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한류 일번지 ‘중남미·아프리카·중동’
국내 화장품 시장은 전문점을 기점으로 방문판매, 브랜드숍, 온라인, 소셜커머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화장품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크게 그림을 그려봤을 때 국내 화장품 시장은 대기업 양강체제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으로 이 두 기업이 국내 화장품 시장의 70% 정도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뒤 이어 여러 중견·중소기업들이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하듯 나머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약소 기업들은 조그맣게 벌어진 틈새를 공략하며 이 싸움에 동참하고 있는 상태며 수 많은 신생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은 화장품 시장의 혼전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형국으로 인해 국내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대다수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진출하는 진풍경을 낳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한류’라는 신성장동력을 바탕으로 중국 및 동남아 지역 진출에 매진하며 ‘한류 물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다만 몇몇 국내 기업들은 중국 이후의 새로운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 포커스가 맞춰진 지금, 한 걸음 앞서 국내 화장품 산업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미래를 예측 및 준비하면서 아시아에 한정된 기업이 아닌 명실상부한 글로벌로 도약하는 기업이 되기위한 포석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기업들이 향후 차세대 한류를 이끌어갈 해외 시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곳은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지역으로 정부 및 여러 기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표 : 연도별 지역별 화장품 시장 규모>
국내 화장품 기업의 미개척지 ‘중남미’
중남미 화장품 시장은 세계 시장에서 유럽, 아시아·태평양, 북미 지역에 이어 4번째로 큰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이 아직 개척하지 못한 지역이기도 하다.
중남미 시장은 기존 일본과 중국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에 편중된 해외시장 진출의 다변화를 위해 개척이 필요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중남미 지역은 2000년 이후 화장품시장규모가 3배 가량 성장했으며 국가중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높은 순위권을 차지한 곳이 상당수다. 브라질이 4위로 150억6,070만 달러, 멕시코 12위 53억5,070만 달러, 아르헨티나 18위 32억2,050만 달러로 높은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중남미 화장품 시장에서 스킨케어 품목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2년 기준 62억8,05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2.89%에 달했다.
특히 중남미 화장품 시장은 남성 화장품 시장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남성 화장품 시장에서 중남미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13%에서 현재 20% 이상이며 같은 기간 중남미 화장품 시장 규모는 세계 평균 기록 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남성을 타깃으로 한 안티에이징 크림, 셀프 태너, 선블럭, 클렌저 및 각질제거제와 함께 데오도란트, 샴푸, 면도 관련 제품 등이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의 경우 생물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식물성분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4만 개 이상의 식물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피부에 이로운 화장품 성분을 가진 것으로 증명됐다.
중남미 화장품시장에서 시장규모가 가장 큰 유통경로는 전문소매점으로 2012년 기준 79억5,390만 달러 규모이며 시장 내 비중은 29.79%로 나타났다. 뒤 이어 슈퍼마켓·대형마트가 71억6,470만 달러로 26.84%를 차지했다.
프랑스 화장품 유통 전문 대기업 세포라(Sephora)도 오는 2016년까지 멕시코와 브라질에 약 50여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풍부한 타 국가 진출 성공 경험과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품질력을 바탕으로 중남미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열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중남미 현지에서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며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인지 부족으로 중국산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반면 중남미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유럽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고 현지 브랜드 및 제품의 점유율이 낮은편이다.
국내 기업의 생산품은 중남미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되거나 특화된 제품이 전무한 상황으로 피부 특성에 따른 제품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체적으로 꾸미기를 좋아하는 중남미 소비자들은 화장품에 대한 소비와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브라질은 헤어제품이 강세를 이루고 있으며 멕시코는 메이크업 및 남성 화장품, 아르헨티나는 데오도란트와 향수 시장이 큰 규모를 이루고 있다.
화장품 대륙 진출의 교두보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현재 도시로의 이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30년에는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 2050년에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도시화 인구 증가와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앞다투어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연간 5.6%의 성장률이 기대되는 중남미 화장품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아프리카 화장품 시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5.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30년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중산층 인구가 세 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화장품 구매도 동시에 급증해 성장에 대한 가능성을 옅보게 한다.
게다가 3억2,000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화장품을 전혀 구매해보지 않았다. 잠재적 소비자인 이들이 화장품에 대한 인지를 시작할 경우, 향후 화장품 시장의 차세대 주역으로 성장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
<표 : 남아공 유형별 스킨케어 시장규모 전망>
특히 국내 화장품 업계가 눈여겨 봐야 할 국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화장품 시장은 약 33억100만 달러(8월 14일 환율 기준) 규모에 달하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11.7%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향수 품목은 7억4,7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23%를 점유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뒤이어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품목은 각각 15%, 14%를 차지했다.
