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수입식품 상대적 우대 "야속"
“헷갈리고, 야속하고~”
표시기준, 광고심의기준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표시기준을 적용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식약청과 기능식품협회 사이의 법 해석도 다르다는 것. 게다가 국산품에는 사용할 수 없는 단어들이 수입품에는 버젓이 사용되는 예도 있어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명 선정에서부터 운신의 폭이 좁다보니 제품을 차별화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표시기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업계가 지적하는 표시규제의 문제점은 △이해가 혼란스러운 법규정 △유관기관 사이의 의견차이 △수입품과의 차별문제 △특허권, 상표권 사용의 제약 등 크게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규정 자체가 건기법 상의 건강기능식품의표시기준에 포괄적으로만 정의되어있을 뿐 명확한 기준이나 사례들이 적어 몇 번씩 반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식약청과 협회사이의 입장도 다른 경우가 있어 혼란이 온다는 것.
게다가 제품명이 이미 정해져 들어온다는 특성상 까다로운 표시기준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제품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단어들이 수입품의 제품명에는 버젓이 들어가 있는 경우도 많다.
또 유지하는데 만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상표를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사례도 적잖이 발생하기 때문에 애써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상표권을 유지할 필요성도 적어진다.
업계의 관계자는 “한마디로 차, 포 떼고 장기두는 격”이라며 “이미지를 차별화할 수 없고 제품명을 각인시킬 수 없는 지금상황이야말로 저가경쟁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 표시기준 이해하기 너무 힘들다
업계가 첫 번째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표시기준을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의표시기준 상에 포괄적으로 정리된 내용만 존재할 뿐 업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기준도, 사례도 실종된 상태기 때문.
실제로 건강기능식품의표시기준 제6조 라항 ‘허위․과대의 표시․광고에 해당하는 표현이나 다른 건강기능식품과 오인․혼동할 수 있는 표현을 포함하여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엄청나게 큰 위력을 갖고 있지만 이를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품목신고 담당자들의 하루일과는 ‘건강기능식품 인허가 현황 조회’사이트를 이용해 제품명을 검색하는데서 시작된다.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품목군에 사용된 명칭들을 검색하기 위한 것.
그나마도 품목신고 건수가 많은 일부 인기제품은 사례를 모을 수 있으니 다행.
건수가 적은 경우는 참고할 수 없는 사례가 거의 없고 조금만 창의성을 발휘해 제품명을 만들면 반려되는 경우가 많아 공전상에 나와 있는 기능성내용, 품목명, 회사명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편하게 만든 명확한 기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준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 식약청이 맞나? 협회가 맞나?
식약청과 협회사이의 해석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같은 문구, 같은 단어를 질의한다 하더라도 식약청과 협회의 답변이 제각각인 경우가 있어 업체들의 혼란이 가중될 뿐 아니라, 자칫 이 같은 틈새를 악용한 부적절한 상술이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식이섬유보충용제품의 경우가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일례가 된다.
현재 건기법은 식이섬유보충용제품에 ‘체지방 분해’라는 기능성 문구를 삽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르시니아캄보지아껍질 추출물을 함유하도록 되어있고 이 물질의 상한치를 5g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건기법 이외에도 1.8g이라는 하한치를 내부적으로 설정하고 있어 가르시니아캄보지아껍질 추출물이 함유되어도 1.8g이하일 경우는 체지방 분해기능을 표시할 수 없다.
문제는 이같은 내부 방침을 습득하지 못한 기능식품협회는 하한치와 상관없이 함유여부만을 놓고 표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식이섬유제품을 대체 생산했던 OEM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식약청에 주로 질의를 던지는 OEM 업체와 기능식품협회에 주로 질의하는 유통업체 사이의 의견차이가 이런 곳에서 발생한다”며 “이런 틈새가 존재하는 한 편법이 만연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 수입품은 되는데 우리는...
국내 제품과 수입제품의 차별 문제도 불만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수입품의 경우 이미 국외에서 사용하는 제품명이 있기 때문에 식약청이 이러한 제품명까지 터치하기가 곤란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제품명부터 깐깐한 법적용을 받는 국내 제품들에 비해 수입품의 제품명이 세련되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일례로 여성, 남성, 학생, 수험생 등 특정 집단을 지칭하는 단어의 경우 제품명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수입품들의 경우 For man, Women, teens 등의 단어를 사용한 예를 곧잘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제품 포장 박스에 작은 글씨로 “여성을 위한...” 등의 문구를 이미지 처리한 경우가 있지는 이는 제품명으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은 제품의 이름이 곧 판매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최근에는 원하는 제품명을 얻기 위해 해외 OEM을 이용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상표는 없다
제품의 이미지 제고와 차별화를 위한 상표도입도 쉬운 상황이 아니다.
몇몇 대기업이 상표를 도입해 제품을 브랜드화 하려는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상표의 느낌이 조금이라도 과장됐거나 의약품 분위기가 나면 이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최근 브랜드를 도입하고 제품명이 이를 사용한 한 업체는 식약청으로부터 불가판정을 받았다. 이유는 브랜드명에 치료의 이미지가 풍긴다는 것. 브랜드 도입과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였던 이 업체는 결국 상표를 포기하는 쪽을 선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과장됐거나 의약품의 분위기가 난다는 이유로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품명을 포기하고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상표를 개발해도 이 같은 상황이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200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