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노디스크가 글로벌 기업 브랜드를 '노보(Novo)'로 변경하는 동시에 기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명과 로고, 조직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월 1회 투여 GLP-1 치료제 개발을 위해 체결했던 최대 2억8500만 달러 규모의 협력 계약도 종료했다.
노보는 최근 어센디스파마(Ascendis Pharma)와의 공동개발 계약을 종료하고, 기존에 확보한 일부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하는 등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다만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은 주요 연구개발 과제로 유지하고 있어, 기존 프로그램의 중단과 별개로 투여 간격을 늘린 차세대 치료제 확보를 위한 연구는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변화는 노보가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기회를 확보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기업 운영 방식도 조정하는 모습이다.
노보는 글로벌 법인명인 'Novo Nordisk A/S'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기업 브랜드로는 'Novo'를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기업명에서 'Nordisk'를 제외해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을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번 브랜드 개편이 사람들이 오늘날 건강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맞춰 기업 브랜드를 더욱 기억하기 쉽고 친숙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상징인 아피스(Apis) 황소 로고도 변경된다. 기존에 왼쪽을 바라보던 황소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꿔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표현했다.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는 'Lasting Health Starts Now(지속적인 건강은 지금 시작된다)'라는 메시지가 적용된다. 지속적인 건강은 먼 미래에 달성하는 목표가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되며, 사람들이 일상에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발전을 통해 실현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업문화 역시 개편 대상에 포함됐다. 노보는 새로운 기업문화 원칙인 'The Novo Way'를 도입하고 이를 회사 운영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The Novo Way는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 원칙을 담고 있다. 특히 시장 경쟁이 빨라지고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 방식이 포함됐다.
마이크 두스트다르(Mike Doustdar) 노보 최고경영자(CEO)는 "의료는 사람들의 요구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고, 관련성을 높이며, 일상생활에 보다 쉽게 통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와 기업문화는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우리가 운영하고 경쟁하는 방식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건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미래 목표를 강조했다.
노보의 브랜드 개편은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업명과 로고,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GSK는 과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이라는 명칭을 간소화했으며, 사노피 역시 기존 사노피아벤티스(Sanofi-Aventis)에서 사노피(Sanofi)로 브랜드를 변경한 바 있다.
노보 역시 기존 법인명과 사업 기반은 유지하면서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명칭과 기업문화에 변화를 적용하게 됐다.
다만 이번 개편은 기업 브랜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보는 기존에 확보한 일부 신약 후보물질과 외부 협력 프로그램의 개발을 중단하는 등 연구개발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어센디스와의 월 1회 투여 GLP-1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 종료다.
양사는 2024년 11월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노보는 어센디스의 약물전달 플랫폼인 트랜스콘(TransCon)을 활용해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보다 투여 간격을 늘린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로 했다.
협력의 핵심은 월 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였다. 초기 개발 대상에는 비만과 당뇨병이 모두 포함됐다.
TransCon은 일시적 결합을 의미하는 'Transient Conjugation'에서 유래한 기술이다. 어센디스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은 작용 기전이 알려진 약물에 비활성 운반체를 일시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약물이 전신 또는 특정 부위에서 작용하도록 하는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당시 계약에 따라 노보는 선도 GLP-1 프로그램에 TransCon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어센디스는 계약금과 개발 및 규제 관련 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2억8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으며, 별도의 단계별 로열티도 지급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협력 범위를 다른 대사질환이나 심혈관질환 후보물질로 확대할 경우에는 각 후보물질당 총 7750만 달러의 추가 마일스톤이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어센디스가 9월 14일 미국 증시 마감 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보는 해당 협력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체결 이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공동개발이 중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어센디스는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활용한 월 1회 투여 전구약물 'TransCon 세마글루타이드(TransCon Semaglutide)' 개발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어센디스는 이번 협력 종료를 계기로 비만을 포함한 심혈관·대사질환 분야에서 신규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얀 미켈센(Jan Mikkelsen) 어센디스 최고경영자는 "우리의 사명은 언제나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어센디스는 앞으로 비만을 포함한 심혈관 및 대사질환 분야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가 가장 큰 영역을 중심으로 여러 신규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제품 혁신 접근법은 연속으로 3개 제품의 허가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비전 2030에 따라 동일한 체계적 접근법을 적용해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TransCon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센디스의 TransCon 플랫폼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제품을 배출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희귀 유전질환으로 인한 왜소증을 겪는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주 1회 주사제 유비웰(Yuviwel), 소아용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 스카이트로파(Skytrofa), 부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를 위한 호르몬 대체요법제 요르비패스(Yorvipath) 등이 있다.
