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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마진-권역판매 어떤 결론 제시할까
도협이 정식으로 대웅제약에 정책 시정을 요구하며, 대웅제약 문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도매업계가 그간 대웅정책이 바뀔 때마다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끌려 다닌 면이 있는 상황에서, 한 곳을 제외한 전 협력도매가 도협에 해결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도협이 나서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은, 답변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도협은 개별 거래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부담이 있지만, 위임받았다는 점에서 해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처음으로 협력도매가 한 목소리를 내며 결집했고,유수 도매업소들까지 나섰다는 점에서 고무돼 있다.
특히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협회와 도매업계의 위상을 세우는 차원을 넘어, 거점도매 뿐 아닌, 전 도매에 닥칠 가능성이 있는 제 2,3의 마진인하를 막는 차원에서라도 지나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비추고 있다.
일단 협회는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마진인하와, 지역별 제한 판매 부분에 대해 대웅제약에 시정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이 상태에서 대웅제약이 어떤 결론을 전달할 것인가가 도협 및 도매업계와 대웅제약의 추후 역학구도를 가늠 짓는 관건이 된다.
일단 대웅제약은 ‘정책이 자주 바뀌다 보니 더 불편하다며 도매정책의 큰 틀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매정책이 중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마진과 권역 판매에서 도매업계의 지적을 수긍할 수 없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진=대웅제약이 도매정책을 시행하며 정책이 바뀔 때마다 계속 마진을 인하해 왔다는 것이 도매업계의 지적이다. 9월 1%를 상향조정했지만 이 부분도 8월 하향된 데서 도매업계의 반발로 복귀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현재 대웅제약은 사전 사후%에 정보제공료 등을 합해 10%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상위제약 수준(11%-12%)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황치엽 회장은 “다른 곳보다 더 달라는 것이 아니다. 국내 10대 제약 정도 수준에 못 미치는 마진을 맞춰달라는 것”이라며 “거점도매를 해놓고 오히려 마진을 내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문제는 거점도매만이 아니라 비 거점도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도매업계에서는 더욱이 대웅제약이 DCM을 통한 판매자료를 못 받게 됨에 따라 정보제공료가 삭제될 수도 있고, 이 경우 마진은 9%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자사 마진정책에 일관된 원칙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웅에 따르면 사전 5% 사후 3% 정보제공료 1%에다 3개월 회전시 1달 회전을 당겨줄 경우 실은금리의 배를 준다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 실은금리가 1%였을 경우 도매업계에 제공되는 마진이 2%였지만 지금은 0.5%이기 때문에 1%가 제공된다는 얘기다. 실은금리가 오르면 마진이 상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마진 기준은 은행금리에 준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다소 조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의 이 같은 원칙에 관계없이 현재 마진은 낮다는 것이 도매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고, 타 제약사와 같이 안정적이고 일관된 수준으로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대웅제약이 어떤 결론을 도출하느냐에 따라 양측의 관계는 새롭게 정립될 전망이다.
다른 제약사들도 기본이 있고 기준이 있는데 대웅제약보다 높은 마진을 제공하고 있으며, 회사 원칙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마진이 하향돼 왔고, 타 제약사보다 적다는 것이 도매업계의 시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웅제약은 DCM을 통한 판매자료를 못 받게 됨에 따라 정보제공료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는 점도 문제로 부각될 소지가 많다.
권역판매=대웅제약은 기본적으로 주는 마진은 어느 도매나 같고, 어느 지역에나 다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역을 벗어나 판매한 부분에 대해 인센티브를 인정치 않는 것은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며, 약사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협력도매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본마진은 똑 같은데, 어떤 지역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도매상이 약사들에 대해서 서비스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잘한 사람에 더 주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고 본다.”며 “대웅제약은 최초로 도매기능을 인정하고 맡겼고, 직거래 대 도매거래 비율도 2:8로 역전됐다.지금도 약사와 도매를 위해 미래비전을 위해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력도매는 지역에 따라 판매에 제한을 두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더욱이 지역별 제한판매를 하는 것은 도매업권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업계에서는 오히려 대웅제약에도 불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인사는 “자신이 속한 지역 밖에 큰 거래처가 있는데 이쪽에 아무리 노력해도 권역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인센티브를 못 받는다는 것은 차별이다”며 “ 더욱이 이럴 경우 이 영업사원들이 이 거래처를 등한시하게 될 것이고, 대웅제약에 좋은 얘기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오히려 손해하고 본다.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DCM은 유효한가= 협력도매업소들은 현재 판매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상태다. 이 때문에 대응 정책 정지 내지는 수정 얘기가 나왔다. 대웅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개별약국의 신상정보에 관심도 없고 받고 싶지도 않다. 단지 도매가 해야 할 역할이 물류인데 물류정보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도매상이 약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부분을 DCM을 통해 약국의 해결해주는 경우도 많았다.”며 “강제할 생각은 없다. DCM은 지켜보고 대응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어떻게 될까=대웅제약이 도협이 제시한 마진과 권역판매 부분을 받아들이면 양측은 분란없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할 경우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도협이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으로, 대웅제약이 이를 인식함에도 다른 답변을 내놓을 경우, 혹 전개될 대응을 감수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럴 경우 도협도 원만한 해결 이상의 방법을 불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치엽 회장은 “대웅문제를 비롯해 결집력이 생겼다. 협회와 업계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출발점으로 협회서는 현명하게 처리할 것이다. 큰 도매들도 ‘제약이 왜 이러느냐’.‘이제 나설때가 됐다’,‘이번에 한번 해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전국 도매소들을 모을 수가 있는 힘이 생겼다. ”며 “협회는 개별 제약사와 이해관계는 없지만 2,3의 마진인하를 막고 전 도매업계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협회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협력도매업소들도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 인사는 “올바른 정책이면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대웅제약은 결론을 갖고 원인을 맞추려하면 안된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행동통일을 한 것이다.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문부호도 달고 있다. 도협에 위임했지만,개별 도매업소 모두 같은 생각일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경우 상황에 따라 대웅이나 업계에 일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권구
200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