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감기약 편의점 판매 해결책 아냐"…논문 주목
올 11월부터 편의점에서 감기약 등 안전상비약 판매가 가능해지는 가운데 편의점 판매가 심야 및 공휴일 약구입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의 논문이 발표돼 주목된다.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 도민숙(사회행정약학 전공)은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가 소비자의 건강관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약국외 의약품 구입의 장단점을 심야 및 공휴일의 약 구입 불편해소, 편리성, 안전성, 건강심리 측면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비교분석했다.
지난 4월 20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약국을 방문해 일반의약품을 구매한 성인남녀 252명에게 총 21문항으로 이뤄진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 응답을 토대로 약국외 판매의 장단점을 비교했는데, '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심야 및 공휴일의 참기 어려운 불편증상의 해결책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14.1%가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그렇다' 33.8%, '보통이다' 33.0%, '그렇지 않다' 9.6%, '매우 그렇지 않다' 9.2%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이 의약품 편의점 판매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 및 공휴일에 참기 어려운 증상이 생겼을 때 대처방법에 대한 응답으로 '가정상비약 이용'이 37.4%, '응급실 이용' 27.3%, '문 연 약국 이용' 15.4%로 나왔다. '참는다'는 응답도 12.7%가 있었다.
이러한 증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8.5%가 '휴일야간질병센터'라고 대답했으며 의원약국당번제가 21.2%, 24시간 문여는 약국이 20.4%, 공공야간약국이 18.4%로 집계됐다.
저자는 논문에서 소비자들이 심야나 공휴일에 가장 많이 경험하는 일은 '아이가 밤에 갑자기 열이 몹시 많이 난다(46.0%)', 배가 몹시 아프다(34.9%)' 등 의사의 진료에 의해 구입이 가능한 전문의약품에 대한 진료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런 증상이 생기면 상비약을 복용(37.4%)하면서 참거나 응급실을 이용(27.3%)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응답자의 38.5%가 휴일야간질병센터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 의원약국당번제가 21.3%, 24시간 문여는 약국이 20.4%, 공공야간약국이 18.4%로 집계됐다.
논문 저자는 "이같은 결과와 더불어 보건사회연구원과 심평원이 각각 조사한 연구결과를 봤을 때도, 소비자들은 약만 구입하기 보다는 의사의 진료를 함께 받는 것을 더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며 "심야 및 공휴일의 약 구입 불편의 실체는 병의원이 문을 열지 않아 생기는 진료공백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편의점 판매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보사연의 2010년 '보건복지정책 수요분석 및 정책개발에 관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80.9%가 '경제적 부담이 되더라도 야간과 공휴일에 동네 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또한 2005년 심평원이 '휴일 및 야간진료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88.3%가 '응급실 이외 휴일 및 야간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또한 편리성 측면에서 대부분의 소비자(70.2%)들이 약국까지의 거리가 10분 이내이며, 상비약 구비율은 71.8%였으며 상비약을 구비하지 않은 28.2%도 필요할 때 대부분 구입이 가능(48.8%)하고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는 응답자도 26.1%였다.
저자는 의약품 편의점 판매가 동네약국의 경영난으로 폐업이 늘고 소비자의 약국접근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환자의 93.6%가 '약사의 약 추천과 복용법설명이 증상개선이나 부작용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편의점 판매는 광고에 의존해 약을 선택하게 되며 사용설명서를 충분히 읽지 않는 습관(60.2%)으로 광고 증가로 인한 약값 상승과 의약품의 오ㆍ남용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건강심리측면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약사와의 공감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과 증세의 빠른 개선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편의점에서는 스스로 약을 선택해 복용하므로 심리적 위로를 받을 수 없고 신체적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환자가 다시 병의원을 이용하게 되므로 약국외 판매가 경제적 보험재정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저자는 "약국외 판매가 진정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3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진료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시간외 진료센터를 둬 전문가에 의한 진료확대와 약사들이 보다 소비자의 감성에 다가가 약료 전문가로서의 약사의 존재감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것, 보건의료제도 개혁이 무엇인지 천천히 논리적으로 생각해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혜선
201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