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구 절반이 만성질환자"
오늘날 전체 미국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경미한 알러지 증상에서부터 중증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올해에만 약 2,000만명의 새로운 만성질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美 존스 홉킨스大 제라드 앤더슨 박사는 美 질병관리센터(CDC)의 주최로 지난달 29일 워싱턴 D. C.에서 열린 만성질환 전문가 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총 2억7,600만명에 달하는 전체 미국인구 가운데 1억2,500만명이 만성질환자이며, 이 수치는 오는 2020년도에 이르면 1억5,7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하리라는 것. 그는 특히 2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도 5명당 1명 꼴에 달하고 있어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앤더슨 박사는 "2020년에 이르면 각종 만성질환들을 치료하는데 지출되는 비용규모가 총 1조700억달러로 현재의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CDC는 "만성질환 치료에 눈부신 진보가 거듭되고 있음에도 불구, 아직도 미국인들이 사망하는 원인의 70%는 만성질환에서 비롯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미한 알러지 증상의 경우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한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반면 심장병은 보다 복잡한 약물요법이나 수술, 검사 등을 필요로 하는 형편이다. 알쯔하이머는 아예 24시간 치료(care)를 요하며, 체중관리·질병 스크리닝·영양요법·운동·노인간호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관리법들은 장시간에 걸친 노력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모두가 만성질환의 예방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시사하는 대목들인 셈이다.
앤더슨 박사는 "현재 6,000만명에 육박하는 미국인들이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인구의 노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그 숫자는 2020년에 이르면 8,100만명 수준으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의 경우 만성질환을 앓지 않는 건강한 사람들은 연평균 182달러를 본인이 부담하고 있는 반면 한가지 만성질환을 지닌 사람들은 평균 369달러, 3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사람들은 1,106달러를 본인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가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국가적으로 연간 6,032달러의 의료비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건강한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1,105달러 보다 5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덕규
2000.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