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프리즘]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 소비자 이해부터
약사들이 의약분업 이후 20여년동안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를 외쳐 오고 있지만, 성과는 제자리 걸음이다.
처방권이 의사에게 있는 의료구조에서 조제권을 가진 약사와 약에 대한 주도권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문제가 세계약사연맹(FIP) 서울 총회서 다뤄졌다.
11일 열린 한국세션의 주제는 ''동일성분대체조제 및 성분명처방'으로 WHO의 정책방행과 프랑스, 미국, 일본 등의 성분명처방 현황이 소개하고,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토론회를 진행 했다.
WHO와 FIP는 '성분명처방'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글로벌 시대에 환자 안전에 대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성분명처방을 의미하는 INN(국제일반명칭,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s)은 글로벌 언어이기 때문에 환자가 해외에 나가도 처방전만 있으면 말이 통하지 않아도 본인이 먹는 약을 의사나 약사에게 보여주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지만 INN은 각국에서 제네릭의약품을 통한 약품비 절감 효과로 건강보험 서비스체계의 지속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성분명 처방을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성분명처방의 도입과 대체조제 활성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의사의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환자들의 니즈 부족은 제도화를 이루는데 큰 걸림돌이다.
우선, 의사들이 성분명처방에 대한 거부는 약에 대한 주도권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처방권을 가진 의사들이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에 대한 신뢰문제이기도 하다.
임상 현장의 의사들은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환자에게 임상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제네릭도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
치료와 직결되는 약물 효능이 일정하지 않다는 주장은 실제로 생물학적동등성 실험 조작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 의사들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환자는 치료에 있어 절대적인 의사의 처방에 의지할수 밖에 없다.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 아닌 것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비용이 싼 동일성분의 제네릭을 사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크게 와 닿는다. 의약품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싼 약은 합리적인 소비라기 보다 '싼약=나쁜약, 비싼약=좋은약'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체조제나 성분명처방을 주장하는 약사에 대해 보험급여 약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이익을 취하고 비싸고 좋은 약 대신 싼약을 권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기도 한다.
제네릭 의약품 사용이 필수적인 미국의 경우, 건강보험시스템이 국가가 아닌 민간 중심이기 때문에 보험적용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때문에 병원 치료비에 상당한 비용이 들고 약품비에 대한 부담이 클수 밖에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가 제공하는 사회보험에 국민건강보험이 포함돼 있고, 국가가 진료비와 약품비 등을 부담해 주고 있어 의약품 가격에 대한 큰 부담을 환자나 소비자가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보험자, 즉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크고 약품비 절감에 대한 노력이 필요해, 제네릭 사용을 권장하고 불필요한 약 처방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토론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변진옥 박사는 "성분명처방, 대체조제를 더이상 재정절감 정책이라는 프레임이 아닌 다른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며 "환자에게 안전하게 의약품을 접근시키고 제약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제도이며 전문성이라고 하는 측며에서 의사와 약사의 전문성을 극대화시키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임을 강조할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박사는 "실제로 성분명처방은 의사의 처방권을 저해 하지 않는다. 약물의 선택은 의사가 하고 가격에 대한 협상만 약사에게 남겨두는 것으로 전문성을 더 발휘할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원은 "대체조제에 대해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왜 활성화 되지 않는가에 대한 장애요소를 고민해야 한다"고 "장애 요소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따른 해결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영석 선임연구원은 "환자 입장에서는 (대체조제로)가격적인 요인을 찾기 어렵다. 약사입장에서는 불용재고의약품 문제가 큰 것 같다. 이를 관리하는 건보공단에서는 중장기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어떻게 제네릭을 활성화 할지에 대한 고민해야 하고, 의사에게는 제네릭의 임상적인 동등성을 확신시켜 줄만한 아이디어를 모아 시행해야 한다"며 각각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복지부 유대규 사무관은 "성분명처방, 대체조제 제도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 어떻게 이해관계자를 설득할까라는 문제에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처방과 조제에 있어 1차는 처방행위가 있어야 조제행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처방권자와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인 추세라고 해도 건강보험제도는 각 국가별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트렌드가 될 수 없다. 다른 나라의 사례는 결국 사례일 뿐이다.FIP서울총회를 원동력으로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약사회가 보다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제도개선을 위해 정부기관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우리나라는 처방권자인 의사와 조제권자인 약사가 성분명처방이나 대체조제에 대해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환자)의 이해와 동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재경
201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