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보충제 섭취하면 심장마비 증가?
칼슘 보충제는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의 골 손실을 막고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계 질환 발생을 저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그런데 폐경기 후 여성들이 칼슘 보충제를 섭취할 경우 오히려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어 시선이 쏠리게 하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의학‧보건과학부의 이언 R, 레이드 교수‧마크 J. 볼랜드 박사 연구팀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15일자 온-라인版에 발표한 ‘건강한 고령층 여성들이 칼슘 보충제를 섭취했을 경우 혈관계 제 증상 발생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비록 최종적인 결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어서 연구에 참여했던 이들조차 한목소리로 지금 당장 칼슘 보충제 섭취를 중단할 필요는 없음을 인정했음에도 불구, 칼슘 섭취와 혈관계 제 증상 발생의 상관성을 조명한 연구사례들이 드물었던 형편임을 상기할 때 주목할만한 것이다.
한편 연구팀은 총 1,471명의 건강한 폐경기 후 여성들을 2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732명으로 구성된 한 그룹에는 매일 칼슘 보충제를 섭취토록 한 반면 총 739명의 다른 그룹에는 위약(僞藥)을 공급했다. 피험자들의 연령은 최소한 55세 이상이어서 평균치로는 74세에 달했으며, 칼슘 보충제 섭취그룹이 섭취한 칼슘의 양은 1일 평균 1,861mg, 음식물만을 통해 칼슘 섭취가 가능했던 대조그룹의 1일 칼슘 섭취량은 853mg이었다.
5년의 추적조사 기간 동안 6개월마다 칼슘 섭취실태를 파악한 이 연구는 원래 칼슘 섭취와 골밀도(BMD) 향상, 골절 예방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일차적인 목적을 둔 것이었다.
또 칼슘 보충제 섭취그룹 가운데 336명과 위약 섭취그룹의 296명은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조사기간이 종료되기에 앞서 중도에 배제됐다.
그런데 연구팀은 5년이 경과한 뒤 조사작업을 진행한 결과 2차 분석과정에서 칼슘 보충제를 섭취한 그룹에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돌연사 등이 발생한 비율이 위약 섭취그룹에 비해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가령 칼슘 보충제 섭취그룹의 경우 31명에서 45회에 걸친 심근경색 발생사례들이 관찰된 반면 위약 섭취그룹에서는 이 수치가 14명에서 19회에 그쳤다는 것. 심근경색과 뇌졸중, 돌연사 등이 발생한 사례를 모두 포함시켰을 때에도 이 같은 경향은 그대로 유지되어 칼슘 보충제 섭취그룹은 69명에서 101건이, 위약 섭취그룹은 42명에서 54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레이드 교수는 “다수의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필요가 있어보이지만, 7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나 관상동맥질환 발병 전력(前歷)이 있는 이들의 경우 칼슘 보충제 섭취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덕규
2008.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