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경조사비·화환비로 1년 6개월 동안 3천만원?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이봉화 원장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집행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모든 정부기관과 마찬가지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업무추진비는 지침에 따라 정보개발원의 공적업무에 사용해야 하며, 사적용도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업무를 벗어나 과도하게 사용된 내역들이 공개됐다.
전현희 의원(민주당, 보건복지위)이 이봉화 원장이 작년 2월 취임 이후 지난 7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집행한 원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간 동안 집행한 업무추진비는 총 6,700여만원으로 밝혀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관기관 경조사비 및 화환비에 3,000여만원, 대내외업무협의에 2,900여만원, 직원 격려에 800여만원을 집행했으며, 이 중 개인적인 친분과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업무추진비가 집행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조사비 집행내역을 살펴보면, 원장 취임 후 총 157건의 경조사비 지출이 있었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1,400여만원에 달한다. 이 중 개발원과 업무적으로 직접 관련이 없거나 부적절하게 지출된 것으로 확인된 건만 2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명연예인(3명), 서울시 건축관계공무원(2명), 개인적 친분 있는 대학교수(4명), 금융회사 임원(5명), 골프회사 대표, 골프장 감사, 건설사 관계자, 해외건설협회 임원, 농협 임원, 캐피탈 대표, 전직 농림식품부 차관이 포함되어 있다.
또, 이봉화 원장은 부적절하고, 과도한 화환(난)보내기로도 지적을 받았다. 취임 후 총 110건에 걸쳐 화환이나 난을 보냈는데, 이 중 개발원과 업무적으로 관련이 없거나 부적절하게 보낸 사례도 확인된 건만 5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건복지정보개발원과 전혀 업무 연관성이 없는 초등학교 교장, 사학재단 이사장, 신학대총장, 방위사업청장, 권익위원회부위원장, 경찰서장, 전직구청장, 음식중앙회 임원에게 동양란을 보냈고, 기재부(비예산담당), 외교부·지경부·고용노동부, 특임장관실 공무원, 서울시 건축관계 공무원, 서울시 특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에게도 난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저축은행 임원과 서울시 퇴직자 모임회장에게도 보냈다.
특히, 공무원은 승진이나 전보 시 3만원 이상의 난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에게 최소 7만원 이상의 난을 25여차례 보냈으며, 복지부 실장, 국장뿐만 아니라 정보개발원과 업무적으로 관련 없는 과장급 인사에도 축하 난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직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복지부차관을 역임한 이봉화 원장이 개인적인 친분과 인맥 관리를 위해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이라는 평가다.
전현희 의원은 “보건복지정보개발원은 사회복지서비스의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된 신생기관”이라며, “이러한 기관에서 업무추진비가 업무 추진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게 집행된 것은 큰 문제다. 기관장이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나 친분을 위해 국민의 혈세인 업무추진비를 방만하게 지출한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재경
201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