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변경
약국에서의 불용재고약 누적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변경이라는 것에 많은 약사들이 동의할 것이다.
의사들의 잦은 처방약 변경 사례와 대안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의사들이 자주 처방약을 변경하는 사례를 고찰해 보았다.
2005년, 보험의약품의 소포장생산 및 유통실태분석자료 (엄태훈)논문에 따르면 매달 약국에 처방 나오는 평균품목이 346.48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신규진입 품목이 101개, 퇴출품목이 105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약국에서 신규품목 진입률 29.2%에 기존품목 퇴출률 30.3%로 큰 규모의 처방약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본인이 2005년에 쓴 의약분업 전후 제주도 약국의 처방의약품 구비 및 조제실태 분석 논문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 사용되던 의약품의 경우 의약분업이전 1,267성분 2.451품목(주사제포함)이었지만, 분업이후에는 무려 70.3% 늘어난 2,451성분, 4,175품목(주사제제외)으로 늘어났다. 이 자료를 보면 성분 수 증가율보다 품목 수 증가율이 훨씬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의료기관 처방약 중단에 대한 사유를 조사한 결과, 의약품의 품질 때문에 처방이 중단되었다는 비율은 1.9%로 가장 적었고, 의료기관의 단순한 처방회사 변경 때문에 처방이 중단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78.8%를 차지하였다. 이는 의료계에서 주장하고 있듯이 의약품의 품질 때문에 처방이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제약회사의 변경이 주원인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의료기관에서 자주 처방변경이 되는 효능군을 조사한 결과, 해열.진통소염제가 9.2%, 혈압강하제 9.2%, 제산제 9.2%, 당뇨병용제 6.4%, 진해거담제 6.1%, 소화성궤양용제 6.1%, 건위소화제 6.1% 등 7개 효능군이 52.4%를 차지하였고, 구체적으로 처방변경이 되는 성분을 조사하였다.
당뇨병용제의 경우 7종 성분에 8개 제품에서 6종 성분에 17가지 제품으로 변경이 되었으며, 그 내용을 보면 글리메피리드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혈압강하제의 경우 에날라프릴 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된 경우와, 펠로디핀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항생제의 경우 세파클러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이 된 경우이며, 아목시실린과 클라블라닉산 복합제성분이 제네릭제품으로 변경이 된 경우였다.
기타 화학요법제의 경우, 항진균제인 플루코나졸 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이 된 경우와, 이트라코나졸 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이 된 경우였다.
해열진통소염제의 경우 아세클로페낙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이 되었다.
기타 순환기계용약의 경우 암로디핀 성분이 제네릭 제품으로 변경이 된 경우였다.
의료기관의 잦은 처방변경과 재고약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빈도 재고 효능군을 비교하였는데 해열진통소염제 효능군이 10.8%로 가장 많았고, 혈압강하제 8.7%, 제산제 8.7%, 소화성 궤양용제 6.7%, 당뇨병용제가 6.7%로 나타났다.
이는 처방변경 효능군과 재고약효능군이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의사들의 잦은 처방변경을 억제하지 못하면 약국의 재고약 누적은 해결할 수 없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약국의 재고약 누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자주 처방변경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에 해법을 맞추어야 한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처방약목록을 공고하여 처방약 ‘바꾸는 것’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현행약사법 제22조의2항 ‘처방의약품의 목록작성’ 조항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당해 의료기관에서 처방하고자 하는 의약품의 목록을 의사회분회 또는 치과의사회분회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따라 적정품목의 지역처방의약품 목록과 지역처방의약품 목록범위 안에서 조정된 의료기관별 처방약 목록을 제공하여 약사회와 품목 수 조정을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처방약을 변경하거나 추가 시에 30일간의 간격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현행 법률에 처방약 변경을 억제하는 장치가 있음에도 사문화 되고 있으므로 이를 실효성이 있도록 미 이행에 대한 강제조항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대체가능 의약품 목록을 제정하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다빈도로 처방약이 변경이 되는 의약품의 효능군과 품목을 제정하여 이 목록에 수재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대체조제 절차를 간소화 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동일성분의 동일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복합성분이라는 이유로 처방 변경을 해야 하는 의약품에 대한 대체의 길을 터놓고, 의료기관에서 처방약을 변경 하더라도 환자를 위해서 대체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셋째, 위탁생동성품목간의 대체조제 절차를 간소화 한다.
2005년 12월말 현재 생동성 인정품목의 현황을 보면 3600품목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60~70%가 위탁생산을 통하여 생동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위탁생산을 통한 생동성 인정제품 간 대체조제절차를 간소화거나 폐지해야 한다. 동일회사에서 생산된 동일제품이지만 제품명만 다른 경우이므로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내용 약효가 다르거나 생동성이 다르다는 주장을 극복할 수 있으므로 실효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편집부
200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