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포토에세이] 약준모 태안지역 의료봉사기
온라인 약사 커뮤니티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회장 김성진)이 지난 19일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신음하고 있는 태안지역으로 1차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약준모는 이날 봉사활동에 1팀 3명이 참여했고, 23일 제2팀 4명, 25일 제3팀 7명(2개조 분리), 30일 제4팀 2명의 봉사팀을 각각 파견할 예정이다.
본지는 김성진 약사가 당일 새벽 출발부터 현장 분위기와 의료봉사활동 참고사항, 소감 등을 기록한 포토에세이를 전재한다.
<약준모 김성진 약사, 의료봉사활동기 전문>
약준모에서 태안에 제 1차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의 격려 속에 '제 1차 약준모 태안 의료봉사활동'을 마치고, 하루 동안의 내용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른 아침 6시에 일어나 대통령 선거에 투표를 하고 1팀의 집결지인 매송 톨게이트에서 만나 1대의 차로 태안으로 향했습니다. 캄캄한 밤에 출발한 일정이 태안에 들어설 때는 해가 중천에 뜨더군요. ^^;;
태안에서 모든 팀들의 투입 전 집결지는 '태안군 보건의료원'이며, 원장님은 허종일 의사입니다.
태안군 보건의료원 푯말
- 전화: 041 671 5201
- 주소: (357-908) 충남 태안군 태안읍 평천리 698-6번지
- 메일: gsjongil@hanmai.net
이 곳은 반대편에 장례식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고, 정문 바로 앞에는 '바다약국'이 있었습니다. 의료 관련 의료원 지휘본부는 3층입니다. 3층에 가야 직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의료봉사활동 목적지를 구례포 해수욕장으로 배정받고 가는 길에 태안의 화력발전소를 멀리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1팀은 의약품을 자체적으로 준비하지 못했기에, 태안군 보건의료원에서 의약품을 협조 받아 갔습니다. 다음 2팀부터는 약준모에서 의약품을 구비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2팀이 구비한 의약품을 사용하고, 3팀까지 부족 의약품을 채우면서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3팀 이후 다른 계획이 없다면, 남은 의약품을 태안군 보건의료원에 성금과 함께 지원할 계획입니다.
구례포 해수욕장입니다. 여러 현수막이 붙어있고, 1팀이 나올 때 쯤엔 이 자리에 대형 천막과 뭐지뭐지...간이 사무실이 설치되었습니다. 구례포에 도착한 것은 약 9시 40분 가량 됩니다. 태안군 보건의료원에 1팀은 9시에 도착하고, 준비하였기 때문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태안군 보건의료원에서 구례포 해수욕장까지는 약 20 Km에 약 20분 가량 소요됩니다.
이 날 의료봉사를 나온 약준모 외에도, 환경지휘본부, 태안군 공무원, 주변 마을 이장과 임원, 주민, 태안군해양경찰서 등의 관리 요원들이 참여했고, 전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투입된 인원은 이곳에 약 400명 정도라고 합니다. 이 인원이 많은 것이 아니고, 17, 18일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점점 자원봉사자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염려하고 있습니다.
이 곳이 기름제거 작업을 해야 할 해수욕장입니다. 지난 10일간 모래사장은 거의 제거가 되었고, 현재는 모래사장 양쪽 끝 바위 쪽에서 작업을 하므로 이동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모래사장을 다닐 수 있는 차량이 거의 없어, 모두 걸어서 이동합니다.
기름을 제거한 내용물과 흡착포, 헌 옷가지들은 부대에 담아서 중장비로 이동을 합니다.
중장비 뒤로 하얀 점들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입니다. 다행이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상대적으로 작업을 하기에는 좋은 날씨였습니다.
많이 제거했다고 하나, 아직도 밀려오는 파도에는 기름이 있습니다. 이 정도는 제거해도 해도 계속 이 수준으로 밀려온다고 합니다.
중장비 오던 반대쪽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마을 주민들입니다. 노란 옷 오른쪽 사진에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많은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마음 때문인지 파도가 검어 보입니다.
진입하면서 보았던 화력발전소의 연기입니다.
