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식품 출시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
새로 발매되어 나오는 기능식품 및 음료들 가운데 80%가 출시 후 1년 6개월 이내에 결국 실패작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달 영국에서 발간되어 나온 98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 제목은 ‘기능성 식품 및 음료의 실패사례들과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성공비결’.
런던에 소재한 기능식품 부문 특화 컨설팅회사로, ‘뉴 뉴트리션 비즈니스’誌(New Nutrition Business)와 ‘키즈 뉴트리션 리포트’誌(Kids Nutrition Report) 등의 전문지를 발간하고 있는 뉴 뉴트리션 비즈니스社의 줄리안 멜렌틴 편집장이 이 보고서를 작성한 장본인이다.
보고서는 네슬레, 유니레버, 다농, 펩시콜라, 코카콜라, 에미(Emmi) 등 유명회사들의 기능성 식품 및 음료 실패사례 15건을 심층분석하고 있다. 유니레버의 콩‧과일 음료 ‘아데즈’(Adez)와 네슬레의 프로바이오틱 씨리얼, 에미의 CoQ10 음료, 펩시콜라의 식물성 스테롤 성분 함유 오렌지 주스 ‘미닛 메이드 허트 와이즈’(Minute Maid Heart Wise) 등이 여기에 꼽힌 사례들.
멜렌틴 편집장은 보고서에서 “유니레버가 내놓은 ‘아데즈’의 경우 출시과정에서 1,440만 파운드를 투자했음에도 불구, 1년 남짓한 기간만에 발매를 중단할 때까지 1,0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신제품들이 성공을 외면하는 길로 접어든 사유와 관련해 멜렌틴 편집장은 기능식품 및 음료의 7가지 성공요인을 꼽았다.
전문가 브랜드(expert brands)가 성공한다, 적절한 효능을 부각시키고 브랜드 신뢰도를 심는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를 집중공략한다, 중요한 것은 차별성이 있는 소재를 사용한 것에 있지 않음을 유념하라, 미래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되 양(量)이 아니라 가치(value)에 집중하라, 겉포장 디자인을 차별화하라, 미투(me-too) 제품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범주의 시장을 개척하라 등이 바로 그것.
멜렌틴 편집장은 “7가지 성공요인들 가운데서도 중요한 것은 차별성이 있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소재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효과적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
오히려 소비자들은 새롭고 생소한 소재성분이 들어간 제품들을 받아들이는 데 발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는데도 상당수 업체들이 여기에 천착하는 것은 아이러니컬한 사실이라고 멜렌틴 편집장은 꼬집었다.
이와 관련, 멜렌틴 편집장은 코카콜라와 네슬레가 손잡고 미국시장에 선보였던 칼로리 연소음료 ‘엔비가’(Enviga)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소비자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제품설명서 탓에 2007년 2,200만 파운드에 달했던 매출이 이듬해에는 65%나 급전직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덕규
2009.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