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심야약국, 지속적 운영 필요한 부분이죠"
제주 새우리약국 백영재 약사 "초기 운영 쉽지 않아…홍보 필요성"도 언급
입력 2014.02.25 12:54 수정 2014.02.2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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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성을 갖춘 심야약국 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늦은 시간에 약국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인 국민의 불편을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이미 2년 넘게 공공심야약국을 운영중인 제주도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공심야약국을 올해 15곳으로 확대해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의회 조례에 관련 내용이 반영되면서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공심야약국을 통해 제주 시내권에서 심야시간에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는 새우리약국 백영재 약사를 만나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런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있다면 긍정적이다. 지속적으로 운영이 되면 분명 도움이 된다."

제주시 삼도동 새우리약국. 이 약국 백영재 약사는 공공심야약국이 긍정적인 제도이고, 확대 운영된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속성이 있어야 하고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제주 삼도동 새우리약국 백영재 약사.

의약분업과 동시에 새우리약국이 삼도동 지금 위치에 자리잡은 것이 벌써 10년을 넘었다. 100㎡ 규모의 약국이지만 공공심야약국에 참여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백영재 약사의 표현대로라면 새우리약국은 '정상적인 약국'이 아니다. 옆에 정형외과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경영에서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약국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병원 접근성에 초점이 맞춰진 최근 경향을 반영하면 오히려 반대인 경우라 '비정상'이라는게 백 약사의 설명이다.

그런 새우리약국이 공공심야약국에 계속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밤 10시부터 12시까지 손님이 거의 없는 날도 있고, 특히 백 약사 자신이 아픈 경우에는 대책이 없었다. 약속은 약속인만큼 문을 열어야 하는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심야약국을 하게 되면 보람도 있고 재미도 생긴다. 만약 약국이 문을 열지 않았다면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할 상황이고, 그렇게 되면 이용자의 비용도 그만큼 늘어난다."

요즘 심야시간 방문자는 밤 늦은 시간에 문을 연다는 것을 알고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안내시스템 덕분이다. 시스템을 통해 약국을 찾는 전화가 걸려오면 지역을 확인한 다음 가장 가까운 약국을 소개해 준다. 밤늦게 일을 마친 다음 약국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용자의 70%는 지역 주민이다. 나머지는 제주의 특징을 말해주듯 관광객이다. 주민들의 경우 시스템을 통해 안내를 받거나 알고 오는 경우가 많고, 관광객의 대부분은 최근 늘어난 '요우커', 중국인 관광객이다.

새우리약국 조제실 전면에는 영업시간이 저녁 12시까지로 표시돼 있다.


심야시간에 주로 찾는 제품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에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이다. 감기약이나 소화제, 소염진통제 같은 것들이다.

가벼운 질환을 위한 의약품이라고는 하지만 취급하는 약사로서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꾸준한 학습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밤시간에 약국에 있다 보면 환자의 얘기를 많이 듣고 어떤 부분이 의심되는지, 어떤 투약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 약사는 "밤시간에 찾아온 환자에게는 투약을 하더라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다음날 병의원이나 응급실에 가라고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또, "복약지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하나를 취급하더라도 주증상은 무엇인지, 땀은 나는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묻는 것을 소홀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백영재 약사는 의약분업 이후로 약사의 전문성이 약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전했다. 그래서 공공심야약국 운영에 동참하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판단했다. 환자와의 접점에서 적절한 상담과 복약지도를 하려면 약에 대한 정보로 무장돼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향이 없지 않아 아쉽다는 것이다.

공공심야약국은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략 1년간은 왜 하는지 의문도 생기지만 이 기간을 넘어서면 그 시간대 이용자가 꾸준히 생긴다는 설명이다. 처음 시작하면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 희생이 필요한 부분이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계속 운영하다 보면 손님이 생기고, 경영에도 뒷받침이 된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꾸준하게 공공약국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약국 인근에 살면서도 밤늦게까지 문을 연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말을 간혹 듣는다는 것이 백 약사의 설명이다. 지역 주민을 위해 운영되는 만큼 심야시간에 운영되는 약국이 있다는 것을 주민 입장에서 전하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의약품을 약국 밖으로 빼거나 하는 방향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법인약국에 대해서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우리 세대에서는 영향이 적다고 하더라도 후배들 설 자리가 없어진다. 법인약국과 같은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면 무엇 때문에 약학대학 6년제를 시행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가운에 달린 '법인약국 결사반대' 리본을 보고 사연을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자세히 설명해도 구체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한다.

백영재 약사는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가 정말 좋은데, 미국식이 좋은 줄 아는 경우가 많다"면서 "잘못 도입될 경우 나중에 서민들이 얼마나 힘들어 지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백 약사는 법인약국이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라는 설명을 잊지 않는다. 공공심야약국을 운영하면서 만약 법인약국이 도입되면 적지 않은 피해가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잊지 않고 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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