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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14곳당 도매 1개-유통개혁 시급
갈 데까지 갔다. KGSP 적격지정을 받은 도매업소가 1,400개를 넘었다. 약국 14곳 당 1개 도매상 꼴이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목소리와 난립으로 발생하는 난맥상을 방지하기 위한 대수술이 필연적이라는 목소리는 그 자체로 타당성을 갖는다
▶난립, 무엇이 문제인가=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집계한 의약품도매업소 GSP 지정현황(2004년 6월 14일 기준)에 따르면 KGSP 적격업소로 지정된 곳은 현재 총 1,406개소에 이른다.
지난 1996년 6곳이 처음 지정된 후, 2000년까지 총 128곳이 지정 받았다.
그러나 2002년 GSP 적합판정을 받아야만 도매업 허가를 얻어 의약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무려 647개 업소가 지정받았다. 이처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도매업소 시설기준 폐지에 기인한 면이 크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증가가 문제되는 부분은 경쟁에 따라 필연적으로 폐해가 양산된다는 것이다.
업계 고위인사는 “ 경쟁이 격화되면 거래질서가 무너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경쟁수단의 첫 번째가 가격이기 때문이다”며 “ 죽기 살기로 싸우며 발전보다는 공멸의 방향으로 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도매업계에서는 입찰시장이나 약국시장이나 과열경쟁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을 차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격경쟁에 나서다 보니 기존업소들도 동참, 과당경쟁이 일어나며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업소 난립은 물류 현대화를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업소수 증가는 법에 의한 것이지만, 당장의 현실은 선진화 추진 불가능 쪽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난립은 방지되나= 더욱 큰 문제는 이 상태로 진행될 경우 도매업소수는 더욱 늘어나게 되고,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약품유통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며 무너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시설면적 기준 강화 주장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받아들여질 경우 지금까지와 같은 진출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하지만 법에 의해 진입, GSP적격지정을 받은 업소들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도매업 진출 자체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며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인사는 “ 정부에서는 도매상 난립으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폐해가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매업 난립으로 무너지는 업소가 속출하는 것도 아니고,나름대로 이익은 내고 있기 때문에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폐해는 나타나고 있고, 더욱이 계속될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한 더 심각한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며 “ 곪아 터질 때까지 기다렸다 터진 후 조치가 취해지면 더 큰 혼란만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GSP도 마찬가지. 난립과 관련, 주장이 엇갈린다.
우선 최근 GSP 적격지정을 받은 업소들의 면면을 보면 평균 20평-25평 정도( 3-5평도 있는 것으로 알려짐)로, GSP가 영세신규도매를 합법 양산하는 면이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여기에는 몇 품목을 갖고 하는데 클 필요도 없고, 그 수준에 맞춰 GSP를 갖췄다는 반대 논리가 뒤따른다.
현재 GSP규정은 너무하게 타이트하게 짜여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천품목을 갖춘, GSP에 상당비용을 투입한 도매업소들 경우는 규정을 일일이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
더욱이 실사는 대개 이런 업소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정부 방침에 맞춰 제대로 갖춰 놓고도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 제 기능을 갖추지 못한 신규 도매업 진출을 제어하기 위한 시설면적 기준강화와 함께 GSP기준 강화를 거론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기인한다. GSP에도 모순이 있다는 시각이다.
▶유통개혁 필수=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시설면적과는 별도로 의약품유통정센터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단 복지부 예산에 운영비가 30억 포함돼 추진은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복지부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도매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구매카드 수수료율이 1%를 넘을 경우 제약사들의 저마진, 도매업소들의 경쟁과열 등으로 1% 장사가 힘든 도매업계에서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다른 인사는 “ 도매업소가 부담할 수수료가 1%를 넘으면 현재 마진에서 1% 더 받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0.5% 이하면 가능할 수 있다”며 “ 제약사는 현재 요양기관 평균 회전일인 200일보다 훨씬 빠른 두달 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이다. 제약사가 일부 부담해도 제약사는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제약사와 도매업계가 이런 점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공동물류와 관련해서도, 직불제 폐지로 물류조합도 ‘건보법’에 있을 이유가 없는 만큼 약사법 등에 근거규정을 두고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권구
200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