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제약사, 리베이트 대국민 신뢰 회복이 '급선무'
국내 의약품시장 영업 마케팅 관행에 '이정표'로 기록될 '쌍벌제'가 1월 28일로 시행 두 달째를 맞았다.
숱한 우려와 기대 속에 쌍벌제가 시행되고 제약사의 영업 마케팅은 이전과는 완연히 다른 방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착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제약사들이 관심을 모은 설 명절 선물 경우 상위 제약사들이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고, 타 제약사들도 함께 하는 분위기다.
영업 현장에서도 변화된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이전에는 명절을 앞두고 환자와 병원직원보다 제약사 영업 인력이 병원에 더 많았을 정도라는 우스개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지만, 이 같은 모습이 완연하게 바뀌었다는 게 제약계의 평가다.
모 병원에서는 리베이트와 연관된 부처에서 제약사 영업사원 가방을 검색(?)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그만큼 정부의 적발 의지(?)도 강하지만,제약사들도 정도영업을 실행하며 몸조심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제약계 내에서는 제약사들이 한층 더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상위 제약사들이 앞장서 주도해 나가야 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시각의 바탕에는 제약계가 이전의 명성을 회복하며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여론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상위 제약사들은 지명도가 높고, 국민들이 사용하는 약의 다수를 차지하는 기업들로, 이들 제약사에서 리베이트가 터지면 자정 정도영업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제약사 고위 인사는 "법이나 규정보다는 자정노력이 중요한 데 최소한 10대 메이커 20대 메이커가 참여해 자정노력하면 된다. 이러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약점을 잡히면 아무 논리도 못 세운다"고 진단했다.
상위 메이커들이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는 강하지만, 실행이 없으면 제약산업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다른 제약사 고위 인사는 "정부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제약사들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온 이유는 영업에서 국민의 신뢰를 못받을 정도로 해 왔기 때문으로 본다"며 "제약사들이 투명하게 정도영업을 한다는 쪽으로 국민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리베이트 근절 바탕 위에 이떤 방식으로든 여론으로부터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글로벌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제약사들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제약사들은 국내에서의 순위 경쟁에 의미가 없다고 할 정도로, 글로벌에 집중하는 상황으로, 잘못된 관행으로는 외국에서 영업 마케팅을 할 수 없고, 이는 해외시장 진출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연구개발에 대한 논의도 이 지점에서 형성되고 있다.
개량신약이든, 신약이든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 없이는 국내 CP 환경 하에서 성장하기도 어렵지만, 외국에 진출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연구개발 투자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도 제약사들이 리베이트에서 벗어나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신뢰를 저부와 국민 모두로부터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지금 상위 제약사들은 대부분 정도영업 방침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본다. 혹 중소형을 포함해 다른 제약사에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를 할 수 있지만, 시장 환경이나 흐름을 볼 때 크게 우려할 만 한 것이 못된다고 본다"며 "의지를 지속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약계 내에서는 정부도 제약사들이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투명화 정착에 나서는 만큼, 어려운 점을 실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제약계 내에서는 병원의 회전일 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었다.(도매업계에서는 이전부터 회전일 단축을 강하게 주장했고, 감사원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한 바 있음)
의약분업 이후 원외는 회전이 90일 이내로 좋아진 반면 원내는 24개월까지 있는 등 제약사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
리베이트가 잘못된 관행으로 척결의 대상이라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 하에서 약가인하를 감내해야 하는 제약사에게 병원의 '장기 회전'도 말이 되지 않는 관행으로, 제약사들만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베이트를 철저히 막는 방향으로 간다면, 다른 불합리한 관행에도 함께 접근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권구
2011.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