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혈액암 치료 현장에서 세포독성 항암제 중심에서 CAR-T, 이중특이성 항체 등 면역치료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 신약으로 암세포를 잡고도 감염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이 예방 가능한 죽음을 막기 위한 '면역글로불린(IVIG)' 투여 골든타임 확보를 강력히 외치고 나섰다.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행 보험 급여 기준의 맹점을 지적하고, 시대에 맞는 유연하고 현실적인 보험 급여 기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혈액암 환자의 예후에는 병기뿐만 아니라 연령과 활동도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평균 연령 80세에 달하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기전의 면역치료 및 혁신 치료법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흐름이 되었다. 김 이사장은 "향후 전통적인 방식의 항암 치료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면역요법은 환자의 T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CAR-T 치료제는 환자 본인의 T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CAR-T는 정교하게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에서 정상 B세포까지 함께 사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항체를 만드는 형질 세포인 B 세포 감소로 인해 체내 항체 생성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외부의 감염 위험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다발골수종에 허가받은 CAR-T의 경우 직접적으로 형질세포를 타겟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비율로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이 발생한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가 투여 후 7~10일 이내의 일시적인 면역 저하를 유발했다면, CAR-T나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는 장기적인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을 유발하며 기회 감염 위험을 더욱 높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임상 현장의 비극은 예방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 이사장은 "과거 CAR-T 치료를 통해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던 환자가 불과 3일 만에 폐렴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추적관찰 결과, 해당 환자의 면역글로불린(IgG) 농도가 IVIG 투여 경계선(400-600mg/dL)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 이사장은 "이는 100명 중 1명만 발생하더라도 치명적인 사례"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국내 환자들은 제도의 덫에 갇혀 있다.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 상으로는 IgG 수치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반복감염’이라는 조건이 반드시 붙어 있다. 이 기준은 저감마글로불린혈증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지 않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규정이다.
급여 삭감에 대한 이슈로 환자의 상태가 반복감염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현재의 기준은 심각한 치료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과거 B형 간염 항원 양성 환자에게만 예방적 투여가 인정되다가, 항원 음성 환자가 리툭시맙 투여 후 양성으로 전환되어 사망하는 사례들이 보고된 후 감염 위험이 있는 항체 양성 환자까지 급여가 확대된 전례가 있다. 김 이사장은 "저감마글로불린혈증 역시 발생 빈도나 확률을 떠나, 예방 가능한 사망을 막기 위해 급여 기준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암 재발은 불가피할 수 있지만, 감염은 면역글로불린 처방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은 선제적 예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세계면역항암학회(SITC)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IgG 수치가 일정 기준(400mg/dL) 이하로 떨어지면 감염의 위험이 높은 환자로 보고 투여를 권고한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특히 CAR-T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는 IgG가 400mg/dL 이하인 경우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IVIG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급여기준 개선의 핵심은 글로벌 표준에 맞춰 '수치 저하'만으로도 예방적 급여 투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임상에서도 IgG 수치가 400mg/dL 이하이면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비용 문제도 심각하다. 보통 성인(60kg)의 경우 1회에 24~30g씩 투여하게 되는데, 비급여 시 약 100만 원 정도가 들지만 급여 적용 시에는 환자가 5만 원(5%)만 부담하면 된다. 경제적 장벽이 생명과 직결되는 셈이다.
급여 확대와 함께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과제는 공급망 확보다. 면역글로불린은 혈장에서부터 제조되므로 국내 헌혈 인구 감소 추세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시기나 헌혈이 감소하는 등의 상황이 있어 제약회사에서도 혈장 수급이 어려워 공급 부족이 종종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B세포를 고갈시키는 항암치료가 보다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항암제로 인한 IVIG 수요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제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격적인 수급 안정화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해외 혈장의 안정적 수입을 위한 외교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혈장 유래 의약품에 대한 적정 약가 보전을 통해 원활한 공급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각의 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단백질 주사이기 때문에 환자가 투여받을 때의 불편함도 있어 오남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대한혈액학회는 현재 환자의 신약 접근성, 항암제를 포함해 의약품 공급 중단 및 부족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학회 차원에서 합의를 논의하고, 현 임상 현실에 맞는 IVIG의 급여기준 개선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학회 의견 제안을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환자가 혈장 수급 불안정이나 까다로운 급여 기준 때문에 '살 수 있는 치료'를 눈앞에 두고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학회가 머리를 맞대고 공급 및 급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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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혈액암 치료 현장에서 세포독성 항암제 중심에서 CAR-T, 이중특이성 항체 등 면역치료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 신약으로 암세포를 잡고도 감염으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이 예방 가능한 죽음을 막기 위한 '면역글로불린(IVIG)' 투여 골든타임 확보를 강력히 외치고 나섰다.
