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해서는 쉽지 않은 책을 선보였다. '약'이라는 다소 무겁고 건조할 수 있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 출간됐다. 보름만에 상황은 재미있게 됐다. 1,000권이 넘는 책이 판매됐다.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약 이야기, 모르는 게 약?'을 선보인 경희대병원 최혁재 팀장의 얘기다. 최 팀장은 기쁘기도 하지만 약에 대한 정보와 소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혁재 팀장으로부터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가 알아야 할 약 이야기, 모르는 게 약?'이 출간된지 두달이 넘었다. 책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솔직히 처음 책을 만들 때만 해도 '누가 그렇게 약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책까지 찾아서 읽겠는가'라는 의심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서토론 학원에 납품돼 독자로부터 편지가 오기 시작했다. 편지를 통해 의외로 어린이들도 약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이 나온지 보름만에 1,000권이 넘게 판매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약이 우리 생활에서 소중한 것이라는 점을 새삼 자각하게 됐다.
△읽는 책을, 어린이를 위한 책을 출간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있는가?
책은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신문이나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 영화속 약이야기를 꾸준하게 써왔다. 글을 접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과학도서는 많지만 약에 대해 전반적인 상식을 담은 책은 거의 없다.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는 설명도 들었다.
여섯살 아들이 있는데, 출간 이후 제 사인이 담긴 책을 친구들에게 건네면서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한 백화점 대형 서점에서 책을 발견하고 온 아들의 눈빛이 반짝이며 신기해 할 때는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쓴 것에 대한 보람과 감사를 느꼈다.
성인을 위한 출판도 중요하지만, 독서의 중요성이 거듭 강조되는 때에 어린이를 위해 다각도에서 안전한 약의 사용이라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좋은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저는 병원약사지만, 책의 주인공은 동네약국 약사로 선택했다. 가장 주민과 가까이에 있으면서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강지킴이'로서의 약사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책은 주인공 '최파랑' 약사가 주변 사람에게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형식이다.
약의 올바른 사용법이나 주사와 백신의 이해, 마약과 신약의 개발 같은 기초적 상식부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약의 올바른 공급 같은 가치관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주인공 설명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선정한 8월의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된 것으로 안다. 어떤 영향이 있는가?
출판진흥원은 독서문화의 보급을 위해 정부에서 세운 기관이다. 다른 단체도 추천도서를 선정하고 있지만 여느 단체보다 파급력과 공신력이 크고, 추천도서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안다.
작가 개인으로서도 영광이지만, 약사가 약에 대해 쓴 책이 선정된 것에 대해 전문인으로서 감회가 크다.
△의약품 안전사용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또다른 계획이 있다면?
의약품 안전사용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숙련된 강사가 많지 않고, 또 다른 강사를 훈련시킬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이 풍부한 강사는 더욱 부족하다.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과 양질의 교재, 지속적인 참여 유도를 위한 약바로쓰기 운동본부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어느 분야보다 순수성과 전문성을 갖고 많은 약사들이 전폭적으로 자원하고 지원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어떤 대상과 상황에서도 양질의 강의를 쏟아낼 수 있는 프로급 강사들을 양성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
◆ 최혁재 약사는?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팀장 겸 한약물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업무의 상당 부분은 신제형 한방제제를 개발하는 일에 할애하고 있다. 실제로 한약물연구소에서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한방제제가 매년 30~40억원의 원내 매출을 올리고 있고, 한약의 현대화가 지향해야 될 목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상당히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오랜기간 대한약사회 의약품 안전사용교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홍보이사로 활동하면서 의약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의약품피해부작용 전문위원으로, 환자의 사망과 의약품 부작용간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일을 새로 맡게 됐다. 마치 미국드라마 'CSI'와 유사한 일이어서 아주 흥미롭고 많은 학습을 하게 되는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