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외자제약사 전문약 아성 ‘흔들 흔들’
외자 제약사들을 둘러싼 기운이 심상치 않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을 무기로 승승장구했으나 최근 들어 외부압박이 가해지며 더 이상 지속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추세로 나가고 있다. 당장 올해만 해도 몇몇 외자 제약사들은 그간 일궈 온 고도 성장세를 잇지 못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압박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선봉에 선 곳이 의약품도매업계.
외자사 거대품목의 특허만료를 기점으로 움직이기 시작, 현재 해당시장의 추를 상당히 돌려놓고 있다.
특히 국내 제약 살리기, 건강보험재정 절감 등과 함께 쥴릭 및 아웃소싱제약사들과 맞물린 생존권 및 업권수호라는 절박함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실제 ‘노바스크’ 개량신약 및 ‘아마릴’ 제네릭 출시를 전후로 전개되기 시작한 도매업계의 국산약 애용운동은 상당수 병원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약국쪽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도협이 전국 주요 약국 주력 중대형 11개 도매업체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10월말 현재 지난 8월말 대비 노바스크 매출은 62.7% 감소했다. 아마릴도 39.4% 감소하는 등 도매업소에서 개량신약 및 제네릭에 크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바스크는 9월말 기준으로 전월대비 61.1%, 10월말 기준으로 전월대비 4.1% 줄었고, 아마릴도 각각 30.80%, 12.46% 줄었다.
반짝 교체가 아니라 지속적인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을 기점으로는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병원쪽에서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그간 개원의 중심으로 처방변경이 이뤄지는 추세였으나 대학병원에서도 국산 약과 병용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급기야 세브란스병원은 아예 국산약 단독사용쪽으로 선회했다.
현재 비슷한 규모의 모 병원도 병용사용을 결정, 원장 재가만 남았고, DC에서 저울질 중인 병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국산약을 입점시키거나 단독사용하는 종합병원들과 개원의들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 종합병원 쪽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도매업계는 3차 병원쪽에서 발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보험재정 절감과 국내 제약에 무게를 실어주는 고가약 억제책, 개량신약과 제네릭 출시 이후 시장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의 강화된 마케팅, 지속된 경기침체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등으로 해당 제약사들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노바스크와 아마릴은 한국화이자와 한독약품 매출의 각각 60%,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품목이기 때문.
진행상황을 볼 때 향후 강도를 더해가며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에서 외자사 매출 1위, 2위(2003년 기준)인 이들 제약사들은 고도성장 뿐 아니라 매출순위 고수도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들 제약사 뿐 아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및 제네릭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비를 투입, 출시될 제품들이 상당수인 데다, 고가약 억제정책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수 외자제약사가 영향권 내 들어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의 교체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 경우 다른 제품쪽에서 출시될 제네릭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간 순탄하게 달려온 오리지날 제품의 입지 약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 후년을 기점으로 출시될 신약 개념의 제품도 마찬가지.
업계에서는 이들 중 일부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외자제약사들과 경쟁목록에 들어갈 제품으로, 외자제약사들의 일방통행을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외자제약사 대부분에서 수개의 전문약만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자제약사들을 더욱 압박하는 요인이 도매업계의 움직임.
현재 특허만료된 의약품을 대상으로만 진행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외자제약 제품 다수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의 밑바탕에는 쥴릭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현재 도매업계는 쥴릭의 영업을, 도매업계를 종속화시키는 독점적 우월적 영업으로 규정하고 업권수호에 돌입한 상태로, 쥴릭에 참여한 아웃소싱제약사들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도매업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이들 제약사들이 쥴릭에 독점유통하며 도매업계의 마진은 준 대신 쥴릭과 아웃소싱제약사들의 이익과 매출이 급격히 늘며 국내 제약사와 도매업계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
실제 도매업계 일각에서는 쥴릭에 독점유통을 준 외자제약사들에 쥴릭의 영업 및 유통시장에서의 문제점을 고지하고,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서서히 부각되는 상황이다.
국산약 장려 운동의 이면에는 국내제약 살리기, 보험재정 절감과 함께 생존권 문제도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특정 아웃소싱제약사 제품에 대한 국산약 및 저가약 사용운동은 강도를 높여가며 계속될 것이고, 이는 이들 외자제약사들의 입지 약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외자사들의 고자세에 대한 반감도 있지만, 앞으로 쥴릭에 독점유통을 하는 제약사 제품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구
200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