이례적인 것은 개별적으로 화장품군을 구분했을 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모든 품목에서 하락없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산층에 속하는 흑인 소비자들을 위한 구매패턴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최근 BB크림이나 CC크림과 같은 다기능 멀티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이며 각 유형 간 구분을 희미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카메룬의 지난해 화장품 시장규모는 8,950만 달러로 예측됐다. 현재 화장품 관련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고 25세 이상의 젊은 인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잠재적 화장품 구매 소비자로 파악되고 있다.
인구가 9,173만 명에 달하는 에티오피아는 지난 5년간 평균 8~10%대의 높은 GDP 성장률을 보였다. 2012년부터 2013년 수입된 화장품 시장 규모는 총 8,4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경제성장에 기인해 자국 화장품 제조업체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로레알과 같은 다국적 기업들도 에티오피아 화장품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은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케냐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하며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L'Oreal East Africa는 케냐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장품 제조업체인 Interconsumer Products Ltd의 화장품 부문을 인수해 케냐 내 화장품 유통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케냐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4억 4,900만 달러로 전망했으며 헤어케어 제품 시장규모를 2억3,000만 달러로, 2011년 에센셜 오일 및 향수 수입액은 1억7,000만 달러로 파악했다. 한편 케냐 여성의 38%, 남성의 26%가 화장품 구매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랄을 이해하면 ‘중동 시장이 보인다’
최근 중동 지역은 여성을 겨냥한 뷰티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할랄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동은 세계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다. 특히 주요한 산유국들이 포진해 있는 GCC의 경우 풍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경제 개발 및 산업다각화 정책을 진행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매년 4% 내외의 양호한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동코스메틱협회에 따르면 2011년 두바이의 여성 1인당 화장품 소비는 매달 334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화장품산업의 성장률은 연 20%에 이른다.
이슬람이 주를 이루던 중동에 개방화 물결이 일어나고 무슬림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점차 증가하면서 전 세계 화장품기업들은 중동 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동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할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할랄’이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며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다.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은 알코올을 포함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시행하지 않으며, 용인되지 않은 특정 동물유래성분을 포함하지 않는다.
할랄 화장품·퍼스널케어 제품은 순수성과 고품질을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이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할랄 화장품·퍼스널케어 시장은 2013년부터 2018년간 11.08%의 연평균 성장률(CAGR)로 확대될 전망이다.
젊고 부유한 무슬림이 늘어나면서 할랄 제품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가장 큰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의 화장품 구매비용이 총 24억 달러, 1인당 평균 425만원을 화장품 구매에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 최다의 이슬람교도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도 내추럴 지향의 화장품으로 인기가 점점 오르고 있다.
이에 급성장하고 있는 할랄 시장 선점을 위해 다국적 기업들도 앞다투어 할랄 인증에 나서고 있다.
<표 : UAE 화장품 시장 규모>
UAE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09년 2억2,120만 달러에서 2011년 2억6,040만 달러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기후로 인해 스킨케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 할랄 인증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지 않아 무슬림 고객들의 할랄 화장품에 대한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색조 화장품 시장에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사우디인들은 미적 만족보다는 사회적 지위의 표현 방법중 하나로 화장을 하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색조 화장품 시장은 3억7,280만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대비 12.6% 증가했다. 연평균 7.2% 수준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8억3,808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여성 소비인구가 증가하면서 색조 화장품의 소비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이슬람 문화의 영향으로 눈 외의 신체부위 노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화려하고 정교한 눈 화장에 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고품질 제품을 찾는 사우디인들의 소비습관이 반영된 결과로 색조 전체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78%에 달한다.
현재 중동에서는 한국 드라마에 이어 K-팝의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만큼 할랄 화장품 등으로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중동은 국내 화장품업계의 유력한 캐시카우가 될 것이다.
터키 시장도 화장품에 대한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4년 1월 터키 경제부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에는 약 3,200개의 화장품 또는 위생용품 제조회사가 있으며 약 1만4,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빠른 경제성장으로 화장품 소비와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2014년 약 20억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인은 헤어케어와 제모용품, 목욕용품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남성들의 미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남성 전용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방향성 제품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기 시작했다.
터키의 주요 화장품 구매 고객층은 25세부터 54세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59.8%에 해당되며 중위연령(인구분포를 중간값으로 정한 연령)은 남성 27.7세, 여성 28.8세로 상당히 젊어 차세대 화장품 시장으로의 풍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터키의 화장품 및 개인 위생용품 시장규모는 2017년에는 65억 달러로 확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류 드라마를 시청하는 터키 여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화장품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터키 시장은 하나의 국가로 보는 마케팅보다는 이스탄불만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도시형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이스탄불은 인구 1,400만~1,700만 명에 1인당 GDP가 2만 달러 이상으로 인근 불가리아나 크로아티아 등 국가의 수준이다”고 말했다.
송상훈
201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