어센디스는 이러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심혈관·대사질환 분야까지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노보가 월 1회 GLP-1 치료제 확보를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2024년 어센디스와 계약을 체결하기 몇 개월 전에도 월 1회 투여하는 GLP-1/GIP 이중 수용체 작용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초기 임상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월 1회 투여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보유한 멧세라(Metsera) 인수를 추진하며 화이자와 경쟁했다.
노보는 멧세라 인수전에서 최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확보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두스트다르 CEO는 올해 초에도 유사한 후보물질을 확보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어센디스와의 협력 종료 이후에도 월 1회 투여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보 대변인은 피어스파마(Fierce Pharma)에 협력 중단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월 1회 투여 GLP-1 치료제 확보를 위한 추가 인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제품보다 주사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은 우리의 연구개발 활동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내부 연구개발과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혁신 경로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 및 공동개발 파이프라인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보는 기존에 인수한 기업의 후보물질에 대해서도 개발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23년 11억 달러에 인수한 인버사고파마(Inversago Pharma)의 후보물질 개발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노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피어스파마에 인버사고 인수를 통해 확보한 후보물질 중 개발을 지속할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여기에 지난주에는 질티베키맙(ziltivekimab)의 임상 3상 시험 2건도 추가로 중단했다.
질티베키맙은 과거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가능성이 거론됐던 후보물질이지만, 추가 임상 중단으로 개발 전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처럼 일부 개발 프로그램의 중단과 외부 협력 종료가 이어지고 있지만, 노보는 비만 치료제의 투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은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위고비 주사제와 오젬픽을 중심으로 형성된 세마글루타이드 제품군 역시 브랜드 단순화 작업이 진행됐다.
노보는 수개월 전 기존 리벨서스(Rybelsus)라는 제품명을 없애고 오젬픽 경구제라는 명칭을 도입했다. 또한 위고비 경구제와 위고비 주사제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제품군의 브랜드를 정리했다.
이번 기업 브랜드 변경에 앞서 개별 의약품에서도 제품명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경구용 위고비는 최근 노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경구용 위고비 출시를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기존 파이프라인의 개발 중단과 외부 협력 재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노보는 위고비와 오젬픽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2년 동안 릴리가 젭바운드(Zepbound), 마운자로(Mounjaro),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데요(Foundayo) 등을 앞세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면서 경쟁 환경이 달라졌다.
양사의 경쟁은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보의 주가는 약 2년 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릴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릴리의 시가총액은 올해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릴리의 사업 전략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노보는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대외 브랜드와 기업문화에 변화를 적용하는 동시에 기존 연구개발 자산의 개발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브랜드 개편과 개별 후보물질의 개발 중단이 직접적인 인과관계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사안 모두 노보가 기업 운영과 연구개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보는 앞으로도 자체 연구와 외부 협력을 병행하면서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확보 기회를 검토할 계획이다. 어센디스는 독자적인 TransCon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노보는 기존 프로그램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투여 간격을 늘린 차세대 치료제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업 브랜드를 '노보'로 변경한 이후에도 비만·당뇨병 치료제 사업은 회사의 핵심 영역으로 유지된다. 노보는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기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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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가 글로벌 기업 브랜드를 '노보(Novo)'로 변경하는 동시에 기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명과 로고, 조직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월 1회 투여 GLP-1 치료제 개발을 위해 체결했던 최대 2억8500만 달러 규모의 협력 계약도 종료했다.
