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화장품, 가장 확실한 차세대 성장동력
한방, 유기농에 이은 화장품산업의 신 성장동력으로 바이오화장품(Bio-Cosmetics)이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화장품은 인공적으로 합성한 화장품과 달리 생물이 자연적으로 만들어 내는 물질을 응용해 바이오테크놀로지(생명공학·Biotechnology·BT)를 적용해 만든 화장품으로 다양한 피부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화장품을 말한다. 대한화장품협회는 올해 화장품시장의 화두를 ‘바이오’로 정했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발표한 ‘화장품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에서 한방·발효화장품과 고기능성 원천소재 발굴에 정부 R&D를 중점 투자한다고 밝혔다.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은 △글로벌 신소재 △융합기반기술 △미래유망화장품 △항노화화장품 개발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특허관점의 미래 유망기술 컨퍼런스’에서 10대 미래 유망기술로 천연식물로부터 미백 및 노화방지 성분을 추출해 기능성화장품을 만드는 천연화장품 기술개발을 원천특허로 꼽았다. 바이오화장품의 R&D 키워드는 자연(Nature), 유기농(Eco Friendly), 고기능성(Cosmeceutical), 그린코스메틱(Green Cosmetics) 등이 꼽힌다. 한국콜마 강학희 기술연구원장은 “화장품 기술은 고도화, 고객 이슈화의 방향에 맞추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유전자, 줄기세포 등 최첨단 기술 접목한 바이오화장품도 한 흐름이다”고 말했다.바이오화장품은 생물전환기술, 단백질공학기술, 효소공학 기술, 바이오칩 등 바이오기술을 활용해 원료, 소재, 발효 개발에 응용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생물 정보를 연구하는 바이오인포메틱스(Bioinformatics·생물정보학)도 관심을 끈다.박장서 교수는 “미래소재개발기술의 플랫폼은 ‘바이오텍(Biotech)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료 개발 트렌드는 △원료의 안정성과 피부 침투성이 용이한 BT(Bio-Tech), NT(Nano-Tech)의 신기술 융합 소재 개발 △자연주의 및 친환경에 따른 천연식물의 개발 이용 △다당체(EPS), 발아펩타이드, 효소안정화, 줄기세포 등 생물공학 소재의 응용이 늘고 있다. 이 기술을 응용한 바이오화장품 원료나 소재로 △히알루론산 생성 효소 △미생물을 활용한 사포닌 대량 생산 △모낭줄기세포를 활성화한 탈모치료제 △남조류(Cyanobactera)의 천연 자외선 차단 배양 △고순도 바이오콜라겐 △줄기세포배양액 △인공거미줄 단백질 등을 꼽을수 있다. 바이오화장품 분야는 생명현상인 피부노화를 예방하는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즉, 노화연구 활성화에 따라 화학기술 기반에서 바이오기술 기반으로 달라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찬구 수석연구원은 “노화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진행되므로 단일 기술보다 복합 기술이 유리해 의학, 화학, 생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접근하면서 안티에이징 산업에 다양한 기술이 융복합되고 있다”고 말했다.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2014년 4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안티에이징, 피부회생제 및 화장품 산업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점차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생명공학 기술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관련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본다. 실제로 미국은 국립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EU는 보건 예산의 13.7%를 역학 및 예방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도 1970년초 베이붐 세대가 40대를 구성하고, 젊은층의 초기 노화 대책이 높아지면서 안티에이징 시장은 최근 10년간 약 1.5배 성장했다.
