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사가운 속 넥타이 '세균의 온상'
각종 감염성 질환들의 확산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옷차림에 좀 더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임을 지적한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약사들과도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만은 없는 내용이어서 더욱 시선이 쏠리게 하기에 충분한 대목일 듯 싶다.
이스라엘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학도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뉴욕 소재 퀸즈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있는 스티븐 누르킨 군(27세)은 24일 루이지애나州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美 미생물학회 학술회의 석상에서 이처럼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의사가 착용했던 넥타이의 경우 원무직 등 환자들과 직접적 대면을 하지 않는 다른 직종의 원내 근무자들에 비해 잠복하고 있는 병원체들의 숫자가 무려 8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들이 사용하는 청진기와 서류, 필기도구 등에서 세균이 검출되었음을 입증한 연구사례들은 일부 있었지만, 의사가 착용했던 넥타이에서 세균을 검출하는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사들이 착용했던 넥타이에 주목한 이유로 누르킨 군은 "이스라엘에서는 의사들이 넥타이를 착용하는 일이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넥타이에서 세균이 검출된 사유로 누르킨 군은 "의사가 착용한 넥타이는 환자 또는 그들이 사용하는 침구류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의사들이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거나 치료를 행한 후 통상적으로 손을 씻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손을 씻은 후 넥타이를 고쳐매는 과정에서 의사들의 손이 다시금 오염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그의 연구팀은 항상 환자들과 대변하는 의사들이 착용했던 42개의 넥타이와 원내 보안경비업무 담당자들이 착용했던 10개의 넥타이를 수집한 뒤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통해 증식을 진행 중인 세균들의 숫자를 확인하는 작업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사들이 착용했던 넥타이의 경우 전체의 50%에 가까운 20개에서 황색포도상구균, 그람음성균, 폐렴간균, 녹농균, 아스페르길루스균 등 다양한 병원체들이 검출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12개 넥타이에서, 그람음성균은 5개 넥타이에서 각각 검출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보안경비직원들이 착용했던 넥타이에서는 단 1개에서만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해 양성반응을 보인 것이 전부였다.
다제내성균들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검출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 누르킨 군의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경우 전체 환자들의 5~10% 가량이 원내에서 각종 감염성 질환들에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10%라면 줄잡아 200만명을 상회하는 수준.
이로 인해 매년 90,000여명이 사망하고, 45억 달러의 의료비가 지출되고 있는 형편이다.
누르킨 군은 "전문직 종사자다운 분위기를 풍기게 하고, 환자들의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의사들이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으로 사료되지만, 문제는 넥타이의 세탁횟수가 의사가운 등의 의류들에 훨씬 못미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질병감염을 막거나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나비넥타이를 착용하거나, 넥타이핀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누르킨 군은 피력했다. 아울러 넥타이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오염된 균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인 품질좋은 스프레이형 합성세제를 자주 뿌려주거나, 아예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도 현명한 대안으로 꼽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그의 연구팀은 보다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훨씬 많은 숫자의 표본을 수집해 후속연구를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규
200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