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OTC 시장규모 한해 50억 달러
오늘날 미국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고 다양한 의약품들이 의사의 처방전을 필요로 하지 않는 OTC 제품으로 발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OTC 의약품들은 대다수의 미국 성인들에게 신이 내린 선물(godsend)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실제로 이제 환자들은 고열, 통증, 가려움증, 복통 등 갖가지 질병들에 대해 구태여 의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치료제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OTC 의약품들은 처방약에 비하면 가격부담이 한결 덜한 것이 통례이다.
이와 관련, 오늘날 미국의 연간 OTC 제품 소비액은 50억 달러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FDA에 따르면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여드름 치료제에서부터 체중감소제에 이르기까지 총 80종을 넘는 다양한 치료제군별로 OTC 제품들이 발매되어 나오고 있다.
FDA 산하의 약물평가연구센터(CDER)는 OTC 제품들의 정의를 ▲효과가 위험성을 상회하는 제품 ▲오·남용 가능성이 낮은 제품 ▲환자들이 자가진단한 질병들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 ▲제품라벨을 통해 충분한 설명이 제공되는 제품 ▲효능·안전성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이 필수적이지 않은 제품 등 5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조지아州 사바나 소재 사우스大 약대에서 약국실무를 강의하고 있는 에밀리 에반스 교수(임상약학)는 "CDER의 가이드라인이 OTC 제품을 복용할 때는 처방약에 비해 주의를 덜 기울여도 무방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OTC 제품들의 경우 최근까지도 처방약으로 발매되었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령자, 현재 처방약이나 다양한 OTC 제품들을 복용 중인 환자, 고혈압·천식 및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들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펜히드라민, 이부프로펜 등 가장 안전한 OTC 제품으로 꼽히는 약물들도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의사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이라는 책의 저자로 코네티컷州에서 활동 중인 패트 캐롤 간호사도 "OTC 제품들이 지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에반스 교수의 지적에 공감을 표시했다.
캐롤 간호사는 "가령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최대용량을 사용하는 경우는 축농증, 감기, 알러지 등으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두알을 복용하는 등 그렇지 못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아세트아미노펜 두알이면 1일 5㎎에 해당하는 용량이어서 1일 권장최대치인 4㎎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 2002년 공개되었던 아세트아미노펜 독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해 458명 정도가 아세트아미노펜 부작용 때문에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에반스 교수와 캐롤 간호사는 OTC와 처방약, OTC와 천연물 요법제(herbal remedies), 처방약과 천연물 요법제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망했다. 한 예로 마늘 제제는 항경련제의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갱년기 증상 개선용도로 쓰이는 블랙코호시(black cohosh)는 항고혈압제의 작용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
캐롤 간호사는 "아무리 경증(輕症)이라고 하더라도 약국에서 OTC 제품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약사에게 자문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덕규
200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