출처 삼성경제연구소
국내 바이오산업은 생산량도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내놓은 ‘2013년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 2013년도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총 7조5,238억원으로 2012년 7조1,445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년간 1.4배 수준으로 증가해 연평균 증가율은 8.9%에 달한다. 2013년도 바이오산업 분야별 생산규모는 바이오식품(40.2%)과 바이오의약(36.9%)이 전체의 77.1%를 차지하고 있지만, 바이오화장품 및 생활화학제품 국내판매량 증가와 바이오고분자 수출 증가에 따라 바이오화학 생산규모는 11.8% 증가했다. 바이오산업 연구개발비도 2013년 1조 1,651억원으로 2012년 1조79억원 대비 15.6% 늘었다. 2012년 기준 국내 기능성화장품 시장규모는 2조1,483억원으로 전체 화장품시장 비중에서 30.2%를 차지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헬스케어, 유헬스 등 바이오융합분야의 지원 확대와 더불어, 바이오화학산업화촉진기술개발사업 지원과 산학연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신성장분야에 대해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R&D사업’ 가운데 항노화화장품 개발에 신규로 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의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 ‘생물자원 산업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올해부터 생물자원의 유용성 연구와 생물산업소재의 발굴을 본격 추진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능성화장품 관련 법규를 손질하고 있다. 화장품 및 기능성화장품 유형을 총리령 위임으로 신설하고, 국내에만 존재하는 기능성화장품 심사는 수출전용기능성화장품 일부사항을 수입국의 규정에 따르게 할 계획이다. 올해 기능성화장품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 가운데 시험법도 개정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2018 지역산업발전계획(안)’에서 강원도는 바이오활성소재산업, 전라남도는 나노융합소재를 협력산업으로, 경상북도는 기능성 바이오소재, 경상남도는 항노화바이오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충청북도는 지난 2월 오송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켜 뷰티, 신약, 의료기기 등 바이오산업 육성 등을 추진한다. 글로벌 코슈메슈티컬 개발센터도 추진하고 있다. 또 충북은 2013년부터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 2017년에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를 연다. 강원도는 2016∼2020년 1,354억원 규모의 나노바이오 기술산업화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나노 융합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화장품 기술 연구 등을 통해 나노의약품, 화장품, 기능성식품 등을 개발하고, 항노화 및 의료휴양 서비스산업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기업과 지자체도 손을 잡고 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천연물신약연구소와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진안홍삼연구소는 경기도내 화장품기업 한솔장업과 ‘미백 기능성 화장품 해외 수출을 위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경상남도 함양군은 애그로닉스 등과 함께 사포닌 등 항노화 물질을 추출해 건강보조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에 도입한 6차산업 추진에 이어 항노화산업과 관련된 융복합 산업을 유치해 육성한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천연물신약연구소 RIS사업단은 경기도, 수원시와 함께 도내 천연물을 소재로 한 기능성 화장품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경기 기능성 천연물산업 육성 지원사업’을 공고했다. 전남생물산업진흥원 나노바이오연구원은 전남지역의 생물자원을 고부가가치 바이오활성소재로 개발하기 위해 나노기술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외 기업에서도 바이오화장품 시장의 확산을 준비하고 있다. 로레알의 뷰티오믹스(Beautyomics)는 유전학, 단백질학, 시스템생물학, 생물정보학 등을 이용해 피부의 아름다움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은 이미 2010년 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를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아이오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에 바이오 인큐베이팅 기술을 적용했다. LG생활건강은 피부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화장품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 해양생명공학 기업인 아데나, 웰바이코리아는 해양생물 유래 기능성화장품 소재를 생산하고, 라이브켐은 갈조류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창해에탄올은 화장품 보습제 원료인 바이오케미칼 제품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박람회나 세미나도 늘고 있다. 바이오 코리아는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대구시의료산업과 대구테크노파크, 포항테크노파크, 화장품클러스터연합회는 지난해 21차 화장품뷰티 바이오포럼을 열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바이오기업을 위한 바이오화장품 포럼을 지난 2월 처음 개최했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총괄본부장은 “바이오 화장품 포럼을 통해 화장품 분야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바이오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데 반해 바이오화장품은 기능성화장품, 천연화장품과 혼용해 쓰고 있어 정립이 필요하다. 현행 화장품법에서는 ‘바이오화장품’, ‘천연화장품’이라는 용어가 없다. ‘기능성화장품’과 ‘유기농화장품’만 규정되어 있다. ‘기능성화장품’은 △피부의 미백에 도움을 주는 제품 △피부의 주름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 △피부를 곱게 태워주거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총리령으로 정하고 있다. 기능성화장품은 병의원이나 에스테틱숍에서 주로 쓰이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화장품·
Cosmetics+의약품·Pharmaceutical)이나 더마코스메틱(DermaCosmetics, 더머톨로지·Dermatology+화장품·Cosmetic)으로도 쓰인다. 한국식품과학회가 발간한 ‘식품과학기술대사전’에서는 바이오화장품의 정의를 “넓은 뜻의 생물공학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성분을 배합한 화장품을 가리킨다”고 설명한다.화장품법에서 ‘유기농화장품’은 유기농 원료, 동식물 및 그 유래 원료 등으로 제조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기준에 맞는 화장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화장품의 범위가 선진국에 비해 협소하게 규정되어, 의약외품은 품목허가 등 별도 규제가 수반되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화장품 시장은 원천 기술이나 원료 사용에서 해외 의존가 높고, 노화 메카니즘 등 피부과학 분야 기초연구도 취약한 상황이다. 중앙대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바이오화장품이 화학 기술의 자리를 점점 대체하면서 각광받고 있다”면서 화장품업계는 눈가주름, 보습, 탄력, 독특한 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안용찬
201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