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속에 찬바람 ‘통풍’ 커피로 예방
흔히 ‘통풍’은 마치 뼈 속 깊이 찬바람이 스며든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을 수반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오랜 기간 동안 매일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셨던 남성들의 경우 이 통풍(痛風)의 발생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그러나 차(茶)를 비롯한 다른 카페인 함유음료들의 음용 여부 또는 전체 카페인 섭취량과 관련해서는 그 같은 상관성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커피의 생화학적‧생리적 측면은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 통풍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었던 데다 연구팀이 언급한 ‘커피’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이른바 ‘자판기 스타일 커피’와는 차이가 있을 것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주목되는 연구결과인 셈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 공동연구팀은 ‘관절염과 류머티즘’誌(Arthritis and Rheumatism) 6월호에 발표한 ‘남성들에게서 커피 음용과 통풍 발생률의 상관성’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보건의료 전문인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었던 추적조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었다. 조사대상자들은 40~75세 사이의 남성 총 4만5,869명이었으며, 처음 조사가 작수되었던 지난 1986년 당시 통풍 발병전력이 없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현 K. 최 박사(류머티스학)의 총괄하에 이들을 대상으로 평소의 식품 섭취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4년마다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커피,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 차 등의 음용량과 전체 카페인 섭취량을 파악하는데 주안점이 두어졌다.
그 결과 총 12년에 걸친 추적조사 기간 동안 총 757명에서 통풍 발생이 관찰됐다.
눈에 띄는 것은 커피를 마신 그룹과 마시지 않은 그룹의 통풍 발생률 비교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전혀 마시지 않은 그룹의 경우 1.00으로 나타난 반면 1일 1잔 이상 음용그룹은 0.97, 1~3잔 음용그룹 0.92, 4~5잔 음용그룹 0.60, 6잔 이상 음용그룹 0.41 등으로 각각 파악된 대목.
다시 말해 커피를 많이 마신 그룹일수록 통풍 발생률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던 것이다.
이 같은 효과는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의 경우에도 눈에 띄어 전혀 마시지 않은 그룹의 경우 통풍 발생률 비교위험도가 1.00, 1일 1잔 이상 음용그룹은 0.83, 1~3잔 음용그룹 0.67, 1일 4잔 이상 응용그룹 0.73 등으로 분석됐다.
최 박사는 “항산화 물질의 일종으로 커피 속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페놀 벤젠클로겐산(phenol chlorogenic acid)이 산화(酸化) 스트레스를 억제한 것에 기인한 결과이거나 커피의 인슐린 내성 및 인슐린 수치 감소작용 덕분에 통풍과 고뇨산혈증 발생률이 감소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카페인 속 1,3,7-트리메칠 크산틴(1,3,7-trimethyl xanthine)이 크산틴 산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혈중 요산 수치의 감소로 귀결되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덕규
2007.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