이 날 약준모는 거대한 현수막은 걸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봉사를 했으며, 약 100명의 자원봉사자 및 주민들에게 약을 투약했습니다. 의약품은 대부분 1일 위주, 필요 위주로 투약을 하며, 장기 투약은 하지 않습니다. 큰 외상이나 경질환이 아닌 것은 119로 후송하지만, 오늘은 없었습니다. 작은 약 한 알이라도 열심히 복약지도를 하고 계시는 antonio 선생님(정책연구소 소장) 이십니다. 하루만 오는 자원봉사자들은 거의 약을 먹지 않습니다. 약 70%가 매일 작업에 투입되는 마을 주민들이었습니다. 두통, 근육통, 소화불량, 감기 등이 가장 많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일을 나오면 하루 일당을 군에서 지급한다고 합니다. 바다가 오염되어 달리 할 일이 없어 생계가 이어지지 않으니, 아파도 일을 나올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군에서도 이 방법 밖에 생활비를 지원할 방법이 없더군요. 협조받은 의약품은 정부의 재산이라 수불 대장과 진료대장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약준모에서 의약품을 구비하여 투입되면, 좀더 자유로운 투약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의료활동은 대학병원 및 의료원, 보건소 등에서 지원하였습니다. 이들은 규모가 있기 때문에, 천막, 의료기구, 의약품, 의료인력 등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각 현장에 투입되므로 약사들의 지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충청남도약사회와 태안군약사회가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으나, 확인은 할 수 없었고, 태안군 보건의료원 편제에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사회활동에 있어, 약사들의 현주소가 이정도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준모가 있으니, 앞으로 좀더 좋아지겠죠.
약준모도 의료지원 전용 차량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상상만 해봅니다. ^^;;
의료지원 못지 않게 중요한 게 행정지원입니다. 차량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서류, 소득공제용 기부금 서류, 자원봉사 확인 서류 및 인력배치, 오염물의 수거와 처리, 필요 자원의 투입 등 다양한 행정 업무를 담당해야 하므로 무척 바빴고, 한가한 타임에는 약준모 의료봉사활동팀이 도왔습니다. 이 일 때문에 5시에 업무를 마감했습니다. ㅠ.ㅠ 나서니깐...일이 많아져요 ^^;;;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통행료 왕복 요금을 환불 받을 수 있었습니다.
1. 고속도로 통행료 환불 방법
1) 일반
- 반드시 영수증을 챙긴다.
- 봉사활동이 끝난 후 지휘본부에서 통행료 면제 '송장'을 발부받는다.
- 귀가하는 마지막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정상적으로 지불하고, 요금소 옆 사무실에 주차한다.
- 영수증 2장과 '송장'을 가지고 사무실에서 소정의 양식을 작성하고 현금으로 비용을 받는다.
2) 하이패스
- 대부분 위와 비슷합니다.
- 차이점은 영수증이 없으므로 하이패스 카드와 '송장'을 가지고 사무실을 방문한다.
- 컴퓨터로 확인 후, 소정의 양식을 작성하고 현금으로 비용을 받는다.
2. 자원봉사활동 확인서
- 봉사활동 후 지휘본부에서 접수하고 발부받는다.
- 학생은 학교에 제출하여 봉사활동 점수를 쌓는다.
- 민방위는 4시간 면제 받는다고 한다.
3. 기부금 확인서
- 자원봉사 활동을 용역으로 간주하여, 일당 5만원을 공제받는다.
- 봉사활동 후 지휘본부에서 발급받는다.
- 직장인은 연말정산, 자영업자는 종합소득세에 첨부하여 공제받는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각자 장비(방제복, 마스크, 장화, 장갑, 헌옷가지, 흡착포 등)을 가지고 오나, 그렇지 못한 봉사자들에게는 지휘본부에서 지급해 주었습니다. 물론 자신의 몸매에 딱 들어 맞는 것은 기대하면 안되겠죠. ^^;;
사진에는 장화, 흡착포 등이 왼쪽에 보이고, 오른쪽은 수거물을 쌓아둔 곳입니다.
교회, 회사, 학교, 개인 등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왼쪽의 하얀 옷에 주황 조끼 입은 사람이 환경업체 직원으로 이 곳 구례포의 안내자입니다. 뒤 노란 차는 음식물 수거차량.
이번 태안 봉사활동에는 공식적으로 음식물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도시락 및 간식은 모두 자급자족해야 합니다. 다행히 오늘은 초등학교 자모회에서 자원봉사를 나와 김치찌개와 김치, 밥으로 점심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나온 분들도 있었습니다. 구례포는 그나마 기름이 많이 제거되어 나은 편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기름제거작업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육면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건강 면에서는 매우 나쁘다고 합니다. 초기 환경 단체에서 태안의 공기를 조사했는데, 기름의 기화로 인해 공기 중 발암물질이 도시의 40 배에 이른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주변 관리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현장에 들어간 가족이었습니다.
기름 제거 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에 비해 의료봉사활동은 육체적으로 절대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재고의약품 보내기, 헌옷가지 보내기, 성금 보내기, 글로 위로하기 등 스스로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것이 하나의 공동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약준모도 다른 의료지원단체처럼 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열심히 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5년이 우리에게 많은 꿈과 희망을 주었던과 마찬가지로... 이 곳에 있었던 많은 사람들은 약준모를 모릅니다. 또한, 약사보다 의사를 더 신임합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니까...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한 오늘 하루의 삶이 더없이 자랑스럽습니다 ^^
자야쥐...
김지호
2007.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