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까? 질까? ‘플래그십 스토어’는 알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 코웨이, CNP차앤박화장품, 카버코리아 등 다수의 업체들이 국내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거나 준비 중이며, 앞으로 이런 흐름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기존 컨셉을 보다 강화해 본격적인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는 에뛰드하우스는 8월 8일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에 해외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이곳은 ‘공주의 집’이라는 이전 오프라인 매장 컨셉에서 한층 확장된 ‘공주의 성’을 표방한다. 즉 프린세스 판타지의 극대화가 난징동루점의 차별점. 에뛰드하우스는 난징동루점을 기점으로 오는 9월 베이징에도 대형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향후 중국 전역으로 플래그십 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서귀포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화장품 브랜드숍을 넘어 이제는 관광명소로 유명한 곳. 제주하우스는 ‘화장품 체험존’, ‘천연비누 클래스존’, ‘제주 스토리존’, ‘오가닉 그린카페’, ‘그린 가든’ 등 체험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체험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오설록 티 뮤지엄, 서광다원 등과 연계한 다채로운 문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4월 서울 삼청동에도 제주하우스를 열었다.아모레퍼시픽은 자체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마몽드와 프리메라는 명동, 아리따움은 강남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 중이며 라네즈는 명동, 이대에 이어 올해 3월 코엑스몰에 플래그십 스토어 3호점을 선보였다.코웨이의 화장품 브랜드 Re:NK는 지난 5월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더 하우스 오브 Re:NK’를 오픈했다. 이곳은 ‘아름다움과 휴식을 위한 도심 속의 뷰티 아지트’를 컨셉으로 뷰티 카운슬링은 물론 스파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카페&뷰티아카데미존’에서는 뷰티와 관련된 강의가 진행된다.CNP차앤박화장품은 지난달 청담동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LeMedi’를 공개했다. ‘LeMedi’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 건물로 각 층마다 각기 다른 컨셉으로 운영된다. 특히 2층에서는 실제 판매 제품으로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3층 LAB에서는 정밀 피부진단 후 측정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형 포뮬러를 담은 화장품을 제작할 수 있다.올봄 코스메틱과 패션이 함께 어우러진 토털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대 앞에 열어 화제를 모았던 카버코리아의 비비토는 이달 홍대 앞에 2호점을 오픈했다. 비비토는 이곳을 홍대 ‘패션 피플’의 원스톱 럭셔리 놀이터로 꾸며간다는 계획이다.한편 명동 중앙로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품 단독매장을 6년째 운영 중인 네이처리퍼블릭은 위생허가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중국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는 방침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미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최근 침사추이에 홍콩 2호점을 오픈했다.화장품업체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와 차별화는 물론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인테리어와 소품 하나하나에 브랜드 철학이 표현되면서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흡수하게 된다.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대부분 핵심 상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사실 매출을 높이기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브랜드의 성격과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마케팅적인 공간에 가깝다”면서 “이와 함께 화장품은 직접 써보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넓은 체험 공간과 양질의 서비스 갖춘 대형 매장은 충성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태동한지 10년을 넘어서면서 국내 브랜드숍 시장은 제로섬 게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의 포화,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의 급성장으로 이제 골목상권에 하나의 매장이라도 더 내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는 뜨고 지는 브랜드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흥열
201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