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사업장, 예술 공간으로 탄생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은 지난 28일 ‘APMAP(에이피맵) 2013 osan -REVERSCAPE’개막식을 열고, 오는 11월 3일까지 경기도 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일대에서 현대미술 기획전시를 진행한다.APMAP 2013 osan - REVERSCAPE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4년간 이어지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APMAP(amorepacificmuseumofartproject)중 첫 번째로 열리는 전시다. 이 프로젝트는 매년 새롭게 기획되어 2013년 오산(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2014년 제주(오설록 서광다원), 2015년 용인(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2016년 서울(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등 여러 사업장을 순회하며 릴레이 전시로 진행된다. APMAP은 그 과정에서 각각의 공간의 특성에 맞는 주제를 선정하여 작품을 전시한다.REVERSCAPE는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서 개최되는 이번 APMAP 프로젝트의 전시 주제어로, 반전을 뜻하는 영어 단어 ‘reverse’와 풍경을 뜻하는 접미사 ‘-scape’를 조합한 것이다.
화장품이 생산되는 일상적인 장소(뷰티사업장)를 예술적인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번 전시회는 이를 통해 건축, 공간, 기억 등에 관한 기존의 관념을 바꿈으로써 개인과 공동체의 경험을 새롭게 탄생시키고자한다.주목받는 미술가, 건축가로 구성된 14팀의 작가들은 전시가 이뤄지는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작가들이 얻은 영감은 작품 구상부터 현장 설치에 이르는 전 과정에 반영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한 달여간 설치된 미술품은 야외작품 13점과 갤러리 내부에 전시된 전시작품 3점 등 총 16점이다.건축협업그룹 AnLstudio는 이번 전시에서 보일러관으로 주요 사용되는 건축부자재 PE-Xa 파이프를 이용해 파빌리온을 만들었다. 뷰티사업장의 구내 식당과 마주 보는 위치에 설치된 이 작품은 사람들이 모여 서로 시선을 마주치고, 담소를 나눌 장소를 제공하여 공감과 소통의 장이 되고자 한다. 건축협업그룹 AnLstudio는 2010년 한국 최초로 유럽디자인계의 최고 권위상인 ‘레드 닷 어워드(Red Dot Award)’ 건축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공장이라는 공간과 화장품이라는 생산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도 있다. 정승 작가는 대량생산품인플라스틱박스 450여 개를 쌓아 만든 미디어 설치 ‘Over the Hill’을 제작했다. flyingCity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공병 수집 캠페인을 통해 모인 공병을 활용하여 움직이는 나무형태의 ‘Recycling Monster’를 제작했다.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는 두 곳의 실내 갤러리가 있는데, 이곳은 공장 부지 조성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하여 문화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만들어졌다. 그 중 ‘갤러리 2’에는 강영민이 거대한 미디어 작품을 설치했다. 2013년 2월부터 강영민은 철거 예정인 아모레퍼시픽의 신용산 본사를 주제로, 곧 사라질 사옥의 흔적을 수집했다. 1층부터 9층까지 텅 빈 벽면 전부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버려진 물품만 1톤 트럭 2대 분량을 수집한 강영민은 여러 사람의 기억을 재구성하여, 하나의 공간을 공유한다는 경험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승창 관장은 개막식에서 “이번 기획전시는 평범한 작업 현장에 작가들이 직접 찾아감으로써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다”며 “APMAP을 통해 작가들을 지원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이번 전시회의 관람은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관람객의 설명을 돕는 전시 설명 ‘Art Trek’도 하루 다섯 차례에 걸쳐 운영된다. 김용관 작가와 함께하는 Art Making 등 전시회 관련 정보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홈페이지(museum.amorepacific.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한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서성환 선대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1979년 태평양박물관으로 시작하였으며 2009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미술관으로 전시와 연구, 출판활동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서울 신용산에 2017년을 목표로 새로운 미술관의 건립을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David Chipperfield가 설계하는 미술관은 고미술품 전시는 물론,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전시, 한국과 외국의 현대미술품 전시를 펼쳐 보일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된다. 다채로운 미술관 교육을 실현할 중소형 시설과 대형 강당이 설치되며, 미술전문 아카이브를 통해 연구자에게 기여할 공간도 갖추게 된다.
안용찬
201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