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치료용 초음파 기술, 뷰티 디바이스에 이식하다
셀비전(CELLVISION) 고은비 이사
입력 2026.03.09 06:00 수정 2026.03.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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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홈 뷰티 디바이스가 K-뷰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대기업은 물론 전문 기업들도 앞다퉈 뷰티 디바이스를 쏟아내고 있다. 그 중  ‘쎄라쥬(THERAJU)’는 K-디바이스로는 처음 해외 유명 컬렉션 공식 스폰서 장비로 사용돼 주목을 받고 있다. ‘쎄라쥬(THERAJU)’ 개발자, 셀비전(CELLVISION)의 고은비 이사를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셀비전 서울 사무소에서 만나 쎄라쥬에 담긴 기술적 집념과 뷰티 테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홈 뷰티 디바이스 쎄라쥬(THERAJU) 개발자 셀비전 고은비 이사.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셀비전은 어떤 브랜드인가

셀비전은 ‘셀 드리븐 뷰티(Cell Driven Beauty)’를 지향하는 뷰티 테크 브랜드다. 피부 세포에 자극을 줘 피부가 스스로 콜라겐을 생성하도록 돕는 방향을 지향한다. 실질적 피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쎄라쥬’ 탄생 배경이 독특한데

카이스트에서 의료기기 하드웨어를 전공한 후 하이푸(HIFU, 고강도 집속 초음파) 기술을 연구해왔다. 초음파 에너지를 모아 절개 없이 특정 부분의 종양이나 근종을 제거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하이푸 기술을 미용에 처음 적용한 사례가 바로 ‘울쎄라’다. 셀비전은 집에서도 울쎄라 같은 전문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2021년 회사 설립 이후, 쎄라쥬 정식 출시까지는 3년이 넘게 걸렸다. 유행에 편승해 급조한 제품이 아닌, 오랜 기간동안 전공 지식과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와 검증을 반복해 완성해낸 결과물이다.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

2024년 출시한 이후 2개월 만에 일매출 1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신라면세점 디지털 리빙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은 5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단위로 두 배 정도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2026 F/W 밀라노 패션위크 페라가모(Ferragamo)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 팀 공식 스폰서 장비로 사용됐다. 한국 뷰티 디바이스로는 처음이다. 현장에서 비주얼 디렉터와 모델들이 즉각적인 개선 효과에 감탄했다는 얘길 들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가 뭘까

개발자가 치료용 초음파를 연구했던 과학자라는 점에 신뢰감을 가진 고객들이 많은 것 같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본 소비자가 후기를 공유하면서 입소문이 확산된 부분도 크다. 가시적 효과와 함께 모드 당 구동 시간이 짧아 시간 부담 없이 매일 활용하기에 좋다는 점을 언급해 주는 분들도 많았다. 유명 모델을 기용하는 대신 그 비용을 기술 개발에 투자했는데, 소비자가 그 가치를 알아보는 것 같다.


다른 디바이스 기기와 차별화되는 점은?

HIFU·고주파·EMS를 한 기기에 담은 것이다. 피부 층마다 필요한 자극이 다르기 때문이다. 3㎜·1.5㎜로 얼굴·눈가 깊이를 달리 타깃팅하는 두 종류의 하이푸 모드, 표피와 진피 전체에 작용하는 3중 주파수 고주파(RF) 모드, 근육 층까지 도달하는 중저주파 EMS 모드, 그리고 화장품 흡수를 돕는 부스터 모드 등 5가지를 모두 구현했다.

하이푸와 EMS는 회로 작동 방식이 아예 달라 한 기기에 담기가 정말 어려웠다. 표피부터 근육까지 한 번에 케어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상(Phase) 전환 설계를 적용해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제품의 높은 출력도 눈길을 끈다

충전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가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드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도 하이푸 기준 7MHz 대역의 도트당 에너지 출력 0.35J은 반드시 구현하고자 했다. 울쎄라 3단계에 해당하는 출력이다. 이를 위해 낮은 전압을 순간적으로 높이는 ‘승압’ 기술을 적용했고, 회로 효율을 극대화해 발열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하이푸는 특정 깊이에 열응고를 만드는 기술이다. 특정 지점에 에너지를 모으고 약 65도 이상으로 올려야 피부는 즉각 수축되고 콜라겐 생성이 유도된다. 초음파 에너지를 모아주는 부품을 여러 번 시뮬레이션하면서 초점을 정확하게 맞췄다. 정상 영역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지점에만 에너지를 전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뷰티 디바이스 ‘쎄라쥬(THERAJU)’ . ⓒ셀비전


카트리지 교체가 필요 없다고 들었는데

기존 하이푸 기기들은 샷을 쏠 때마다 내부 증류수가 조금씩 증발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카트리지 교체가 필요했다. 부담 없이 평생 홈케어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연구를 거듭했고, 물의 증발을 막는 특수 필름 개발로 해답을 얻었다. 여러 층의 고분자 박막을 라미네이팅해 초음파 에너지는 잘 전달하면서도 내부 액체는 보존되도록 설계했다.


사용 시 주의점과 권장 사용법은

열을 사용하는 기술은 피부에 의도적으로 미세한 손상을 줘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므로 본인의 피부 상태에 맞춰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강한 강도로 사용하기 보다는,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 변화를 관찰하며 강도를 조절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이푸 모드는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해, 이 날은 모든 모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여배우 코스'에 15분 정도 투자해 보길 권한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지금은 국내 수요를 따라가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나면 해외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 진출을 우선 검토하면서 인증 절차도 진행 중이다. 구매력이 높고 홈케어 수요가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쎄라쥬의 기술력이 현지 소비자들에게도 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량 부족 문제 해결 방법은

제품 회로가 워낙 정밀하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고가 소자도 많아 제작 난도가 높다. 현재는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양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회로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체 공장을 설립해 기술 구현과 공급을 완벽히 컨트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발 중인 신제품이 있는지

LDM(물방울 초음파)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하이푸가 피부에 의도적 손상을 만들어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LDM은 주파수를 교차로 변화시키며 피부 세포 간 물질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자극이 없어 예민한 피부나 건조가 고민인 사람들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제품들이 주로 쓰는 4가지 주파수(1·3·10·19MHz)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을 준비 중이다.


셀비전을 어떤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가

마케팅보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신뢰받는 ‘뷰티 테크 회사’로 각인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금도 제품을 많이 만들기보다는 ‘잘’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 인정받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도 전문 기관 수준의 케어를 가정에서 구현하는 진정성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려고 한다.


뷰티테크의 비전은 어떻게 보는가

앞으로 뷰티 디바이스는 헤어드라이어 처럼 일반화될 것으로 본다. 수요도 급증하겠지만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지금도 단순히 화장품 흡수를 돕는 단계는 넘어서 있지 않은가. 전문 시술에 못지 않은 드라마틱한 효과를 가진 뷰티 디바이스들이 나오면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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