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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영부도가 RMS에 대한 경각심 고취?
인영약품의 부도 건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도가 난 이후 제약사와 도매상 혼란은 필수적이지만, 이 혼란이 예사롭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며 오히려 이번 부도가 RMS코리아에 대한 제약사와 도매상의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작용까지 하고 있다.
일단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일부 제약사 피해액이 수십억원까지 추정되는 것을 포함해 상당수 제약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며, 난리가 났다.
경동사에 대한 공급중단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제약사별로 피해규모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할 지 아직 미지수다.
일단 인영약품은 3일 창고에서 약을 방출키로 했지만, 단순히 약 방출일 뿐 근본적인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언제까지, 어떠한 파급력으로 진행될지 모르지만, 제약사들의 시각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40여 업체 이상으로 추정되는 도매상도 마찬가지. 인영약품과 거래한 도매상들이 입은 손실에 더해, 제약사들이 강도 높은 압박(담보)에 나설 분위기가 감지되며,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건이 도매업계 구조조정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이 통폐합을 통해 도매상 수가 150여개로 준 것도, 제약사들이 압박 등을 포함한 여러 외부 환경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80,90년대 초 일본이 제약사에서 마진을 줄였는데 여신 이런 것 때문에 도매상들이 피해를 입었고, 이것이 뭉치는데 작용했다. 우리도 이런 단계로 갈 가능성이 있는데, 문제는 인수합병이 좋은 상태에서 돼야 하는데 이렇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해 도매상들은 일단 다음주 월요일(12월 8일) 모여 대책을 강구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일정 기간 지나면 개별 제약사와 도매상들이 피해를 줄이는 선에서 마무리됐던, 이전의 부도와는 크게 다른 양상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시각은 이 부도에 외국계 투기자본 'MP'가 연결됐다는 점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
이미 유력 도매인 경동사를 인수, 대구 경북지역에 거점을 마련한 상태에서 수도권에 또 하나의 거점을 마련하며, 수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을 계획대로 진행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도매상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또 다른 인수 작업이 진행되면 넘어갈 도매상들이 또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동사를 인수할 줄은 아무도 생각 못했는데, 서울에도 4곳 정도 시도했지만 이들 도매상이 거절하며 홍콩에 보고할 게 없어져 경동사를 택한 것으로 안다”며 “처음에는 현금을 보여주며 인심을 얻어 많은 물건을 들여오고, 다음에 역매품 위주로 나가는 시나리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이야 분노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잠잠해지면 어려운 곳은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다. 작은 도매나 신생도매는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에는 1천억 대 도매상도 나올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인수를 해 1조원을 만든 후 외국자본이나 재벌에 넘기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도매업계에 쥴릭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도매업계가 전사적으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삼성과 연관지어 바라보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1조 정도 만든 후 의약품유통업에 진출한 삼성이나 진출을 타진하는 재벌기업에 넘길 수 있다는 것.
쥴릭으로 넘길 경우에도 파급력은 상당히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RMS코리아가 커지면 도매업계 뿐만 아니라 제약사도 위험해진다“며 ”토종 도매나 제약사를 지키기 위해 은행이나 대자본을 설득해 토종 도매를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투자할 가치가 있는 도매상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권구
200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