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64% 진료비 보다 7% 조제료가 파탄 근거?"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의사들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모략으로 조제료를 거론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대표 김성진, 이하 약준모)은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이 얘기하는 조제료 삭감 주장은 거짓이며,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남을 모략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15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약준모는 건강보험 재정의 7%를 차지하는 조제료가 건강보험재정 파탄과 국민의료비 상승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보험재정의 64%를 차지하는 진료비를 감추기 위한 모략이라고 강조했다.
의사의 진료비 매출은 25조 8,604억원으로 약사의 조제료 2조 7,037억원을 훨씬 상회하며, 2009년 대비 2010년 더 거둬들인 진료비 매출만도 4조 1,865억원으로 약사의 1년치 조제료 매출을 능가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년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사의 조제료 비중은 감소일로에 있는 가운데 OECD 평균인 17%를 훨씬 상회하는 29%의 약품비 비중은 누구의 책임인가라고 따졌다.
약품비 절감을 조건으로 의사의 진료비 수가를 인상받은 사실이 있는 이상 약품비 처방권을 가진 의사에 의해 약품비는 좌지우지되는 부분이라는 것이 약준모의 주장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의약품 숫자가 우리나라의 경우 1만4,000여개로 주요 선진국의 4~7배에 달해 제네릭 의약품 범람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전의총을 비롯한 의사들은 그 누구도 효능이 떨어지는 의약품에 대한 퇴출 요구를 한적이 없고, 가격대비 효능이 좋지 않은 의약품에 대한 평가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제네릭 의약품 범람과 의사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교묘한 리비에트에 대한 기사만이 무성하게 보도되는 것이 현재 상황일 뿐이며, 의약품 처방에 있어 누구보다도 많은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사용에 대해 전혀 책임을 다한 적이 없다고 약준모는 강조했다.
약준모는 지난 2000년 동아대병원 전공의비상대책위원회가 작성한 '보건의료 재정확충을 위한 약가마진의 환수' 자료를 보면 병의원이 의약분업 이전 보험등재 약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입하고 보험상한가 청구로 생기는 약가마진은 29.4%~57.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약가차액으로 챙긴 이득이 있었기에 의사들은 분업 이전 건강 100~500원의 조제료를 받으면서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왜곡된 주장을 중단하라고 약준모는 강조했다.
진료수가 보전율이 73%라는 점도 반박했다.
주장대로 원가보전도 안되는 진료행위를 하는 상황이면서도 국세청에 일부 신고된 소득만 의사 5만명 이상이 연간 3억원의 소득을 신고하고 있으며, 1999년 IMP 이후 국민연금에 신고된 의사 월소득평균이 284만원임을 감안하면 진료행위로 수익을 내고 있고 원가산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진찰료는 초진 13분 진료로 1만2,530원을 산정하고 재진 9분 진료를 기준으로 8,960원의 진찰료를 보상받는 것이 기준인데 우리나라 의사의 진료시간은 3분을 넘기기 힘들다는 점도 강조했다.
초진은 4배, 재진은 3배가 부풀려 보상하고 있는 셈이고, 이는 원가 73%는 커녕 몇배 이상 높게 보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준모는 의사들이 진료수가가 낮아 진료를 할수록 손해라는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국민을 속이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가 마치 다른나라는 보상하지 않는 부분을 약국에 보상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일본의 경우 조제기본료와 내복약조제료, 제제가산, 둔복약 조제료, 주사제조제료, 국소약조제료, 무균제제조제료, 향정약 조제가산, 약물복용 온라인 관리지도비, 특정약제관리지도 가산 등 수많은 수가가 존재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이런 수많은 수가를 크게 묶어 몇개만으로 보상하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약품관리료를 거론한다면, 병의원에서 수가항목으로 보상받고 있는 병원관리료는 왜 환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약준모는 전의총 성명서에 실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이 모든 주장은 국민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정보를 왜곡하려 언급한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전의총의 반성과 사과를 엄중히 촉구했다.
한편 전의총은 지난 5월 12일 약사의 조제료를 삭감해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발표했다.
임채규
2011.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