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능식품 개발에 향신료 ‘솔솔’
최근 세계 경제성장의 한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印度)를 말할 때면 구태여 카레라이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키워드’의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향신료이다.
콜룸부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과 마젠란의 세계일주,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항로 개발 등 인류사(史)의 일대사건들도 원래는 인도를 비롯한 동방의 향신료를 구하는 일이 중요한 목적의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오늘날 세계 최대의 향신료시장도 바로 인도이다.
이와 관련, 인도가 정부 차원에서 향신료를 이용한 기능식품(nutraceuticals)과 화장품, 의약품 및 웰빙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플랜을 공개하고 나서 뭇 사람들의 설왕설래에 진한 양념거리로 오르내릴 전망이다.
그러고 보면 생강, 마늘, 로즈마리, 강황, 바닐라, 후추, 세이지(sage), 카다멈(cardamom; 생강과 다년생 식물), 정향(clove), 셀러리(celery), 칠리(chilli), 고수풀(coriander), 베이질(basil; 박하류의 일종) 등 각종 향신료들은 기능식품 뿐 아니라 화장품이나 향수에 사용된 원료성분을 따져볼 때 익숙한 이름들이다.
인도의 자이람 라메시 통상담당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뭄바이 남쪽에 소재한 도시 사우스 고아에서 열린 제 29차 세계 향신료회의에서 ‘인도 향신료기술연구소’(Indian Institute of Spice Technology) 설립방안을 발표했다.
세계 향신료회의는 인도 상무부 산하기관인 인도 향신료위원회가 2년마다 개최하는 국제회의이다. 이번 회의의 경우 전 세계 36개국에서 대표단이 참가했으며, 인도 유수의 향신료 수출업체 관계자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라메시 장관은 “가까운 장래에 기능식품과 화장품, 의약품 분야에서 향신료의 가치가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현실에서 우리가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는 말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인도 남부 마이소르州에 소재한 중앙식품기술연구소(CFTRI), 국방식품연구소(DFRI), 국립영양학연구소(NIN) 등도 새로 설립될 인도 향신료기술연구소와 함께 긴밀한 협력‧공조체제를 구축하고 향신료를 이용한 기능식품과 화장품, 의약품, 웰빙상품 등의 개발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가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향신료 연구에 발벗고 나선 것은 수 년전부터 베트남, 스리랑카, 과테말라 등 후발국들이 세계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시장상황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총 8억7,500만 달러 상당의 각종 향신료를 수출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덕규
2008.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