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않는 새는 울지 않는다..항우울제 먹은 새도
하수처리장서 서식하는 찌르레기 구애기간 행동변화 관찰
입력 2018.08.16 06:13 수정 2018.08.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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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레기는 고운 소리로 우는 새를 의미하는 명금류(鳴禽類)의 일종에 속한다.

그런데 농도가 희석된 항우울제에 노출된 수컷 찌르레기의 경우 짝짖기를 위한 구애기간 동안에도 암컷 찌르레기를 보고 잘 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와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하수처리장에서 측정되는 수준과 엇비슷한 농도로 희석된 항우울제 ‘푸로작’(플루옥세틴)에 노출되었던 수컷 찌르레기들의 경우 암컷 찌르레기들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다.

영국 요크대학 환경학과의 캐스린 E. 아놀드 박사·소피아 E. 위틀록 박사 연구팀은 국제적인 학술저널 ‘화학권’誌(Chemosphere) 11월호에 게재를 앞둔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항우울제에 노출된 명금류에서 나타난 구애기간의 행동변화’이다.

아놀드 박사 및 위틀록 박사 연구팀은 먹이를 얻기 위해 1년 내내 하수처리장에 모여 사는 새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내용의 연구작업을 진행했었다. 하수처리장에 각종 곤충과 구더기, 파리 등 새들의 먹잇거리가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음을 감안한 것.

하지만 하수처리장에 서식하는 곤충이나 구더기, 파리 등의 몸속에서는 각종 의약품이 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지난 2016년에 총 6,470만 회(items)의 항우울제들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도높게 처방된 항우울제들 가운데 일부는 사람들의 체내에서 배출된 후 서서히 분해되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환경에서 검출되고 있는 농도의 ‘푸로작’이 찌르레기들의 행동변화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작업을 수 년 동안 진행했다.

그 결과는 찌르레기들에게서 관찰된 행동변화가 야생에서 종족보존에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위틀록 박사는 “새들이 나타내는 우는 행동은 구애기간 동안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수컷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암컷의 환심을 사고자 할 때, 그리고 암컷의 경우 자신의 새끼들에게 최고의 보호자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보이는 수컷을 선택할 때 우는 행동을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 수컷 찌르레기들은 낮은 농도의 ‘푸로작’에 노출되었던 암컷 찌르레기들보다 같은 약물에 노출되지 않았던(untreated) 암컷 찌르레기들과 조우했을 때 2배 이상 잦은 빈도와 오랜 시간 동안 우는 행동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난 부분이었다.

국립 환경연구위원회(NERC)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아울러 수컷 찌르레기들은 희석된 농도의 ‘푸로작’에 노출된 암컷 찌르레기들과 조우했을 때 공격적인 성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구애의 행동을 하기 보다 암컷 찌르레기를 뒤쫓거나, 쪼아대고, 할퀴는 행동을 주로 나타냈다는 의미이다.

아놀드 박사는 “희석된 농도의 항우울제에 노출된 명금류들의 경우 구애 행동에 교란이 수반될 수 있을 것임을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짝을 뒤늦게 찾은 동물들이 새끼를 낳지 못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생동물들 가운데 상당수가 개체수 감소 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의약품을 비롯한 각종 화학물질이 하수처리장에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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