대한혈액학회 김석진 이사장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행 보험 급여 기준의 맹점을 지적하고, 시대에 맞는 유연하고 현실적인 보험 급여 기준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혈액암 환자의 예후에는 병기뿐만 아니라 연령과 활동도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평균 연령 80세에 달하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기전의 면역치료 및 혁신 치료법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흐름이 되었다. 김 이사장은 "향후 전통적인 방식의 항암 치료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의 면역요법은 환자의 T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CAR-T 치료제는 환자 본인의 T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CAR-T는 정교하게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에서 정상 B세포까지 함께 사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항체를 만드는 형질 세포인 B 세포 감소로 인해 체내 항체 생성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외부의 감염 위험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다발골수종에 허가받은 CAR-T의 경우 직접적으로 형질세포를 타겟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비율로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이 발생한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가 투여 후 7~10일 이내의 일시적인 면역 저하를 유발했다면, CAR-T나 이중특이성 항체 치료는 장기적인 저감마글로불린혈증을 유발하며 기회 감염 위험을 더욱 높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임상 현장의 비극은 예방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 이사장은 "과거 CAR-T 치료를 통해 완전 관해 판정을 받았던 환자가 불과 3일 만에 폐렴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추적관찰 결과, 해당 환자의 면역글로불린(IgG) 농도가 IVIG 투여 경계선(400-600mg/dL)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 이사장은 "이는 100명 중 1명만 발생하더라도 치명적인 사례"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국내 환자들은 제도의 덫에 갇혀 있다.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 상으로는 IgG 수치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닌 ‘반복감염’이라는 조건이 반드시 붙어 있다. 이 기준은 저감마글로불린혈증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지 않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규정이다.
급여 삭감에 대한 이슈로 환자의 상태가 반복감염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현재의 기준은 심각한 치료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과거 B형 간염 항원 양성 환자에게만 예방적 투여가 인정되다가, 항원 음성 환자가 리툭시맙 투여 후 양성으로 전환되어 사망하는 사례들이 보고된 후 감염 위험이 있는 항체 양성 환자까지 급여가 확대된 전례가 있다. 김 이사장은 "저감마글로불린혈증 역시 발생 빈도나 확률을 떠나, 예방 가능한 사망을 막기 위해 급여 기준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암 재발은 불가피할 수 있지만, 감염은 면역글로불린 처방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은 선제적 예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세계면역항암학회(SITC)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IgG 수치가 일정 기준(400mg/dL) 이하로 떨어지면 감염의 위험이 높은 환자로 보고 투여를 권고한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특히 CAR-T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는 IgG가 400mg/dL 이하인 경우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IVIG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급여기준 개선의 핵심은 글로벌 표준에 맞춰 '수치 저하'만으로도 예방적 급여 투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임상에서도 IgG 수치가 400mg/dL 이하이면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비용 문제도 심각하다. 보통 성인(60kg)의 경우 1회에 24~30g씩 투여하게 되는데, 비급여 시 약 100만 원 정도가 들지만 급여 적용 시에는 환자가 5만 원(5%)만 부담하면 된다. 경제적 장벽이 생명과 직결되는 셈이다.
급여 확대와 함께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과제는 공급망 확보다. 면역글로불린은 혈장에서부터 제조되므로 국내 헌혈 인구 감소 추세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19 시기나 헌혈이 감소하는 등의 상황이 있어 제약회사에서도 혈장 수급이 어려워 공급 부족이 종종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B세포를 고갈시키는 항암치료가 보다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항암제로 인한 IVIG 수요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제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격적인 수급 안정화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해외 혈장의 안정적 수입을 위한 외교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혈장 유래 의약품에 대한 적정 약가 보전을 통해 원활한 공급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각의 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단백질 주사이기 때문에 환자가 투여받을 때의 불편함도 있어 오남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대한혈액학회는 현재 환자의 신약 접근성, 항암제를 포함해 의약품 공급 중단 및 부족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학회 차원에서 합의를 논의하고, 현 임상 현실에 맞는 IVIG의 급여기준 개선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학회 의견 제안을 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환자 중심의 치료 환경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환자가 혈장 수급 불안정이나 까다로운 급여 기준 때문에 '살 수 있는 치료'를 눈앞에 두고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학회가 머리를 맞대고 공급 및 급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