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약국체인vs회원약국 '곪을대로 곪았다'
약국체인업체와 일반약사회원간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분업초기 맺어진 계약관계에 대한 부작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불거지고 있는 것.
심지어 약국측은 '노예계약' 운운하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체측은 오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라며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몇몇 사례는 약국체인과 약국간의 깊어질대로 깊어진 불신의 골을 엿볼 수 있다.
△ 전전세계약 체결 약국 경영권 침해
경기도 A약국은 지난 99년 국내 유수프렌차이즈인 B체인과 계약을 맺으며 임대보증금으로 약 2억원을 빌렸다.
이후 A약국은 약국경영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지인들과 동업계약을 맺었고 이 과정에서 2억원의 임차금을 모두 상환한 후 2층에 약국을 한곳 더 개설했다.
그러나 2001년 B체인측이 약국소유권을 주장, 동업경영을 문제삼으며 1층 약국에는 전전세계약을, 2층 약국에는 체인가입을 독촉했다고 한다.
A약국은 체인의 압력에 밀려 1층은 건물주-체인-약사들의 전전세계약을, 2층은 강제적으로 체인가입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2003년 정상적인 약국경영을 하고 있던 1층 약국에 B체인이 일방적으로 '나가라'며 내용증명 명도양도를 주장했다고 한다.
또 2층 약국에는 전전세계약을 요구했다는 것.
즉 A약국의 주장에 따르면 체인측에 임차금을 모두 상환했는데도 불구하고 약국소유권을 돌려주지 않은 채 강제적으로 전전세계약을 맺었고 이후 약국경영이 활성화되자 전전세를 빌미삼아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약국 약사는 "년 10억원 가까이 결제하는 회원의 영업권을 보장해 주지 않은 채 매년 방 빼라, 체인가입해라, 전전세계약해라는 요구에 시달려야 하냐"며 "특히 이 체인은 전전세계약을 악의적으로 이용, 체인도매거래를 늘려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이 지역에서는 2년전 이와 똑같은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중재과정에서 합의한 것일 뿐…강제성 없었다
이에 대해 B체인측은 A약국의 경우 '전전세계약'은 결코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동업약사들간에 경영권문제로 갈등이 일어 중재에 나서면서 원만하게 맺어진 합의안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전세계약건은 회원이 일방적으로 약국을 처분할 경우에 대비해 단순히 업체의 경영권보호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B체인 한 관계자는 "하지만 전전세계약은 회사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 회사 이미지차원에서 신중히 고려해 회원들의 권리를 십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관계자는 계약해지 통보와 관련, 일방적인 것이 아니며 단지 임대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계약해지 한달전 이를 알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는 이미 체인에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양측이 합의서를 작성해 1년간 계약을 연장, 원만하게 마무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 PC무상임대 후 도매거래 요구 '말썽'
B체인은 지난 2001년 회원약국에 PC를 무상임대했다.
약국측에서는 당연히 회원에게 주는 서비스의 일부려니 생각하고 PC를 지급받았다.
그러나 이후 B체인이 무상임대시 작성했던 물품대행공급계약서를 근거로 월 80%이상의 체인도매거래를 요구해왔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약 5,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는 등 말썽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B체인 관계자는 "영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부풀려진 내용으로 회사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며 "회사이미지 차원에서도 손해배상청구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PC무상임대로 인해 협력관계를 체결한 某 전자회사에 매월 상당액을 지급하고 있어 회사차원에서는 부담이 큰 문제지만 오는 10월 임대료 납부가 끝나기 때문에 당시 지급된 PC는 회원소유로 전환할 것"이라며 회원들의 오해에서 발생한 부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체인도매거래를 요구한 것은 단지 협력을 부탁드린 것일 뿐 강제성을 띠는 부분은 없다"며 회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자사제품 강매 후 반품 '나 몰라라'
또 다른 약국프렌차이즈인 C체인은 회원약국에 일정금액의 자사제품을 우선 공급한 후 판매가 어려운 제품에 대한 반품에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
제품대금을 선불로 지급받고는 약국에서의 제품판매여부에는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반품 불가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는 것.
또 약국체인은 아니지만 몇몇 숍인숍 업체역시 이같은 경영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약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한 체인은 제대로 교육도 되지 않은 전문영양사를 파견해 기존 약국직원과의 갈등은 물론 약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도 해 종종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 약국체인-회원간 대화공간 절실
분업이 3년여를 넘어서면서 위 사례와 같은 갈등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약업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업체는 업체대로 약국은 약국대로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경영안정화를 꾀하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잦은 충돌을 일으킬 전망이다.
따라서 양측이 잦은 대화의 공간을 마련해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B체인의 PC무상임대와 관련한 문제는 업체측의 적극적인 홍보와 회원들의 사실규명의지가 있었다면 아무런 잡음없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약국체인과 회원약국은 앞으로 시장개방과 법인약국시대를 맞아 함께 발맞춰가야할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프렌차이즈는 본사는 부족한 자본과 인력자원을 해소시킬 수 있으며 가맹점은 본사의 상품 이미지와 지식, 기술을 전수받아 상호보완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서로 무조건적인 비방과 흠집내기는 자제하고 함께 발전해 갈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
특히 약국체인은 위상에 걸맞는 합리적인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회원들은 체인본부의 전략을 믿고 후원해 나갈 수 있는 공생의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감성균
200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