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더 이상 ‘만만디’ 아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아시아 최대 화장품·미용용품 원료 전시회인 ‘PCHi(Personal Care and Homecare Ingredients)’를 한 마디로 평가할 수 있는 고사다.올해 PCHi도 중국 화장품 업계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해준 한마당이었다. 그야말로 중국은 더 이상 ‘만만디(manmandi, 慢慢的, 느리거나 게으른 모양이나 사람)’의 나라가 아니다. 지난 2월 19~21일 중국 상하이 신 국제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화장품 원료 기업 뿐만 아니라 OEM·ODM, 패키지, 메디컬 관련 기업도 참가했다.국내 기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보다 규모가 더 커지면서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고, 방문객수도 늘었다”고 말했다.PCHi 2014는 첫날에만 5,562명이 방문해 지난해 광저우 PCHi 2013보다 16.1%(4,790명) 늘었다. AZELIS 중국지사 콜라드 브쉴레에드 마케팅 디렉터는 “아시아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면서 “ 중국은 아시아 지역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빠른 성장은 생산시설 확대에서도 알 수 있다. 중국 기업 CHANSING의 한 관계자는 “본사 연매출이 2000년 1,000만RMB에서 지난해 9,000만RMB로 9배 성장했다”면서 “유럽에 비해 기술 수준이 떨어지지만 앞으로 5년이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국내 생산시설 1~2위를 다투는 CHANSING은 매출의 30%를 수출하고 있다. 바이오스펙트럼(대표 박덕훈) 등 국내 기업에도 생산시설을 공급한다.프랑스 잡지 ‘익스프레션 코스메티끄(expression cosmetique)’ 루소 기자도 “중국의 기술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한국 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화장품 기술은 세밀한 부분에서 부족할 뿐 한국을 따라잡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4개국 400여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 국내 기업은 ABC나노텍, ACT, AD바이오텍, 씨엔텍, CQV, GFC, KCC, KNY, KPT, 마크로케어, WHA코스텍, 나노젠, 두래, 바이오랜드, 바이오스펙트럼, 성산, 성진, 이스트힐, 인우, 청진바이오텍, 케미랜드 등 21개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7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일본, 싱가폴, 호주, 인도, 독일, 프랑스, 미국 등 11개 국가관, 신제품 쇼케이스(New Products Showcase), 패키징 존(Packaging Zone)도 마련됐다.뤼네트 피옹 전시회 매니저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27개사가 신원료 53개를 소개했다”면서 “PCHi가 원료 전문 전시회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많은 참가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킨, 헤어, 마케팅 트렌드 등 40여개의 다양한 컨퍼런스도 마련됐다. 개막 첫날 열린 첫 번째 컨퍼런스에서 중국 화장품 규제에 대해 설명한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 척류빈 처장은 “중국은 최근 20~30년 동안 화장품 생산액이 500배 증가했다”면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면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4회 중국 생활용품 & 화장품 혁신 대상(CPCIA·The China Personal Care & Cosmetics Innovation Awards)’ 시상식에서는 안티에이징, 화이트닝·브라이트닝, 자외선 차단 등 11개 부문에서 19개 기업이 수상했다.내년 PCHi는 2015년 3월 12~14일 중국 광저우 폴리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다. PCHi는 중국 제약기업 시노팜(Sinopharm)과 세계 32개국에서 460개 이상의 전시회를 주관하는 리드(Reed)가 합작투자로 설립한 리드 시노팜이 주관하고 있다. [상하이]
안용찬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