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당(加糖) 음료 탓 年 18만4,000명 사망 추정
가당(sugary 또는 sugar-sweetened) 음료 때문에 매년 지구촌 전체적으로 18만4,000여명의 성인들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지구촌 차원에서 가당음료 섭취로 인한 영향을 평가한 연구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터프츠대학 식품영양학대학의 기탄잘리 M. 씽 조교수 연구팀은 미국 심장협회(AHA)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써큐레이션’誌(Circulation) 온라인판에 지난달 29일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추정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지난 2010년 가당음료 소비로 인해 발생한 전 세계, 지역별 및 국가별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추정’이다.
이번 연구에 깊숙이 관여했던 같은 대학의다리우스 모자파리안 학장은 “우리의 식생활에서 가당음료의 섭취량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퇴출토록 하는 데 지구촌 차원에서 우선순위가 두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씽 교수팀은 지난 2010년 당시 당뇨병과 심장병, 암으로 인한 사망률과 장애자 발생실태에 가당음료가 미친 영향을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여기서 언급된 “가당음료”란 설탕을 첨가한 소다수, 과일음료, 스포츠 드링크 및 에너지 드링크, 설탕을 들어간 아이스 차(茶), 가정 내에서 만든 가당음료 등 8온스당 최소한 50kcal 이상의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됐다.
다만 연구팀은 100% 과일주스의 경우 가당음료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씽 교수팀은 지난 1980년부터 201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 세계 51개국에서 총 61만1,971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62건의 식생활 관련 조사사례들과 187개국의 국가별 설탕 사용실태 등을 소상하게 밝힌 자료 등을 근거로 지역별, 성별, 연령대별, 인구별 가당음료 소비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현재 총 13만3,000여명이 가당음료 섭취로 인한 당뇨병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4만5,000여명이 가당음료 섭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심장병으로 인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같은 해 가당음료와 관련된 암으로 사망한 이들 또한 6,45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모자파리안 학장은 “가당음료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소비량을 줄일 경우 매년 수 만명에 달하는 사망자 수를 줄이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추정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가당음료 섭취가 미친 영향은 국가에 따라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들 가운데 1% 미만이 가당음료 섭취와 관련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 반면 멕시코에서는 45세 이하 젊은층 사망자들의 30%가 가당음료 섭취와 연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멕시코는 인구 수가 가장 많은 최상위 20개 국가들 가운데서도 가당음료 섭취와 관련된 사망자 수가 성인 100만명당 405명, 전체적으로는 2만4,000여명에 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미국은 2위에 랭크되어 성인 100만명당 125명, 전체적으로는 2만5,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측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가당음료 섭취와 관련이 있는 사망자들 가운데 76% 정도가 중‧저소득 국가들에서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됐다.
씽 교수는 “가당음료와 관련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20개 국가 중 최소한 8곳이 중남미 국가 및 카리브해 연안국들이었다”며 “이 같은 결과는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가당음료 섭취량이 높은 현실이 투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씽 교수는 “젊은층에서 눈에 띄는 가당음료로 인한 유해한 영향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들이 핵심 근로자 계층을 형성하고 있음을 상기할 때 경제적‧국가적으로 미치는 여파가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들이 지금과 같은 가당음료 소비를 지속할 경우 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망률과 유병률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덕규
201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