노보는 최근 어센디스파마(Ascendis Pharma)와의 공동개발 계약을 종료하고, 기존에 확보한 일부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하는 등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다만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은 주요 연구개발 과제로 유지하고 있어, 기존 프로그램의 중단과 별개로 투여 간격을 늘린 차세대 치료제 확보를 위한 연구는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변화는 노보가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기회를 확보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기업 운영 방식도 조정하는 모습이다.
노보는 글로벌 법인명인 'Novo Nordisk A/S'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기업 브랜드로는 'Novo'를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기업명에서 'Nordisk'를 제외해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을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번 브랜드 개편이 사람들이 오늘날 건강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맞춰 기업 브랜드를 더욱 기억하기 쉽고 친숙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상징인 아피스(Apis) 황소 로고도 변경된다. 기존에 왼쪽을 바라보던 황소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바꿔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표현했다.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는 'Lasting Health Starts Now(지속적인 건강은 지금 시작된다)'라는 메시지가 적용된다. 지속적인 건강은 먼 미래에 달성하는 목표가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되며, 사람들이 일상에서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는 발전을 통해 실현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업문화 역시 개편 대상에 포함됐다. 노보는 새로운 기업문화 원칙인 'The Novo Way'를 도입하고 이를 회사 운영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The Novo Way는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 원칙을 담고 있다. 특히 시장 경쟁이 빨라지고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 방식이 포함됐다.
마이크 두스트다르(Mike Doustdar) 노보 최고경영자(CEO)는 "의료는 사람들의 요구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고, 관련성을 높이며, 일상생활에 보다 쉽게 통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와 기업문화는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우리가 운영하고 경쟁하는 방식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건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미래 목표를 강조했다.
노보의 브랜드 개편은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업명과 로고,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비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GSK는 과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이라는 명칭을 간소화했으며, 사노피 역시 기존 사노피아벤티스(Sanofi-Aventis)에서 사노피(Sanofi)로 브랜드를 변경한 바 있다.
노보 역시 기존 법인명과 사업 기반은 유지하면서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명칭과 기업문화에 변화를 적용하게 됐다.
다만 이번 개편은 기업 브랜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보는 기존에 확보한 일부 신약 후보물질과 외부 협력 프로그램의 개발을 중단하는 등 연구개발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어센디스와의 월 1회 투여 GLP-1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 종료다.
양사는 2024년 11월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노보는 어센디스의 약물전달 플랫폼인 트랜스콘(TransCon)을 활용해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보다 투여 간격을 늘린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로 했다.
협력의 핵심은 월 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였다. 초기 개발 대상에는 비만과 당뇨병이 모두 포함됐다.
TransCon은 일시적 결합을 의미하는 'Transient Conjugation'에서 유래한 기술이다. 어센디스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은 작용 기전이 알려진 약물에 비활성 운반체를 일시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약물이 전신 또는 특정 부위에서 작용하도록 하는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당시 계약에 따라 노보는 선도 GLP-1 프로그램에 TransCon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어센디스는 계약금과 개발 및 규제 관련 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2억8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으며, 별도의 단계별 로열티도 지급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협력 범위를 다른 대사질환이나 심혈관질환 후보물질로 확대할 경우에는 각 후보물질당 총 7750만 달러의 추가 마일스톤이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어센디스가 9월 14일 미국 증시 마감 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보는 해당 협력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체결 이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공동개발이 중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어센디스는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활용한 월 1회 투여 전구약물 'TransCon 세마글루타이드(TransCon Semaglutide)' 개발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어센디스는 이번 협력 종료를 계기로 비만을 포함한 심혈관·대사질환 분야에서 신규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얀 미켈센(Jan Mikkelsen) 어센디스 최고경영자는 "우리의 사명은 언제나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어센디스는 앞으로 비만을 포함한 심혈관 및 대사질환 분야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가 가장 큰 영역을 중심으로 여러 신규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제품 혁신 접근법은 연속으로 3개 제품의 허가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비전 2030에 따라 동일한 체계적 접근법을 적용해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TransCon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센디스의 TransCon 플랫폼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제품을 배출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희귀 유전질환으로 인한 왜소증을 겪는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주 1회 주사제 유비웰(Yuviwel), 소아용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 스카이트로파(Skytrofa), 부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를 위한 호르몬 대체요법제 요르비패스(Yorvipath) 등이 있다.
