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2022년 매출 1조4천억 돌파 목표”
3(삼). 동서양에서 완성, 신성, 종합성 등으로 상징되는 숫자다.코스맥스의 CI에도 3(삼)이 들어 있다. 인류에게 선과 악을 가르친 이브의 사과, 트로이의 왕자가 아프로디테에게 바친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한 뉴턴의 사과다.지난 16일 코스맥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은 3(삼)을 자주 꼽았다. 이 회장은 글로벌 기업 로레알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된 배경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로레알은 코스맥스의 히트제품, 품질관리,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유연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여기에다 코스맥스의 빠른 제품 공급과 앞서가는 신제품 개발 능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코스맥스만의 자랑이 아니라 국내 기업의 높아진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이 회장이 로레알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에도 3(삼)이 등장한다.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기념식에서 로레알 아시아 태평양 구매담당 부사장은 파트너십에는 상호간에 신뢰가 쌓여야 하고, 이노베이션 제품과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자세라는 세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면서 로레알과 코스맥스의 관계는 이 조건이 충족된다고 말했습니다.”1만4,000㎡(약 4,200평) 규모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장은 올 2분기에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기존 로레알 공장의 스킨케어, 헤어케어 생산 설비 외에 추가로 립스틱, 파우더와 같은 메이크업 생산 설비를 보완해 연간 5,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OEM 기업은 태국 미로토 외에는 경쟁사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6개국은 2003년 체결된 아세안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관세 인하 및 무관세를 추진하고 있어 현지에서 생산하면 동남아시아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코스맥스는 로레알의 파트너십 기업 가운데 5위 안에 꼽힌다”면서 “서로의 믿음은 코스맥스가 로레알의 인도네시아, 미국 공장을 손쉽게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로레알은 코스맥스가 인도네시아 공장을 인수하는 자세를 보고 미국 공장 인수도 제안했습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이기 때문에 로레알의 의견을 거의 들어주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로레알은 3년전에 제시한 가격으로 미국 공장을 넘겨주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로레알이 2,000만개의 수량을 보장해주었다는 점입니다. 해외시장 진출 1차년도인 2014년에 200~300억 매출이면 놀라운 성과입니다. 3차년도에는 연간 6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릴것으로 보입니다.” 코스맥스가 인수한 미국 생산시설은 오하이오에 위치한 솔론 공장이다. 미국 공장은 총 면적 2만9,750㎡(약 9,000평) 규모의 1층 건물로 기초 제품과 색조 제품을 연간 1억개 내외를 생산할 수 있다. 2013년말부터 파우더 제품을 시작으로 가동에 들어가고, 설비 보완을 거친 후 내년 말부터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전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로레알이 미국 공장을 매각한 이유는 자산처분이 아니라 협력사 유치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앞서 코스맥스는 지난 3월 중국 광저우 코스맥스 화장품유한공사 공장을 완공했다. 광저우 공장은 2만6,282㎡(약 7,950평) 대지 위에 6,800㎡(약 2,057평)의 면적을 가진 2층 건물로 기초 제품과 색조 제품을 합해 연간 4,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코스맥스는 2004년 ODM·OEM 업체로는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진출해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코스맥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이쯤되면 코스맥스의 해외 진출이 국내 기업의 수출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코스맥스의 성장동력으로 해외시장 전초기지 역할, 중국 시장 확대, 글로벌 회사와 파트너십이라는 세 가지를 꼽았다. 이어 그는 코스맥스의 해외 공장 건립은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코스맥스가 해외에 진출하는 궁극적 목적은 국내 화장품 회사가 해외로 나갈 때 코스맥스가 파트너가 되어서 함께 성장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브랜드사가 해외 진출시에는 관세 등 까다로운 수출조건을 탈피해 현지에서 코스맥스의 제품으로 마케팅 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코스맥스는 국내에 있는 해외화장품연구소를 더욱 강화해 한국 브랜드숍 개념의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의 화장품을 현지 브랜드사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코스맥스는 연구, 생산, Q/C 부문에 예년보다 휠씬 많은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코스맥스가 한꺼번에 많은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광저우 공장은 안정화된 상해 공장에서 지원하고, 미국은 내년 6월말 쯤 본격적으로 가동합니다. 미국 공장은 코스맥스 연구소에서 지원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모두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도네시아 공장에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공장이 자리 잡으면 그 다음 단계로 인도네시아 공장은 동남아시아 시장, 상해 공장은 중국 시장, 미국 공장은 멕시코, 브라질 등 북·남미 시장을 확보하는 식으로 해외 거점을 만들어서 각 법인마다 홀로서기를 할겁니다.”그런데 이 회장의 목표에는 유럽이 빠져 있다. “유럽에 있는 회사 중에 임대를 주겠다는 제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우선입니다. 유럽 경제는 힘든 상황이지만, 미국 시장은 확실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또 이 회장은 메이드인 코리아가 붙은 화장품이 5~10년 안에 해외 시장에서 좋은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내 시장은 아주 까다롭습니다. 이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이 외국 브랜드를 이기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홍보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성공한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봅니다.”현재 코스맥스가 제품을 공급하는 해외 브랜드는 40개 내외다. 2013년 기준으로 코스맥스의 연간 생산량은 한국 1억5,000만개, 코스맥스차이나 1억1,000만개, 코스맥스USA 1억개, 코스맥스 인도네시아 4,000만개, 코스맥스 광저우 4,000만개, 코스맥스 차이나 1억1천만개 등 모두 4억 5,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코스맥스가 매년 2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스맥스는 2012년 연결 기준 3,12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20.2%의 매출 성장을 거두며 7년 연속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코스맥스는 이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3단계 전략을 마련했다. 2013년 인도네시아·광저우 공장 가동 및 안정화, 코스맥스 바이오 증설, 2014년 코스맥스바이오 중국 진출, 미국 공장 가동, 2015년 중국·동남아·미국 시장 성장 본격화와 남미 진출 등을 통해 매년 20% 성장이 1차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코스맥스는 ‘2017년 세계 선두 화장품 ODM 기업’이라는 2차 중기 계획과 ‘2022년 매출 1조4,000억 돌파’라는 3차 장기 계획을 달성할 예정이다. 이 숫자에는 “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 셋째도 고객”이라는 코스맥스의 ‘고객 지향 가치’가 담겨 있다.
안용찬
2013.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