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폴루션’ 화장품 출시 급증 ‘이유 있었네’
3만983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에서 검색어를 ‘미세먼지’로 넣으면 1990년 5월 7일부터 2016년 5월 17일까지 조회되는 기사 건수다.
미세먼지(지름 10㎛ 이하),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매우 작은 대기 오염 물질을 말한다.
종합·경제 일간지가 다룬 ‘미세먼지’ 관련 기사는 1990년 2건에 불과했지만, 2002년 515건으로 증가 한 뒤, 2012년 1,032건, 2013년 2,871건, 2014년 7,407건, 2015년 6,681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2014년 미세먼지 관련 기사는 2013년에 비해 두 배를 훨씬 넘었다. 2016년 5월 현재 미세먼지 기사량도 벌써 4,277건에 달한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에서 분석한 지난 17일 현재 미세먼지 연관 이슈도 중부 지역 황사, 생활수칙, 사무실, 작업장, 연일 기승, 세포생존력, 염증유전물질, 예방법, 어떤 음식, 피부관리 등이 올랐다.
미세먼지 관련 장소도 중국을 비롯해 서울, 경기, 충청, 호남권이 대상 지역이다. 청정 지역 제주도까지 포함될 정도다.
이같은 상황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6일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2016'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우리나라 공기질 수준은 180개국 중 173위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45.51점에 그쳤다. 초미세먼지 노출정도는 33.46점에 불과하다.
미세먼지는 화장품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본지 온라인 사이트에서 검색어를 ‘미세먼지’로 분석한 결과, 뉴스는 2013년 15건, 2014년 51건, 2015년 35건, 2016년 5월 현재 11건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출시 기사도 2013년 8건, 2014년 41건, 2015년 57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 5월 현재 8건이다.
코스온이 내놓은 ‘2016 F/W 트렌드(스킨케어)’ 자료에 따르면 “(최근 3시즌 동안 외부 환경은) 미세먼지로 시작된 환경오염과 이상기후로부터 피부생존을 위한 방어체계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를 케어하는 제품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피부에 유해한 미세먼지를 방지, 클렌징, 케어해주는 3중 더스트 프로텍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지난 4월 18일 발표했다. 코스메카코리아 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자외선 차단 지수인 SPF(Sun Protection Factor)만큼이나 미세먼지가 피부에 닿지 않는 접촉각을 구현한 DPF(Dust Protection Factor) 지수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라네즈는 공기 중에 섞인 미세먼지를 반사해 피부에 붙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올데이 안티 폴루션 디펜서’, LG생활건강 CNP차앤박화장품은 미세먼지 흡착을 방지하는 '안티폴루션 비비크림', 스킨푸드는 4단계 안티 더스트 및 퓨리파잉 라인 ‘비터 그린 클렌즈 라인’, 라비오뜨는 연꽃뿌리, 꽃, 잎, 씨앗, 배아까지 5가지 부위를 모두 함유한 ‘로터스 토탈 리커버리 크림’을 내놓았다. 약국화장품 점유율 1위인 데이셀코스메틱도 안티폴루션 기능을 담은 자외선차단제 ‘닥터비타 프로텍션 썬스틱’을 출시했다.
원료 분야도 안티폴루션(항오염) 제품이 나왔다. 바이오스펙트럼은 항산화, 항주름 효과에 더불어 안티폴루션 실험 데이터를 추가해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신원료 ‘레드스노우(RedSnow)’를 선보였다.
안티폴루션 화장품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페가 2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안티에이징 케어 솔루션'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나 황사와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이 극심한 날 피부가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2013년 글로벌 스킨케어 시장에서도 안티-폴루션 효과를 표방한 제품 출시 건수가 22% 증가했다고 민텔은 집계했다.
미세먼지를 접촉하는 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600개 도시 중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 이상인 도시는 대부분 아시아로 나타났다. 국제연합(UN)은 2030년 세계 도시 면적은 세 배 증가하고, 세계 도시는 두 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았다. 2050년이면 세계 전체 인구의 70%(649억명)가 도시에서 미세먼지와 함께 살아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안용찬
201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