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법인약국 허용 계획에 약사사회 불안감 '고조'
정부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논란을 거듭해온 법인 약국 카드를 또 다시 빼들었다.
영리법인 약국 뿐 아니라 의료기관 자법인 설립 허용 및 부대사업 대폭 확대, 의료법인간 합병 허용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관련업계에서는 법인약국 허용을 시작으로 약국과 병원의 영리화 금지를 무력화시키는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개최해 보건의료 서비스·고용·지자체 규제개선 내용을 담은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투자활성화 대책안에는 법인약국 개설 및 의료기관 자법인 설립 등의 계획들이 담겨있었다.
영리법인 약국은 정부가 수년전부터 수차례 시도해온 정책이다. 정부는 의약부문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법인 약국 설립을 주장해 왔으나, 매번 약계와 시민단체, 국회 등의 반발로 실패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수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법인약국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아닌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으로 돌아가 보면, 당시 헌법재판소는 법인약국을 금지한 약사법 제20조에 대해 직업 선택의 자유,결사의 자유, 헌법상 평등권 침해 등을 들어 헌법 불합치 결정을 선고하고 법인 약국 허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존 약국의 영세함과 경영의 비효율성을 법인약국을 통해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복지부는 이 같은 헌재의 의견에 공감하고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등 위헌상태를 해소하고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기대된다. 약국 경영 효율화, 처방약 구비, 심야,휴일영업 활성화 등 약제서비스의 질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국 법인 설립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계획에는 법인약국 제한에 대한 내용이나, 영리,비영리, 설립자격에 대한 부분은 나와 있지 않다.
복지부는 약사법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약사에게만 자격을 제한할 것인지, 영리법인의 형태로 갈 것인지 등에 대해 계획을 세우겠다는 계획으로, 이 과정에서 국민건강 부분을 강화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약사들만이 참여하는 유한책임회사 형태를 유력한 안으로 만지막 거리고 있다.
시민단체등은 정부가 발표한 법인약국의 예시인 유한책임회사를 두고 대기업 자본의 진출을 허용해 영리법인의 최고 형태인 주식회사 형태로 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 약사들로만 구성된 유한책임회사라 하더라도 제약회사 사장이나 임원인 약사, 도매업주인 약사들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 대기업의 위장자본이 참여할 가능성이 커 실질적으로는 대기업이나 도매자본의 합법적 약국 개설의 우회로를 터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자본에 의한 기업형 체인약국은 이익이 많은 남는 곳, 인구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설되어 농어촌이나 인구가 적은 도서지역의 경우 약국을 개설하지 않을 것이므로 인구가 적은 지역의 경우 의약품의 구입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 에 없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사회환경과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사회는 “법인약국 문제의 경우 공공재로서의 기능보다는 자본에 의한 의 독점과 편중으로 당초의 기대와는 다른 역효과로 인해 국민에게 위해요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약사들은 이미 10년 이상 방치된 법인약국 문제가 현 시점에서 재론된 것에 대해 공청회와 관련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운데 국민적 여론이 다시 집약되는 자리가 마련되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혜
201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