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RNA·AI 이미징… 신약 개발의 판도를 바꿀 3대 게임 체인저
한국약제학회 2026 심포지엄, 제약 기술의 미래 좌표 모색
나노 입자 최적화, 표적 RNA 리프로그래밍, 비침습 3D 라이브 세포 분석 등 첨단 융합 기술 조망
국내 최고 석학들 한자리에… “의약학 융합 기술, 상용화 궤도 안착”
입력 2026.04.13 06:00 수정 2026.04.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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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현택환 석좌교수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이성욱 교수/대표이사 (단국대학교 생명융합공학과 / 알지노믹스()), 박용근 교수/대표이사 (KAIST 물리학과 / ()토모큐브).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미래 제약 산업의 난제를 해결할 열쇠로 꼽히는 ‘차세대 모달리티(Next Generation Modalities)’가 본격적인 상용화 궤도에 올랐다.

지난 10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약제학회 심포지엄에서는 나노 의학, RNA 편집 치료제, AI 기반 홀로토모그래피 분야를 선도하는 국내 석학들이 총출동해, 실험실의 기초 연구가 임상 현장의 혁신적 치료제와 진단 기기로 번역(Translation)되는 눈부신 성과를 입증하며 의약학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차세대 모달리티가 여는 제약 기술의 새로운 지평(Next Generation Modalities Expanding the Horizons of Pharmaceutical Technology)"이라는 대주제 아래 진행되었다. 특히,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우인 교수가 좌장을 맡은 세션에서는 나노기술, RNA 편집,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3D 이미징 분야를 선도하는 국내 최고 석학들이 연자로 나서, 첨단 과학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과 신약 개발에 어떻게 적용(Translation)되고 있는지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나노 의학의 임상적 도약, 진단부터 난치성 질환 치료까지

첫 번째 연자로 나선 현택환 석좌교수는 "What and how can nano do for medicine?"을 주제로, 지난 20여 년간 연구해 온 균일한 나노 입자의 의학적 응용 성과를 총망라하여 발표했다.

현 교수는 기초 연구를 넘어 실제 임상 적용(Clinical Translation)을 향한 성과를 강조했다. 진단 분야에서는 기존에 사용되던 가돌리늄 기반 MRI 조영제의 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nm 크기의 초미세 산화철 나노 클러스터를 개발했다. 이 나노 조영제는 체내에 무해하며,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 장기간 부작용 없이 고해상도 혈관 조영이 가능함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더불어, 뇌전증(Epilepsy) 발작 시 뇌의 세포 외 공간에서 발생하는 칼륨(K+) 이온의 농도 변화를 선택적이고 정량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 센서를 개발하여 뇌신경 과학 분야에 새로운 툴을 제시했다.

치료 분야에서는 활성산소(ROS) 제거 능력이 탁월한 '세리아 나노 입자'를 활용한 다양한 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 전략이 돋보였다. 패혈증(Sepsis) 동물 모델에서는 지르코니아가 도핑된 세리아 나노 입자를 투여하여 생존율을 2.5배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있어서는 대식세포를 염증을 유발하는 M1 타입에서 항염증성 M2 타입으로 전환시켜 근본적인 면역 체계를 정상화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특히 주목받은 것은 염증성 장질환(IBD) 및 방사선 유도 장염(Radiation-induced enteropathy) 치료를 위한 경구용 제형이다. 기존 위장약인 수크랄페이트를 기반으로 세리아 나노 입자를 결합한 코아세르베이트 제형을 개발, 강한 위산을 견디고 장 점막 전체를 효과적으로 코팅하여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장 손상을 방지하고 손상된 줄기세포를 보호하는 놀라운 성과를 발표했다. 현 교수는 이러한 다방면의 성과가 의사 및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과의 지속적인 융합 연구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RNA 편집 치료제, 표적 RNA를 '잘라내고(Cleave)' '바꾸는(Replace)' 혁신

