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민간의료보험료 평균 20% 가파른 인상
오는 2014년부터 오바마 정부의 의료보험 개혁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액이 평균 20%에 육박할 만큼 가파르게 인상됨에 따라 더욱 열악한 현실을 향해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소도시 멘로 파크에 소재한 시장조사‧여론조사기관 카이저 패밀리 재단이 지난달 말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은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화와 우편을 통해 지역별 대표성을 띈 18~64세 연령 사이의 표본샘플 총 8,499명을 선정한 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조사에 응한 이들은 총 1,03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사작업은 의료보험 개혁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19일부터 4월 2일에 이르는 기간 동안 진행된 것이었다.
여기서 편의상 “민간의료보험”으로 옮긴 보험상품(non-group 또는 individual insurance)은 직장의료보험 가입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나 고령층이 주로 가입하는 것이어서 성격상 우리나라의 지역의료보험과 상당부분 오버랩되는 개념이다.
참고로 현재 미국에서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은 65세 이상의 고령층만도 약 1,4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자들 가운데 전체의 77%가 이전에 비해 오른 민간의료보험료를 청구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이로 인해 16%의 응답자들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으로 갈아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보험료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탄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예전에 비해 보험적용의 폭이 줄어든 현실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의료보험을 바꾼 가입자들 중 49%는 “이전에 비해 혜택이 못미친다”고 답변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응답률 11%를 훨씬 상회했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 가운데 한가지 보험상품에만 가입되어 있는 이들은 전체의 57%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한해 동안 부담하고 있는 보험료는 평균 3,606달러로 조사되어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의 지난해 평균 부담액 4,824달러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보험혜택이 본인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상품일 경우 연평균 보험료는 7,102달러였다.
연간 소득공제 혜택의 경우 26%는 5,000달러 이상, 6%는 10,000달러 이상이라고 답했다.
연평균 공제금액을 보면 2,498달러(본인만 해당시 2,959달러‧다른 가족 해당시 5,149달러)로 나타나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의 634달러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은 액수를 보였다.
그러나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과 비교했을 때 의료비 부담에 대한 걱정과 부담감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의 40%가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청구된 치료비를 부담할 여력에 대해 “상당정도 확신하지 못한다”거나 “전혀 확신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아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에 비해 2배 정도 높게 나타났을 정도.
반면 치료비 부담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은 17%에 불과해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의 36%를 크게 밑돌았다. 마찬가지로 중질환(a major illness 또는 injury)이 발생했을 때 치료비 부담에 대해서도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은 51%가 “자신없다”고 밝혀 직장의료보험 가입자들의 26%와는 격차가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응답률은 실제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의 경우 지난해 본인 또는 가족이 비용문제로 인해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들이 22%에 이르렀으며, 20%는 약제비 부담으로 처방받은 의약품을 구입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지병(a pre-existing condition)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의 경우 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처방약을 구입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비율이 각각 31% 및 28%에 달해 지병이 없는 그룹의 15% 및 14%를 2배 정도 상회했다.
이 때문에 38%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은 보험회사들에 대해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보험혜택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지적이 31%, 예상했던 보험혜택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22%, 특정질환에 대한 보험혜택이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했다는 언급이 7%로 집계된 것.
한편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 가운데 47%는 본인 또는 혜택이 적용되는 다른 가족이 한가지 지병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키는 보험상품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힌 경우가 49%에 달해 지병이 없는 그룹의 27%와는 상당한 차이가 눈에 띄었다. 중병에 걸렸을 때 혜택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 또한 지병이 있는 그룹은 62%가 털어놓아 지병이 없는 그룹의 48%를 훨씬 웃돌았다.
같은 맥락에서 지병이 있는 그룹은 청구한 보험금을 지급받을 때 한가지 이상의 문제에 직면했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이 49%,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했다는 응답률이 21%로 나타나 대조그룹의 3%와는 현격한 격차를 드러냈다.
이밖에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사유를 살펴보면 45%가 “소규모 자영업자이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25%는 “배우자가 직장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만 본인은 적용대상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4%의 응답자들은 앞으로 1년 이상 현재의 민간의료보험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54%는 설령 원하더라도 다른 보험상품으로 갈아타려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의료보험상품을 갈아타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답변한 사유로는 “지병”이 42%, “지금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지불하는 상품을 찾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 26%, “새로운 상품을 찾기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 18%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덕규
201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