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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릭 약속 불이행 수차례 '신뢰있는 기업 맞나'
도매업계와 쥴릭 간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단초는 마진. 쥴릭이 지난해보다 마진은 줄이고, 이 마진을 받을 수 있는 판매량은 늘린 안으로 2007년 계약을 제시하고 있어 도매업소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마진 문제만 연관되지 않았다. 영업수익, 지급수수료 등 쥴릭 경영의 전반을 볼 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도 도매업계를 들끓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력업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지적에 더해 한국에 진출해 한국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으로서 기여도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단 도매업계는 마진인하를 좌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약업신문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쥴릭은 올해(6월 1일-2008년 5월 31일) 월 20억 3,500(부가세 포함)만원 판매시 1.5%, 13억7,500만원 판매시 1.0%, 6억 9,300만원 판매시 0.25%의 마진을 제공한다는 안을 내놨다. 이는 18억 9,750만원 판매시 1.5%, 12억 6,500만원 판매시 1.0%, 6억 3,200만원 판매시 0.5%를 제공했던 2006년보다 마진은 감소하고 판매량은 높게 책정된 수치다.
쥴릭은 지난해에도 2005년(16억 5천만원 판매시 1.5%, 11억 판매시 1.0%, 5억 5,000만원 판매시 0.5%)보다 마진을 받을 수 있는 판매액수를 각각 7%, 8%, 9% 높인 바 있다. 결과적으로 2005년 목표액 대비 올해 목표액은 약 20% 증액되고 마진은 감소됐다는 것.
특히 가장 많은 마진을 받는 판매액수의 도매도, 전국적으로 5-6개 곳 밖에 해당되지 않아 전시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도매업소들은 적자라는 점을 들어 회사사정이 나아지면 마진을 보전해 주겠다며 협조를 요구한 쥴릭으로부터 2005년에도 보상받지 못했다.(2004년 흑자전환) 수차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며 올해도 마진을 내렸다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
도매업소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쥴릭이 지난해에도 쥴릭파마홀딩스리미티드에 마케팅 및 정보지원서비스 등을 제공받은 대가로 지난해 40억1,400여만원의 지급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점. 쥴릭의 지급수수료(2004년 31여억원, 2003년 26억 3,500여만원)는 적자 흑자에 관계없이 매년 늘어났다.
쥴릭이 지난해 보낸 지급수수료 40억1,400여만원은 흑자를 기록한 2005년 37억 1,000여만원보다 많은 액수이자, 지난해 총 수익금액인 212억 5,700여만원의 20%에 해당하는 액수다.
또 인건비인 71여억원(2005년 81억여원 보다 감소)의 50%를 넘는 액수이자, 자본금인 120억원의 30% 이상인 액수다. 쥴릭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떨어졌기 때문에 도매업소들의 마진을 줄였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잃는 대목이다.
협력도매를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으로서, 협력도매 마진은 수년째 내리면서 지급수수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급수수료 문제는 지난해 노조에서도 거론된 문제)
업계에서는 쥴릭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28,711.97%라는 점에 서도 주목하고 있다. 위탁판매라는 점에서 이 같은 부채비율이 나올 수 있지만,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쥴릭이 외자제약사들에게 자신 있게 내세워 온 신뢰성도 의심하고 있다. 약속과 달리 회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 바꾸기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쥴릭은 현 사장이 지난해 도협 황치엽 회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당분간 마진은 내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수장 대 수장’의 약속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마진인하는 약국에 대한 서비스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한 인사는 “도매업소에 대한 쥴릭의 마진이 계속 내리면 도매업소들이 배송이나 다른 부분에서 약국에 대한 서비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쥴릭이 도매업소의 반발에 관계없이 매년 마진을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번만큼은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 계속 손해를 볼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인사는 “당하면서도 말을 못하는 심정이 이해도 가지만, 결국 도매업소들의 의지가 문제다. 계속 손해를 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권구
2007.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