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모시기 위한 ‘한-중-일’ 면세점 대첩
한국, 중국, 일본은 요우커의 지갑을 열기위해 각자 면세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측은 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효자 품목인 화장품 군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요우커를 잡기 위해 ‘한-중-일 면세점 대첩’이 벌어지고 있는 것.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는 598만4,170명으로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 관광객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요우커도 전년보다 107.3% 늘어난 총 499만4,000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기청에 따르면 요우커의 쇼핑은 면세점이 7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명동 44%, 백화점 22%, 공항 21.6%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관세청은 작년 7곳의 국내 면세점 매출이 9조1,984억 원으로 전년보다 10.7%(8,907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중국, 일본은 주요 관광상권을 중심으로 면세점을 신설, 확장하는 등 본격적으로 ‘큰 손’인 요우커 모시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한국은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서울의 롯데면세점 소공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신라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워커힐면세점에 이어 HDC신라, 한화갤러리아63, SM 3개의 사업자를 추가했다.
또 4곳의 신규 특허 추가 사업자가 선정되면 서울 시내면세점은 13곳으로 늘어난다. 이 외에도 부산 1곳, 강원 1곳을 추가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많은 요우커들이 방문하는 제주도도 면세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는 2002년 12월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제주공항면세점,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면세점, 국제·국내여객터미널면세점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2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제주에 시내면세점(JTO)을 1차로 시범오픈하고 오는 5월 30일 프리오픈을 통해 중국 관광객 모시기에 본격적인 발담금질을 시작한다.
JTO는 국내기업 생산품의 실질적인 판로개척에 나선 가운데 특히 설화수, 헤라,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22개 국내 브랜드 입점이 확정됐고 12개 해외 브랜드도 순차적으로 입점될 예정이다.
일본도 면세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츠코시백화점은 지난 1월 자사 건물에 ‘재팬 듀티 프리 긴자점’을 오픈했다.
뒤이어 도큐백화점도 지난 3월 말 도쿄 긴자거리의 도큐플라자긴자에 일본 최대 규모의 시내면세점인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을 오픈했고 중국 라옥스는 이미 지난 2013년 긴자에 면세점을 유치해 요우커 공략에 나선 바 있다.
미쓰코시는 서일본의 상업도시 후쿠오카에도 지난 4월 1일 시내면세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롯데 측은 앞으로 10년간 일본 홋카이도·나고야·후쿠오카 등에 진출해 시내면세점을 최대 10곳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은 2014년 10월 사후면세점 즉시환급제 시행 후 1년 동안 사후면세점 수가 5,000개 가량에서 3만개 가량으로 늘었고 면세 매출도 급신장 하면서 사후 면세점에 대한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쇼핑 비용을 묶어 내수 소비를 살릴 계획으로 광저우, 항저우, 충칭 등 입경면세점 19곳을 신설한다.
종전의 1인당 5,000위안 면세구매 한도는 유지하되, 입국 면세점에서 추가 구매가를 포함 1인당 총 8,000위안 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개정된 내용이 골자인 이번 면세점 신설 건으로 인해 중국 내 소비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한 업체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관광을 통한 면세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국내 업체간의 경쟁에 더해 중국과 일본으로 넘어가는 요우커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업계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안팎으로 견제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떠안겨진 난제를 업계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문제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최대 면세점기업 듀프리마저 아시아시장 면세점 혈전에 가세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듀프리는 전 세계 해외관광객 수 급증에 따라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 한국이나 태국, 인도네시아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듀프리는 세계 최대 면세점 기업이면서도 아시아 시장에서의 매출은 전체의 약 10%에 머물고 있어 한국 등 아시아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상훈
201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