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고인 물이 썩어, 물길을 터고 갈아야 한다"
하영환 전 대한약사회 사무총장이 약사회장 선거를 앞두고 회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실어 서신을 발송했다.
이 서신문에서 하영환 약사는 직선제로 뽑힌 김구집행부는 대회원 소통에 너무 태만하였으며 의약품 편의점 판매 약사법 개악 사태에 이르러서는 회원 의사는 커녕 임시대의원 총회 결과조차 무시하는 불통의 극치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찬휘 후보는 회원소환제도라는 배수진을 치면서 회원과 소통하는 회무를 하려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신 전문>
12월은 회원님께서 대한약사회 회장을 직접 뽑으실 수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대한약사회 김구집행부는 다른 집행부 때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처절한 대형사고를 여럿 저질렀습니다.
20개 약대 신설로 약대 정원이 거의 곱으로 늘었으며, 의약품 관리료 기습 인하, 의약품 편의점 판매, 의약품재분류 실패, 또 최근 들어서는 약국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등과 같은 사고가 연속적으로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김구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분신을 해서라도 단 한 톨의 의약품도 약국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겠다던 분이 이제와서는 오히려 회원들의 더 큰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니만, 마침내 김구집행부에서 상근부회장을 하시던 분이 다시 한 번 향후 3년 대한약사회를 이끌겠다고 대약 회장 선거에 출마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약회장이 잘못할 경우 대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물을 수 있는 회원소환제도를 공약으로 내건 조찬휘 후보도 출마하였습니다.
고인 물이 썩고 있습니다. 물길을 터고 물을 갈아야 합니다.의약분업 도입이래 그간 대한약사회는 약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몇 가지 제도 정착에 힘을 써왔습니다. 첫째 기관분업으로서의 의약분업 제도 정착, 둘째 약대 6년제 도입, 셋째 의심처방 의사 응대 의무화가 바로 그것이며, 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에 대해서는 당번약국 활성화로 대응하여 약국외 판매 의약품의 수를 최소화하되, 약국외 판매 문제가 거쎄질 경우 의약품재분류를 공세적으로 먼저 제기하여 약국외 판매 의약품에 비례한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화를 꾀하자는 전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문성 강화 노력은 김구 집행부에서 오히려 많은 약대 신설로 엄청난 수업료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교수진 부족에 따른 부실 약학교육으로 빛을 잃고 있으며, 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와 의약품재분류 건도 회원님들께서 개탄하듯이 거의 항복에 다름없는 결과를 빚었습니다.
약사회 역사상 가장 많은 임원진, 가장 많은 예산으로 출범한 김구집행부가 왜 이런 한심한 실적을 낳았을까요? 중요 현안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두 망각하였을 뿐 아니라, 임원들의 마음에 기본적인 회무 청사진이 아예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특정정당에만 경도되어 나태하고 자만하였기 때문입니다.
20개 약대 신설 – 대약 집행부가 공범입니다.우리 회원들은 수년전 의사집단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약대 6년제가 확정되는 때의 기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래 더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훌륭한 후배약사들이 배출되어 약사직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십년 숙원이 마침내 이루어졌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김구 집행부에서 병원 약사 구인난과 약대 졸업생 2년 공백 문제로 시작된 약대 입학 정원 증원 문제는 대한약사회의 명명백백한 직무유기 속에 전국 모든 대학의 약학대학 신설 로비전으로 변질되었으며 결국 청와대의 통치셈법에 의한 결정으로 2~30명 정원을 가진 20개 약학대학 신설로, 입학정원 1200명이 하루밤 사이에 2000명으로 늘어나는 최악의 사태를 낳았습니다.