어센디스는 이러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심혈관·대사질환 분야까지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노보가 월 1회 GLP-1 치료제 확보를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2024년 어센디스와 계약을 체결하기 몇 개월 전에도 월 1회 투여하는 GLP-1/GIP 이중 수용체 작용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초기 임상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월 1회 투여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보유한 멧세라(Metsera) 인수를 추진하며 화이자와 경쟁했다.
노보는 멧세라 인수전에서 최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확보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두스트다르 CEO는 올해 초에도 유사한 후보물질을 확보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어센디스와의 협력 종료 이후에도 월 1회 투여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보 대변인은 피어스파마(Fierce Pharma)에 협력 중단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월 1회 투여 GLP-1 치료제 확보를 위한 추가 인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제품보다 주사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은 우리의 연구개발 활동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내부 연구개발과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혁신 경로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체 및 공동개발 파이프라인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보는 기존에 인수한 기업의 후보물질에 대해서도 개발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23년 11억 달러에 인수한 인버사고파마(Inversago Pharma)의 후보물질 개발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노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피어스파마에 인버사고 인수를 통해 확보한 후보물질 중 개발을 지속할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여기에 지난주에는 질티베키맙(ziltivekimab)의 임상 3상 시험 2건도 추가로 중단했다.
질티베키맙은 과거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가능성이 거론됐던 후보물질이지만, 추가 임상 중단으로 개발 전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처럼 일부 개발 프로그램의 중단과 외부 협력 종료가 이어지고 있지만, 노보는 비만 치료제의 투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은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위고비 주사제와 오젬픽을 중심으로 형성된 세마글루타이드 제품군 역시 브랜드 단순화 작업이 진행됐다.
노보는 수개월 전 기존 리벨서스(Rybelsus)라는 제품명을 없애고 오젬픽 경구제라는 명칭을 도입했다. 또한 위고비 경구제와 위고비 주사제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제품군의 브랜드를 정리했다.
이번 기업 브랜드 변경에 앞서 개별 의약품에서도 제품명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경구용 위고비는 최근 노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경구용 위고비 출시를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기존 파이프라인의 개발 중단과 외부 협력 재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비만·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의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노보는 위고비와 오젬픽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2년 동안 릴리가 젭바운드(Zepbound), 마운자로(Mounjaro),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데요(Foundayo) 등을 앞세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면서 경쟁 환경이 달라졌다.
양사의 경쟁은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보의 주가는 약 2년 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릴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릴리의 시가총액은 올해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릴리의 사업 전략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노보는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대외 브랜드와 기업문화에 변화를 적용하는 동시에 기존 연구개발 자산의 개발 지속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브랜드 개편과 개별 후보물질의 개발 중단이 직접적인 인과관계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사안 모두 노보가 기업 운영과 연구개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노보는 앞으로도 자체 연구와 외부 협력을 병행하면서 장기지속형 비만 치료제 확보 기회를 검토할 계획이다. 어센디스는 독자적인 TransCon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노보는 기존 프로그램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투여 간격을 늘린 차세대 치료제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업 브랜드를 '노보'로 변경한 이후에도 비만·당뇨병 치료제 사업은 회사의 핵심 영역으로 유지된다. 노보는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기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