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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윤원영 회장 "녹십자와 상생 바란다"
일동제약의 기업분할 여부가 24일 오전 10시 일동제약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판가름나는 가운데, 일동제약의 회장이 직접 나섰다.
윤원영 회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녹십자의 경영참여 발표로 촉발된 인수합병 및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녹십자가 지난 16일 공시한 이후 6일 만이다. 오너가 직접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윤웅섭 대표이사 부사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윤원영 회장은 '개인적으로 적대적으로 할 것으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도와달라(찬성)는 요청이다.
윤 회장은 "지주회사 만들고 분사를 하는 목적이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고, 우리는 정말로 서로가 잘 가기를 원한다. 찬성을 해주면 양측이 더 좋은 관계로 나가며 녹십자도 윈윈을 택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고, 반대를 하면 긴 싸움이 될 것 같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생이 약업계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고, 상생을 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간의 상황과 녹십자에 대한 입장표명 배경은
-녹십자의 공시 이후, 녹십자 측에서는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고, 저희도 그에 따른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업계와 언론에서 ‘적대적M&A일 것이다, 주총에서 반대 의사를 할 것이다’ 등등의 소문과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동요가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21일) 언론을 통해 이루어진 일동제약의 입장표명이 있기까지 일동제약도 수많은 고민과 갑론을박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과 노조의 동요와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소문과 추측성 기사들이 계속되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입장 정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녹십자의 공시 이후 5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입장발표를 한 것이 우리가 얼마나 숙고했는가를 반증합니다.
녹십자에서는 시너지와 우호 등 다양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일동은 공식입장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게 되다 보니,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런 문제가 어쩌면 생존과도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동요와 사기저하가 우려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일동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내외부적 상황의 악화를 막아보자는 것이었지, 녹십자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녹십자와 별도로 접촉은 없는지
-녹십자와는 여러 방면으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논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부분도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보다 깊이 있는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려 합니다.
양사의 상생을 위한 협력은 일동도 환영합니다. 다만, 오해를 풀고 신뢰와 합의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협의와 구상을 함께 한다면 양사에 모두 긍정적인 방법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 걸음 더 진전된 대화도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임시주총 전망은 어떤가
-솔직히 말씀 드리면, 녹십자의 찬성이 없이는 기업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략도 마련하고 있습니다만, 그러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
업계의 분위기나 여론 등을 봤을 때, 우리의 입장표명과 상관없이, 녹십자 측의 경영참여의도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들이 많았으며, 임시주총 때 반대표를 던질 것을 예단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동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녹십자가 적대적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또 우리 직원들에게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기업분할에 찬성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녹십자 역시, 기업분할을 성공시켜 사업회사의 전문성과 효율을 도모하고, 경영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강점에 대해 인정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후 우리는 일동제약의 중장기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녹십자와의 협력방법은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녹십자는 주주이자 동종업계 파트너로서 오히려 다양한 방법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며, 이러한 상생은 업계에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녹십자는 전통과 저력이 있는 훌륭한 회사입니다. 혹 업계에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불필요한 분쟁은 양사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권구
201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