 나섰을 경우 개별 제약사 일로 치부했지만, 다른 분위기다.
한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 도매업계가 마진을 포함해서 집단으로 나오는 예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번은 한 제약사의 문제일 뿐이지만, 언제 어떤 일로 우리 회사가 연루되서 집단대응에 휘말릴 지 모른다는 생각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권구
2015.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