약대6년제를 이룩할 때에는 대한약사회가 정점이 되어 전국 모든 약학대학과 약대교수님들, 그리고 병원약사회, 제약업계 등이 늘 회의를 함께하면서 대한약사회의 중재 속에 일치단결하여 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약대 입학 정원 증원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는 대한약사회가 직무유기하여 약계가 모두 한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아예 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약학대학 병원약사회 대한약사회 모두 각각의 목소리만 내면서 대한약사회와 동등하게 말싸움하는 수준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대한약사회장 출신으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분께서는 전국민이 듣는 라디오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연세대학교의 약대 신설과 같은 구체적인 예를 들기까지 하면서 약대 신설 여론의 물꼬를 트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OECD국가중 약사 수가 많은 국가에 속하는 대한민국의 약대 입학정원이 거의 곱으로 늘었을 뿐만 아니라, 또 20명 입학정원을 가진 약대에 입학하는 미래의 후배약사들은 적은 교수진을 가진 불량 교육 여건 속에서 약학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조찬휘 후보는 2+4 교육기간이 아닌 약학대학 통6년제 실시 및 부실약대는 약학교육평가기준에 의해 정리하는 전략적 목표하에 이를 장기적 과제로 삼아 약계가 한 목소리를 내는 틀부터 갖춘 뒤 하나하나 개선하려고 합니다.
판매시간 제한없는‘전향적 협의’- 대회원 사기극이었습니다.
의약품 약국외 판매에 반대하는 대국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국 회원들의 노고로 달성하자말자 어느 날 대한약사회는 임시대의원총회 한 번 열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전향적 협의’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전향적 협의’안의 통과를 자신하면서 뒤늦게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였지만, ‘전향적 협의’안은 대의원 과반수 지지를 받지 못하여 사실상 부결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회의도중 퇴장한 대의원을 의사정족수에 포함하는 꼼수를 부려 안건 처리 결과를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고 해석하면서,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찬동을 받지 못했던 ‘전향적 협의안’를 밀어붙이는 야만을 저질렀습니다.
과반수를 얻지 못한 안건은 부결이라는 것은 민초약사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지만 대한약사회 집행부는 그런 상식과는 이미 멀어진 상태였던 것입니다.
의약품 편의점 판매관련 약사법 개정문제는 그 즈음이 18대 국회 거의 막바지 시기였고, 임박했던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의약품 편의점 판매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던 야당이 있는 상황에서는 대한약사회가 정세분석에 입각하여 결심만 하면 약사법 개정안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논의조차 할 수 없도록 얼마든지 막을 기회가 분명히 있었지만, 오히려 대한약사회는 약사의 전문성 추락을 결정짓는 약사법 개악에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그리하여 2012년 2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이번 대한약사회 선거에 출마하는 박인춘 당시 상근부회장이 출석하여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내용에 대해 찬동한다는 진술을 하였는 바, 그 내용은 약사법 모법에 20개품목 이내로 편의점 판매 대상 의약품 수를 명기할 경우 대한약사회는 이것에 동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한약사회 임시총회에서 편의점 판매 대상 의약품 수를 20개로 명기하는 경우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기에 전향적 협의안은 대약 집행부가 판단하여 결정한 것이며, 김구집행부와 박인춘 후보는 더 큰 회원 피해를 막기 위한 고뇌의 결단이었다고 강변합니다.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을 양보하여 이 말을 믿어보며 판단해보더라도 약사법 개악안은 그간의 약사회 대응이나 약사법 개정 입법 취지보다 훨씬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간 의약품 약국외 판매문제가 나올 때마다 보건복지부는 당번약국 활성화로는 심야시간대와 같은 취약시간대의 의약품 구매 불편을 해소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실제 입법 취지에도 취약시간대 국민들의 의약품 구매 불편 해소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지만, 정작 개정약사법은 편의점에서 24시간 판매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왜 김구집행부는 편의점 판매를 심야시간에 국한하는 판매시간 제한을 약사법 모법에 두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김구집행부의 회원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는 식의 표현은 오히려 회원을 기만하는 것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이미 깨진 항아리에서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기 참으로 어렵습니다. 특히 남이 깨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항아리를 깬 자는 물을 다시 담을 노력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찬휘 후보는 편의점 판매 의약품에 대한 부작용 조사, 민주당 최동익 의원이 준비중인 의약품피해구제제도 도입, 전국민 대상의 의약품안전교육사업 등을 통해 깨어진 항아리를 수선하고 엎질러진 물의 일부라도 최선을 다해 다시 항아리에 담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조제수가 인상은 약국경영실태조사가 원동력입니다. 박인춘 후보는 3년동안 10% 조제수가 인상을 달성하겠다고 합니다.
