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지배하는 자! 그대 이름은 ‘위너’
2014년 매출 상위 30개사
빛나는 한해였다. ‘화장품 비즈니스’가 국내 산업계 전반의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국내 화장품 관련 기업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1조원을 돌파했다.본지가 4월 21일 현재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13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매출 21조6173억원, 영업이익 2조610억원, 당기순이익 1조70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 10.3%, 영업이익 34.8%, 당기순이익이 82.7%가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국내 화장품업계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화장품의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역대 최고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대비 매출이 19.3% 증가하며 화장품업계 최초로 ‘3조원 클럽’(3조1,823억원)에 가입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33.7%, 31.7%가 늘어나 2013년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다. LG생활건강은 규모와 내실을 함께 다지는 데 성공했다.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조5,1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9.8%, 40.9%로 급상승했다.브랜드숍에서는 등락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가 새로운 투톱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브랜드숍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에이블씨엔씨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매출 하락과 함께 영업이익이 급감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브랜드숍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반면 네이처리퍼블릭, 잇츠스킨, 토니모리, 에프엔코 등 브랜드숍 중위권 업체들은 두드러진 매출 상승으로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의 호실적과 함께 원브랜드숍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달팽이크림’을 대히트시킨 잇츠스킨의 약진은 놀라운 수준으로 전년 대비 354.6%가 성장한 2,411억원의 매출을 찍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1037.7%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K-뷰티 열풍에 힘입어 OEM·ODM 업계도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콜마가 4,390억원의 매출과 168.3%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코스맥스는 지주회사 체제 정비에 따라 1~2월이 누락된 10개월의 결과가 집계됐음에도 매출 2,468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이라는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연우(1,687억원), 코스비전(1,325억원), 산성앨엔에스(1,099억원), 한불화장품(900억원), 이미인(830억원), 바이오랜드(767억원), 에버코스(690억원), 코스메카(687억원), 대봉엘에스(476억원), 웰코스(416억원), 케이씨아이(391억원), 씨엔텍(365억원), 한국화장품제조(354억원), 케어젠(285억원), 유씨엘(208억원) 등 여타 OEM·ODM, 원료·부자재 관련 기업들도 전년 대비 매출이 신장했다.한때 국내 화장품시장을 주도했던 중견·방판업체들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고전을 펼쳤다. 엔프라니와 KGC라이프앤진이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반면 아이기스화진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소망화장품, 참존, 한경희생활과학, 유니베라, 한국화장품, 김정문알로에, 이넬화장품, 사임당화장품, 생그린, 한생화장품 등은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였다.한편 국내 화장품시장의 다변화로 새로운 동력을 얻은 H&B숍은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CJ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는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고, 왓슨스코리아(구 GS왓슨스)도 적자 폭을 줄이며 1,0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국내 화장품시장은 2010년 이후 저성장세가 지속됐으나 지난해 중국 특수 등 글로벌 매출 급성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화장품 무역수지가 2014년 5월 흑자로 돌아선 후 올해 3월까지 1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2015년에도 화장품 호재는 계속될 전망이다.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시장은 엄밀히 말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최근 제약, 병원, 의료, 패션, 유통, 식품, 주얼리, 건설, 도자기, IT 등 업종을 초월한 다양한 업체들이 화장품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어 2015년은 고성장과 함께 국내 화장품산업이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흥열
201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