두 번째 연자로 나선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단국대학교 생명융합공학과 교수)는 "Splicing ribozyme-based RNA editing therapeutics"를 주제로, 난치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트랜스-스플라이싱 라이보자임(Trans-splicing ribozyme)' 기반의 독창적인 RNA 편집 기술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테트라히메나 그룹 I 인트론에서 유래한 촉매 활성을 가진 RNA를 이용한다. 질병을 유발하는 표적 RNA를 특이적으로 인지하여 절단(Cleavage)함과 동시에, 치료 목적의 새로운 RNA를 이어 붙여 질병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리프로그래밍하는 원리다. 외부 단백질(예: Cas9)의 도입이 필요 없어 면역원성 우려가 적고, 표적 RNA에서만 작동하여 DNA를 직접 편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영구적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이 플랫폼의 강력한 차별점이다.

알지노믹스의 선도 파이프라인인 'RZ-001'은 간암(HCC)과 교모세포종(GBM)을 타깃으로 한다.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hTERT RNA'를 표적으로 삼아 이를 절단하고, 항암 전구체 약물을 세포 독성 물질로 변환시키는 자살 유전자 'HSV-TK'를 발현시켜 암세포의 선택적 사멸을 유도한다. 현재 국내 및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동물 모델 전임상에서는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 아바스틴 등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 시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을 개선하고 T세포의 침투를 늘려 면역 반응을 획기적으로 증폭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다.

항암제 외에도 유전성 망막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을 타깃으로 하는 'RZ-004'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유전성 난청 치료 물질 발굴을 위해 약 1,300만 달러 규모의 플랫폼 라이선스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성 또한 증명해 냈다.

AI가 결합된 홀로토모그래피, 비침습적 3D 라이브 세포 이미징의 개막

마지막 연자로 나선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는 "Holotomography and artificial intelligence..."를 주제로, 바이오 의학 연구와 진단 프로세스의 패러다임을 바꿀 3D 이미징 기술인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HT)'를 소개했다.

기존 형광 현미경은 세포의 구조를 관찰하기 위해 형광 물질로 염색을 하거나 세포를 고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어서, 관찰 후 세포가 죽거나 변형되어 치료 목적으로 환자에게 재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박 대표가 상용화한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병원의 엑스레이 CT와 유사한 원리로, 다각도에서 빛을 조사해 빛의 굴절률을 3차원으로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염색 과정 없이 살아있는 세포, 조직, 오가노이드의 내부를 비침습적으로 고해상도(150nm) 관찰할 수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강점은 '정량적 분석'과 '실시간 모니터링'이다. 빛의 굴절률은 생체 분자의 농도에 선형 비례하므로, 이미징 데이터를 통해 세포 소기관의 질량과 단백질 농도 맵을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또한 형광 염색으로 인한 광독성(Phototoxicity)이나 광표백(Photobleaching)이 발생하지 않아 며칠, 몇 주에 걸친 무한정 관찰이 가능하며, 기존 공초점 현미경 대비 1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역동적인 생명 현상을 포착할 수 있다. 실제 발표 현장에서는 살아있는 3차원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에서 신경 세포의 축삭돌기가 뻗어나가는 과정이 선명하게 공개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나아가 이 혁신적인 이미징 데이터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하여 그 활용도가 극대화되고 있다. AI 모델은 3D 세포 데이터에서 자동으로 소기관을 분할하고,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분류하며,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데까지 응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2026 한국약제학회 과학의 기념 심포지엄은 첨단 모달리티가 단순한 학술적 개념을 넘어, 임상 적용과 신약 개발의 실질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나노 입자를 이용한 정밀 진단 타겟 치료, 질병의 근원을 RNA 수준에서 교정하는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그리고 살아있는 세포의 3D 형태학적·물리적 특성을 AI 분석하는 이미징 기술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선도하는 석학의 발표는, 첨단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갈 의약학의 혁명적 미래를 뚜렷하게 조망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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