작년에 박카스와 함께 대폭 확대된 의약외품과 올 11월에 다시 13개 품목 의약품을 재벌유통기업에 내어주면서 연간 총 1900억 시장을 상실한 집행부의 핵심이었던 분이 3년 동안 상실한 의약품시장의 반에도 못 미치는 조제수가 인상을 보험전문가인 본인만이 해낼 수 있다며 강조하고 있지만, 의약품관리료 삭감 피해와 최근 인상되어 전국 모든 약국에 통보되고 있는 약국 신용카드 수수료로 인한 약국 피해 금액까지 고려한다면 10% 조제수가 달성 목표는 매우 초라한 수준에 불과하기에 조찬휘 후보는 그와 같은 회원을 기망하는 공약을 폐기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조제수가 인상율의 핵심은 박인춘 후보가 강조해 마지않는 보험전문 지식과 협상기술이 일부 작용하기는 하나 더욱 결정적인 것은 협상 당시 당해년도 대한약사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하는 약국경영실태조사 자료입니다.
왜냐하면 그 어떠한 협상기술과 보험 지식도 대한민국 건강보험제도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가 보전 방식’ 틀 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조제수가 인상을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은 약국경영실태조사 자료에 우리 회원들의 생생한 약국 경영 현실이 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약국 개설 후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약국의 현실도 처절하게 담겨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간 대한약사회는 매년 약국경영실태조사를 의약품정책연구소에 용역을 주어 추진한 바 있습니다만, 대한약사회의 조사대상 약국에 대한 무관심과 이에 따른 조사대상 약국의 일시적 업무과다에 따른 피로도 증가로 생생한 약국 현실을 담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조찬휘 후보는 약국경영실태조사를 전국약사대회에 준하는 대한약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삼고 지부장님들과 함께 약국실태조사로 인한 일시적 약국 업무과다 해소 실행 방안을 반드시 마련하여 생생한 약국 현실에 맞는 생생한 조제수가를 달성할 것입니다.
그리고 처방전이 적은 영세약국에 대한 조제수가 정책을 회장으로 취임하는 즉시 연구 용역을 맡겨 회원들이 동의하는 지원방안을 도출한 후 이를 조제수가 협상에 준하는 노력으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회원님 손으로 힘있는 대한약사회를 만들어 주십시오!대한약사회는 임원들이 아무리 뛰어난 분들이라고 하여도 결정적인 성과의 순간에는 회원님들께서 함께 참여하여 도와주지 않으면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약국외 의약품 판매 반대 100만명 서명운동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때문에 대한약사회 임원들은 회원은 물론 본인들의 성공적인 회무 달성을 위해서라도 회원님들과의 소통을 기본적, 상시적으로 해야합니다.
하지만 직선제로 뽑힌 김구집행부는 대회원 소통에 너무 태만하였습니다. 의약품 편의점 판매 약사법 개악 사태에 이르러서는 회원 의사는 커녕 임시대의원 총회 결과조차 무시하는 불통의 극치를 보였습니다.
조찬휘 후보는 회원소환제도라는 배수진을 치면서 회원님들과 소통하는 회무를 하려고 합니다.
조찬휘 후보와 함께 약사의 전문성 강화, 국민 건강에 이익되는 범위내에서의 성분명 처방제도로 나아가지 않겠습니까? 구겨진 약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에 동행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회원님들께서 함께 해 주시면 가능합니다. 조찬휘 후보는 상대 후보진영의 우수한 인재와도 함께 하면서 약사직능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재환
2012.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