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인터뷰> 美 암학회 젊은과학자상 수상자
한 연구실서 6년 연속 수상자 배출 진기록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생화학연구실(지도교수 서영준)이 6년 연속 美 암학회 연례 학술대회 '젊은과학자상(Young Investigator Award)' 수상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에 5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세운 천경수 박사(현재 美NIEH 포스닥 중)를 포함 4명이 수상한데 이어, 금년에도 책임연구원인 나혜경 박사(37세, 여)가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에서 박사과정 장학생으로 유학 온 조이뎁 쿤드씨(36세, 남), 그리고 박사과정의 이정상씨(30세, 남)까지 3명이 동반 수상한 것.
서영준 교수는 "무엇보다 그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해 온 이들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고, 외국 유학 선호 풍조가 강한 우리나라 문화를 생각할 때 이들처럼 국내에서도 좋은 연구 성과를 거두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있다는 선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 수상자들은 오는 4월16일과 17일 미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되는 미국암학회 연례학술대회에 참가해 수상하게 된다.
한 연구실에서 암이라는 하나의 적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씨름해 온 이들 3人의 3色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상자 3人, 3色 인터뷰
나혜경 책임연구원 "식품 통한 암 치료연구 매진할 것"
나혜경 박사는 배양된 인체유방상피세포에서 녹차에 함유된 EGCG 성분의 항산화효소 발현을 통한 암 유발 억제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로 금번 세 번째 젊은 과학자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미 탁월한 항산화 및 항암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EGCG성분이 NRF-2 인자를 활성화시켜서, 인체유방상피세포의 항산화효소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기전을 세포수준에서 규명함으로써 암의 초기 발생단계에서의 저항력을 길러주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한단계 진척 시킨 것.
"처음에는 식품영양학 전공자로서 식품을 통한 암 치료 연구에 관심을 가졌었고, 이 분야에서 서영준 교수님을 만나게 됐죠. 학문 영역에 관계없이 내가 바라는 연구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이고 지금의 연구환경에도 더없이 만족합니다."
나 박사는 앞으로 지금의 연구내용을 유방암 분야의 동물모델 분야로 발전시켜갈 예정이며, 암 치료분야에 대해 자유롭게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정착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조이뎁 쿤드 "좋은 연구 기회 준 한국에 감사"
"개인적으로 열심히 연구한 내용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더없이 기쁘지만, 이는 서울대에서 연구할 기회가 주어진 덕분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결과인 만큼 한국인과 한국정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먼 이국땅 방글라데시에서 다까 대학교 약화학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중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서울대학교에서 지원하는 외국인 박사장학생 과정을 통해 서영준 교수와 연을 맺은 조이뎁 쿤드씨.
쿤드 씨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적포도주에 함유된 물질의 피부암 예방 효과에 주목, COX-2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을 마우스 피부모델(in vivo)에서 최신 기법을 포함한 다양한 증명 방법을 통해 입증한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고, 앞으로 지금까지의 연구를 molecular mechanism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특히 한국의 과학연구 수준이 근래 10년 사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고, 서영준 교수의 지도와 랩 동료들, 한국 음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만족한다며 자신의 한국행 선택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정상 씨 "완벽한 연구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서울대 농생대 출신인 이정상 씨는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대장암의 발현과정을 단계별로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 이를 통해 셀레콕티브가 발암을 억제하는 기전을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아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미 상당한 효과가 입증된 COX-2 억제 항암치료제 셀레콕티브의 작용 기전을 연구한 것이지만, 그가 개발한 쥐를 통한 관찰 모델은 그 동안 시도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연구 성과로 평가되고 있는 것.
최근 이 씨는 그 동안 국내에서 진행한 연구를 최종 마무리하기 위해 미국 위스콘신 대학으로 건너갔다. 쥐에 약물처리를 통해 암을 유발시켜 진행해 온 연구를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마우스에서 최종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머나먼 이국땅으로 날아간 것이다.
그는 이번 미국 유학을 통해 이 연구를 마무리 지음과 동시에 위암 발생 원인의 하나로 예상되는 헬리코박터균을 방어할 수 있는 효소에 대한 검증 연구도 진행하고, 귀국 후 서영준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정준
200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